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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바다를 늘 품고 사는 부산 시민을 생각한다면 /류경희

해운대관광리조트, 콘크리트로 산·바다 막는 부산시정 질타…더 끈질기게 보도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11-01 20:09:09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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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륙도~광안대교~센텀시티, 파노라마 바다경관', 입주가 다가오는 해운대의 한 초고층 아파트 72층 펜트하우스에서의 경관 묘사이다. 그 경관이 지상에서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의 조망이 되고 건물에서의 경관도 된다면 이 도시가 얼마나 여유롭고 아름답겠는가. 건물을 해안선에서 멀찌감치 물려 짓고 해안가는 시원하게 열어 자연경관을 유지하면 환경문제도 없고 그림 같은 해양경관으로 도시의 품격이 한층 올라갈 수 있는 곳이 부산이다. 마린시티 같은 지역은 그야말로 삼포지향 부산의 진수를 보여주고 세계적인 해양도시 가치를 지닐 수 있는 곳이었다. 지금은 이 지역에 온통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서 물신주의의 요새인 양 해안을 봉쇄했다. 한국불교를 공부하기 위해 부산에서 일 년쯤 머문 이태리 피렌체 출신 청년이 하루는 진지한 어조로 물었다. "산과 강, 바다가 도시에서 조망되는 부산은 왜 산과 바다를 온통 사각 콘크리트 덩어리로 가리는 해괴한 도시개발을 하고 있느냐, 그걸 삼포지향이라고 하는 것이냐, 그리고 그걸 시민들이 바라는 것이냐"고 말이다. 삼포지향의 의미를 들려준 것이 화근이 되어 도리어 창피를 당한 것이다. 조금 주제넘은 듯한 그의 시각에 '이 친구가 피렌체에서 왔다고 잘난 체하나' 싶어 화가 나면서도 순간 '그래 우리 부산시민은 그걸 원하지 않지' 하며 정신이 드는 기분이었다. 언제부턴가 우린 세상을 체념한 채 평생을 몸담고 사는 이 도시 경관의 참담함에 대해 분노하는 것조차 잊었는데 이방인인 그가 새삼 일깨운 것이다.

시민단체가 경관과 환경, 교통 문제 등의 우려로 반대한, 해운대해수욕장 주변에 들어설 108층 규모의 초고층 빌딩인 해운대관광리조트개발사업 승인이 났다. 시가 사계절 체류형 관광시설인 공익사업으로 민간사업을 공모하고 나중에 연면적 45%(894가구)까지 아파트를 허용하는 개발계획 변경안으로 민간사업자의 요구를 수용해 부동산 사업이라는 특혜 의혹이 제기된 사업이다. 센텀시티 달맞이고개의 난개발에 이어 부산이 그나마 지켜야 하는 해변인 해운대에 초고층건물이 들어서는 것이다. 국제신문은 지난해 말부터 이 문제와 관련해 많은 기사를 보도했다. '개발 목적 변질된 초고층 반드시 막아야'(8/24), '해운대관광리조트 사업 주민 의견수렴 한답시고 안내문 10장 달랑 붙여놓고 끝'(8/23) 등의 기사들은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정론의 강직한 자세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포기한 듯 단순보도로 일관하는 것을 지켜보며 시민으로서 참 막막한 느낌이었다. 시가 주장하듯 그 사업이 진정 부산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민관이 모여 앉아 좀 더 진지하게 토의하고 바른 방법을 찾아 볼 수는 없었을까 자문해본다.

지금 시는 광안리 재개발과 용호만 매립지 개발의 당면한 문제를 다시 안고 있다. 두 사업의 규모가 엄청난 만큼 도시경관에 미치는 여파가 대단하다. 행정주체인 시의 입장에선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바다를 가슴 속에 늘 품고 사는 부산 사람들에게 부산의 자산 1호는 바다라는 것이다. 이 도시에서 미래를 못 찾고 객지에 나가있는 이 도시의 아들·딸들과 평생을 타향살이하는 이들조차 힘들 때면 찾아와 위로받고 싶은 곳이 바로 그 바다이다. 부산사람들의 바다가 더 이상 왜소해지고 흉측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많은 아이들이 집을 그리라면 성냥갑 고층아파트를 그리는 슬픈 현실은 어떠한가. 미래의 자산인 그들에게 황폐하고 창의적이지 못한 미감과 안목을 심어준 것을 우린 부끄러워해야 한다. 건축과 도시공간은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품성에 영향을 준다. 생태적이고 편안한 공간은 사람을 선하고 의젓하게 만든다. 격조 있고 문화적인 도시공간은 창조적이고 예술적인 감각을 키운다. 부산은 원형을 많이 훼손했지만 천혜의 자연경관을 지닌 곳이다. 이제라도 생태적인 바른 도시철학과 운영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일구고 문화를 배양해야 한다.

국제신문이 부산의 문제를 끄집어내고 대안을 내놓으며, 사회적 사명을 다할 때 독자로서 또 시민으로서 참 고맙고 행복할 뿐이다. 부산이 바른 도시운영으로 건실한 도시,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어 인간성을 회복하는 생태적이고 아름다운 도시가 되길 소망하며 그 행로에 국제가 큰 바위얼굴로 우리 곁에 늘 같이하리라 믿는다.

문화유산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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