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오후 광안리해수욕장을 걷던 중 이기대를 등지고 사진을 찍는 20대들을 보았다. 왜 부산의 상징인 광안대교가 아닌 이기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냐고 물어봤다. 광주에서 왔다는 송은석 씨가 말했다. "이 위치에서 광안대교를 찍으면 불 붙은 담배 조형물이 사진에 함께 나와요."
광안리해수욕장의 금연 조형물이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본지 보도(지난 1일 자 10면)가 나간 당일 수영구는 금연 조형물을 철거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수영구 관계자는 철거 비용이 50만원 가량이라는 이야기까지 들려줬다. 하지만 다음 날 수영구는 간부회의를 거치며 금연 조형물을 유지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수영구 보건소 홍상기 보건행정과장은 "(본지가 지적한) 문제점을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각종 금연관련 조례가 시행 중이고, 시민들의 금연에 대한 의지가 확고해 내부 논의를 거쳐 당분간 조형물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부산시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담배연기 없는 건강한 부산을 만들겠다며 '금연구역 지정 등에 관한 조례'를 시행했다. 조례에는 해수욕장, 유원지 등 공공 구역에서 흡연하다 적발되면 과태료 2만 원이 부과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부산시와 수영구는 지난해 6월부터 6개월간의 계도기간을 거친 후에도 지난해 12월부터 1월까지 흡연 적발에 따른 과태료를 단 한 건도 부과하지 않았다. 기자 역시 공공 구역 금연 정책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관광지의 금연 안내를 위해 굳이 불 붙은 담배 조형물이 필요한지는 여전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부산지역의 한 미대 교수는 "조형물이 금연 홍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관광지라는 환경적 요인을 완전히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메시지와 아름다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데도 공무원들이 방관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부산시는 늘 세계적인 관광도시 부산을 말한다. 하지만 부산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거듭나려면 작은 것 하나하나 꼼꼼하게 관리해야하지 않을까. 수영구의 무심함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