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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안철수가 걱정스럽다 /조준현

기성정치 불신이 안철수 신드롬 이유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11-25 20:27:51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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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한 요인 맞지만 '묻지마 지지'는 곤란, 정치력 검증 거쳐야

요즘 우리 정치의 가장 큰 이슈는 뭐니뭐니 해도 '안철수 신드롬'이다. 안철수 교수의 사람됨에 대해서는 나도 평소에 늘 존경하던 바이다. 그러나 그이의 사람됨이 어떤가는 잠시 접어두고, 요즘의 안철수 신드롬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없지 않다. 가령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출마선언도 아니고 출마할 수도 있다는 정도의 언질을, 그것도 당사자가 아닌 주변 사람들의 입에서 나온 것만으로도 안철수를 찍겠다는 시민이 절반을 넘었다. 다음 대선에 대해서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집권여당의 유력한 후보보다 훨씬 높은 지지도를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다음 총선에서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겠다는 유권자가 모든 정당 지지자들 가운데 가장 많다. 정작 안철수 신당이라는 것이 만들어질는지도 모르는 일이고, 설령 만들어진다손 쳐도 어떤 이들이 모여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그 지지도가 다른 야당은 물론 집권여당보다 높다. 한 마디로 '묻지마 지지', 요즘 유행하는 표현을 빌면 '닥치고 지지'이다. 그래서 안철수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이 과거 어느 정치가에게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안철수는 정치로 보면 신인이고 차라리 아마추어라고 불러야 할 분이다. 그이의 여러 능력은 다른 분야에서 발휘되고 검증되었지 정치 분야에서는 아니다. 한창 서울시장 출마를 둘러싸고 이런 말 저런 말들이 분분할 때 TV에 나온 그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정치나 행정 경험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그이는 "수영을 잘하는 사람에게는 풀장에서 헤엄치는 것이나 태평양에서 헤엄치는 것이나 똑같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정말 수영을 잘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정말 바다에서 헤엄쳐 본 사람이라면 결코 이런 말을 할 리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한 마디로 안철수의 아마추어리즘을 잘 보여 주는 대목이고, 그래서 나는 그이가 정말 대통령이 될까 봐 걱정스럽다. 그런데 유권자들은 왜 안철수에 이토록 열광할까? 바로 그이가 아마추어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가 바로 안철수 신드롬의 이유라는 뜻이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믿을 사람 하나 없고 뽑을 후보 하나 없으니 안철수 같이 정치에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가 오히려 믿음이 가고 더 뽑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한 가지가 궁금하다. 우리가 불신하고 혐오하는 대상은 과연 기성 정치인가 기성 정치가들인가 하는 것이다. 정치가 나쁜 것인가, 정치가가 잘못된 것인가?

한미 FTA 비준을 둘러싸고 갈등과 대립이 심각하다. FTA를 지지하는 이들은 노무현 정부가 그 협상을 시작했는데 야당이나 시민사회가 거꾸로 현 정부를 비난한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FTA를 비판하는 이들은 노무현 정부가 추진했던 FTA와 이명박 정부가 합의한 FTA는 그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어느 주장이 맞느냐 그르냐, 과연 FTA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이야기하려는 뜻은 아니다. 노무현과 이명박 두 대통령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정치가들이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묘하게도 매우 중요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정치를 불신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이라는 정치행위의 가장 높은 정점에 있는 인물이 정치를 불신한다는 이 아이러니가 바로 우리 정치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두 대통령은 공통적으로 정치를 사사로운 이익을 위한 야합이나 불의에의 굴복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두 대통령 모두 야당이나 반대세력들, 여러 이해단체들, 더 나아가서 국민들과 소통하기를 거부하고 홀로 광야에서 외치는 선지자이고자 했던 것이다.

정치란 서로 다른 생각과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행위이다. 다만 지금까지 우리 정치가들이 그런 정치를 제대로 하지 못했을 뿐이다. 굳이 안철수가 아니어도 좋다. 박원순 신드롬이든 문재인 신드롬이든, 그 누구든 간에 능력과 인격을 갖추고 국민들의 존경과 지지를 받는 분들이 더 많이 정치에 나서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이런 신드롬들이 불통과 대립의 정치를 넘어 소통과 화합의 정치로 나아가는 계기가 된다면 말이다. 다만 혹시라도 정치에 대한 불신에 빠진 나머지 또 다른 독선과 불통 정치로 나아가서는 안 되겠다는 말씀이다.

참사회경제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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