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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국립대와 '경영' /장재건

김인세 전 총장 사건, 과도한 경영논리 탓…현재의 국립대 정책 정부 부추긴 책임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8-08 20:10:12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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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세 전 부산대 총장이 최근 영어의 몸이 됐다. 총장 재임 당시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대학 내 수익형 민자사업과 관련해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다. 국립대 전 총장이 비리와 관련돼 구속되면서 지역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재판과정이 아직 남긴 했지만 그래도 '설마…'했던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린 셈이 됐다. 지역 유력인사의 사법처리야 드물지 않은 일이지만 국립대 총장 출신이어서 지역에 미친 파문은 더 컸다. 특히 전직 수장이 구속되는 모습을 지켜본 부산대 재학생들의 심정은 더욱 참담했을 것이다. 한때 잘나가던 총장이 왜 이 지경에 이르게 됐을까.

김 전 총장은 불도저 같은 업무 스타일로 유명했다. 대학 내 반대세력도 적지 않았지만 부산대 유일의 연임총장이자 많은 '사업'을 한 총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혁'과 '경영'을 기치로 내걸고 변화를 시도했고, 그 중의 하나가 이번에 문제가 된 효원굿플러스 수익형 민자사업(BTO)이었다. 결국 그가 그토록 목맸던 개혁이 자신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대학의 총장이 '개혁'을 외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대학, 특히 국립대의 문제가 한둘이 아닌 상황에서 환부를 도려내고 보란듯 대학을 반석 위에 세우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개혁'을 위해 그가 내세운 '경영'이라는 기치가 독이 되지는 않았을까.

어느 틈엔가 우리 사회는 온통 경영논리가 지배하고 있다. 사기업이야 당연하겠지만 공공부문에까지 '경영'이라는 명분 아래 각종 시책이 시행되고 있다. 공기업 등에 부는 이런 바람이 반드시 부정적이지는 않다. 급기야 그 바람은 국립대까지 불어닥쳤다. 경영논리의 신봉자인 김 전 총장은 누구보다 자신이 개혁의 적임자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무리수를 두었다.

경영논리가 횡행하는 세상 모두에 비리가 있지는 않다. 이번 사태는 김 전 총장의 개인적인 과욕과 독선이 빚어낸 결과이긴 하다. 그러나 김 전 총장 같은 인사가 '개혁의 적임자'라며 연임까지 되는 국립대 내부의 구조와 이를 부추기는 정부의 교육정책은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무한경쟁 시대에 대학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고들 한다. 연구는 제대로 않으면서 평생 직장을 보장받는 많은 국립대 교수들을 보면 십분 동감할 만한 지적이다. 정부의 국립대 개혁 정책에 이만한 명분도 없다. 정부는 이 점을 파고들었다.

대학 신입생이 날로 줄어드는 현실에서 사립대의 무한경쟁은 피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 사립대는 경영논리로 무장하고 사활을 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사립대의 문제야 적자생존의 과정에서 어떻게든 정리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국립대까지 이런 논리로 접근하고 있다. 국립대에 자율성을 부여한다며 몇 년 전부터 진행 중인 국립대 법인화 작업이 대표적인 경우다. 국립대도 정부조직의 하나여서 대학이 자체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법인화가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국립대 법인화를 두고 여전히 논란 중이지만 그 와중에도 작업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자율성'과 '경쟁력'이라는 더없는 명분 속에 개혁의 거센 물결은 그치지 않을 듯하다. 이제 경영논리는 국립대에서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김 전 총장은 이 같은 개혁의 소용돌이 속에 총장에 당선돼 연임까지 했다. 그가 재임한 동안 부산대의 외형은 커졌다. 그러나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민자사업은 엄청난 재정적인 부담만 안겼다. 실속없이 덩치만 키운 부산대의 미래는 암울하다.

문제는 부산대에서 그치지 않는다. 경영논리에 휩싸인 다른 국립대에서도 김 전 총장 같은 인사가 '적임자'라고 자처하며 개혁을 부르짖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김 전 총장의 문제는 개인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치부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이끄는 국립대 정책으로는 '제2의 김인세'가 양산될 수밖에 없다. 경쟁력과 경영논리에 함몰된 정부가 이번 사건에서 되새겨야 할 교훈은 바로 이 점이다.

편집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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