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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연평도 피격과 예산국회 /오창호

총체적 부실 보인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 정쟁 그만두고 정치를 하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2-19 20:54:19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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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은 불안하다. 금년 들어 연거푸 발생한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도발행위가 불안하고, 그런 도발에 대한 정부의 대처능력이 불안하다. 연평도가 불의의 습격을 당한 후 주민들은 오랜 삶의 터전을 버리고 때아닌 피난을 떠나야했다. 지난 천안함 사건으로 우리의 꽃 같은 해군병사 40여명이 목숨을 잃었는가하면 연평도 피습에서는 군인뿐만 아니라 민간인 희생자도 발생했다. 과연 이 나라는 외부의 위협과 침공에 맞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는가?

국가가 존립하는 1차적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다. 사회 질서를 유지함으로써 국민들이 안심하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할 뿐 아니라 외부의 위협과 침탈에 대응하여 주권을 수호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재산은 물론 국민의 자긍심을 보호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금번 북한의 연평도 무력 도발행위는 우리 군의 대응능력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총체적으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우선 한반도에서 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라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켜 주었다. 즉 한국전쟁은 종전이 된 것이 아니라 휴전 상태인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엄중한 현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전쟁을 통해서 지키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 전쟁의 정당성은 어디에 있는지를 스스로 인식해야 하고, 또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교육해야 한다. 이 전쟁은 역사책에서나 나오는 지식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외부의 적으로부터 피습을 당했다는 사실이 문제가 아니라 그 피습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는가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곧바로 보복 포격을 가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K-9 자주포 6문 중 3문이 고장 나 무용지물이었다는 사실, 140억 원짜리 감시 레이더가 두달 전부터 불통이었다는 사실이 기가 막힌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국가적 위기 사태에 대한 국론의 분열이다. 일부 위정자들은 섣부르게 연평도 사건의 책임을 전 정권의 햇볕정책 탓으로 돌리는가 하면, 또 다른 위정자들은 현 정권의 강경 일변도 대북정책의 탓으로 돌렸다. 어떤 이는 우리 군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말하는가 하면, 다른 이는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에서는 중국이 주재하는 6자회담에 임해야 한다고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군사훈련을 통해 강력한 무력시위를 해야 한다고 한다. 대북규탄 결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는 했으나 연평도 사건의 원인과 대응방안에 대한 생각은 현격히 다르다.

국가적 사안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의견을 표명함에 있어서도 준수해야 할 규칙이 있는 것이고, 더구나 시기나 상황을 감안해서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극단적이고 과도한 의견은 갈등과 대립을 낳고 종국에는 파국을 낳는다. 이런 극단적 의견이 드디어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갔다. 국가적 위기 속에서 예산안 심의를 둘러싸고 정부여당은 날치기 통과를 감행했고, 야당은 국회를 박차고 거리로 나섰다. 정치는 실종되고 투쟁이 대신했다. 전후 최대의 안보 위기 시국에서 정치투쟁이라니 우리는 할 말을 잊는다. 안보는 군이 지키고 정치는 정치인들이 한다고 말하지 말라. 안보력의 요체는 막강한 군사력이나 정예의 군인이 아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국론의 통일이며, 군과 관 그리고 민이 혼연일체가 되는 것이고, 지도자의 단호하고 현명한 판단이다.

이런 기준에서 작금의 우리 현실은 심히 우려스럽다. 우리는 오랫동안 전쟁을 잊고 살아왔다. 우리는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전쟁에 대해 교육하지 않는다. 또한 우리는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군에 대해 너무 무관심했다. 특히 국가안전보장회의의 참석자들이 대부분 군면제자라는 사실은 정부와 군의 관계에 불신의 골을 깊게 한다. 국가적 위기 사태에 직면해서 전 정권을 혹은 현 정권을 서로 탓하는 분위기에서 국론의 통일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안보와 정치는 결코 분리될 수 없다. 사실 안보를 붕괴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은 외부 세력이 아니라 내부의 균열이라는 사실을 역사는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제발 정쟁을 멈추고 정치를 하라.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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