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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신공항, 접어라 /박희봉

20년간의 노력에 남은 건 빈손뿐…지금 필요한 건 꿈보다는 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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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가관이다. 요즘 나라가 돌아가는 본새가 그렇단 이야기다. 천안함, 연평도, 구제역, 물가고, 기름값 앙등…. 국민들의 시름이 깊지만 정부는 보이지 않는다. 세종시로 온 나라를 들쑤셔 놓더니 동남권 신공항은 그 속편이 됐다. 이어서 과학비즈니스벨트, 토지주택공사 본사 이전 문제로 나라가 사분오열됐다. 분쟁을 조정해야 할 정치는 사라지고, 정부는 실종됐다. '디오게네스의 촛불'을 켜고 정치와 정부를 찾아야 할 판이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는 드라마의 정점이다. 국익에 반한다는 뻔한 결론으로 끝난 이명박 정부의 멜로드라마다. 국민에게 불편과 부담을 주고 다음 세대까지 부담을 준다나 어쩐다나.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도박'이란 건 세상이 다 안다. 그런데도 국익을 들어 신공항을 호도해서는 곤란하다. 하는 모양새가 머리카락 뒤에 숨어 숨바꼭질을 하듯 위태위태하다. 세상 사람들은 절대 바보가 아니다.

대통령이 말하는 국익의 실체가 과연 무엇인가. '국민이 곧 국가'라는데 1300만 명의 국민이 염원하는 일이 국익에 반한다면 이들은 국민도 아닌가. 아니면 2류 국민이든지. 한 해 수백만 명이 인천을 통해 해외로 나가는데 이런 불편과 낭비를 해소하자는 게 국익에 반한다니 어리둥절하다. 조잡한 조사결과가 그 근거라면 아무도 수긍할 수가 없다.

정작 국익에 반하는 건 정치 지도자가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다. 지도자가 품격을 잃으면 국격이 훼손된다. 대국민 약속인 공약을 이행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는 사람들, 온갖 좋은 말은 다하면서 행동은 전혀 다른 사람들에 국민들은 지쳐가고 있다. 언제까지 사랑 없는 결혼생활과 낡아빠진 의복에 사람들이 인내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시대는 변했는데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는 정치인이라면 도태가 순리다. 혀만 빠르고 몸이 굼뜬 구시대 정치인들이 살아남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대통령이 국익이라고 하니 여당 중진 의원들도 국익을 입에 올린다. 붓대롱으로 보는 세상을 마치 전부인양 호도하는 건 정말 곤란하다. 모 정치인은 원칙이나 신뢰보다 국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칙과 신뢰를 저버린 행위가 나라에 보탬이 된다는 건 듣도, 보도 못한 일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신공항은 필요하고 계속 추진돼야 한다고 했더니 위선적이고 포퓰리즘이란다. '비가 오면 자기 덕이요, 날이 가물면 남의 탓'이라고 하는 게 정치라더니 꼭 그 모양새다. 물론 박 전 대표의 발언도 의아하기는 하다. 이미 지뢰밭으로 변한 신공항을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건지….

단언컨대, 신공항은 물 건너 갔다. 부산시는 동남권 신공항이란 명칭을 없애고 김해공항의 가덕도 이전을 독자적으로 추진한단다. 그런다고 본질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허남식 부산시장도 여기서 끝을 내야 한다. 독자추진이든 뭐든 현 정권 내에, 또는 다음 정권까지 신공항이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포커게임을 한 지 20분이 지나서 누가 봉인지 모른다면 당신이 봉이다'고 했다. 20년간 노력해 빈손이라면 손을 터는 게 상책이다. 잃은 돈이 아까워 뭉기적거리는 건 파산에 이르는 길이다.

이번 게임에서 이기는 길은 도박사의 확률 게임을 투자자의 기술게임으로 바꾸는 것이다. 희망을 담은 생각에 의존하기보다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부자가 되는 방법은 간단하다. 빚은 줄이고 하루하루 수익을 쌓아 자산을 늘리면 되는 것이다. 신공항은 도박이지만 해외 노선 확충은 수익을 쌓는 방법이다. 노선과 이용객이 늘어나면 신공항의 당위성은 저절로 확보된다. 정부에서 공군부대 이전을 거론했으니 이것도 수익으로 챙겨야 한다. 군부대가 옮겨가면 김해공항 이전은 언제든 가능하다. 김해공항의 확장은 더 큰 수익이다. 그렇게 하겠다고 했으니 실리는 챙겨야 옳다.

공군부대가 이전하든, 김해공항이 확장되든, 먼 미래엔 신공항이 반드시 들어선다. 그러니 당장, 지금, 익지도 않은 과실을 따려고 하지 마라. 못하면 못한다고 하고, 안하면 안한다고 해야 된다. 하지도 못하고, 하지도 않을 걸 한다고 해서는 영원히 비겁해진다. 기회는 항상 변화에서 온다. 그러니, 과거의 행태를 고수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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