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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국민소통비서관실 세대공감팀장? /장재건

희한한 직책 생겨도 '홍보=소통' 착각에 별 효과 없어보여…소통 중요성만 교훈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1-25 19:52:43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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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니 별 희한한 팀장도 다 있다. 사회가 복잡다기해지면서 여러 가지 직책이 생길 수 있지만 그래도 좀 우스꽝스럽다. 청와대가 올 연초 신설한 '세대공감팀장' 이야기다. 팀장에는 치열한 공모를 거쳐 30세인 한국능률협회 신사업추진팀 선임연구원이 뽑혔다. 뛰어난 소통능력과 홍보 및 기획역량이 고려됐다고 한다. 세대공감팀장은 사회통합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실 산하로 세대공감회의를 운영하고 세대별 여론수렴 및 세대공감 정책 발굴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소속부터 대단하다. '사회통합'에 '국민소통'도 모자라 '세대공감'이라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젊은 세대의 민심을 수용하기 위해서란다. 집권 5년차에 접어든 이명박 정부가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 또 어떤 팀장을 만들어낼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4·11총선 결과에 따라 '지역별 공감팀장'이 또 생기지나 않을까.

특정 조직이 부족한 어떤 부분을 채우기 위한 것이라면 이명박 정부가 '사회통합' '국민소통' '세대공감'에 부족했음을 자인한 셈이다. '국민소통비서관'이라는 직책부터 그렇다. 오죽 '먹통'이라는 소릴 들었으면 이런 얄궂은 비서관까지 생겼을까. 하지만 이런 비서관이 생기고도 이 정부가 제대로 소통하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그다지 많은 것 같지는 않다.

이명박 정부의 소통부재는 이제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오죽하면 교수신문이 해마다 선정하는 '올해의 사자성어'의 단골메뉴가 됐을까.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에는 '호질기의(護疾忌醫)'가 선정됐다. '문제가 있는데도 다른 사람의 충고를 듣지 않는다'는 뜻이다. 2009년엔 '일을 바르게 하지 않고 그릇된 수단을 써서 억지로 한다'는 의미의 '방기곡경(旁岐曲逕)'이 뽑혔다. 2010년엔 '머리는 겨우 숨겼지만 꼬리가 드러나는 모습'을 비유한 '장두노미(藏頭露尾)', 2011년엔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의미의 '엄이도종(掩耳盜鐘)'이 각각 선정됐다.

교수들이 어렵사리 사자성어를 찾아내 이처럼 해마다 경고(?)를 했건만 집권 4년간의 소통부재는 참담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정기적으로 라디오연설을 하고 소통비서관까지 뒀건만 왜 이지경이 됐을까. 우선 홍보를 소통으로 착각한 점이다. '나는 진정성이 있는데 모두가 국민에게 잘못 알려진 탓'이어서 집중적인 홍보를 하면 소통이 될 것이라는 착각이다. 홍보는 소통이 아니다. 홍보는 말 그대로 널리 알리는 것이다.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일정 부분 일방적으로 선전하는 일이다. 그런 일이라면 청와대 내에, 정부 부처에 담당조직이 있다. 그러고도 모자라 소통비서관실까지 뒀지만 결국 홍보에만 열중하는 옥상옥이 됐다.

소통은 홍보처럼 자신의 장점만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는 겸허한 마음자세에서 비롯된다. 그렇지 않고서는 두 상대는 한 치도 접근할 수 없다. 친인척 비리가 터져나오는 와중에도 '이번 정권은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일방적인 홍보를 해대는 한 대통령과 국민의 거리는 더 멀어질 뿐이다.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는 사실까지 애써 외면하면서 소통을 외쳐대고 있으니 딱할 뿐이다.

소통은 그럴듯한 이름의 직책 몇 개를 만든다고 될 일이 아니다. 더더욱 소통하자면서 이런저런 행사를 만들며 멍석을 깔지는 말자. 평소에 안되는 소통이 멍석 깐다고 될 리가 있겠나. 멍석 깔면 분위기만 더 어색해진다. 다행스럽게 남은 짧은 임기 동안 이 대통령이 이런 점을 잘 알아주면 좋겠지만 지난 4년을 보건대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이명박 정부 때문인지 소통은 어느새 우리 사회의 주요 화두가 됐다. 크고 작은 모든 조직에서 소통을 외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소통에 관한 한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줬다. 어떤 분야든 적어도 이 대통령처럼 하면 제대로 된 소통은 요원하다는 점이다. 비록 소통에 실패했지만 누구보다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이다. 씁쓸하지만 이런 교훈이라도 챙길 수 없다면 이 정권의 5년이 너무 허무하지 않은가.

편집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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