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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학 경영자 최소한의 자존심은 세워주어야 /허인구

비리사학 1% 탓에 99% 파렴치범 매도

파상 정치공세로 사학 자율성 훼손 말아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0-19 20:59:06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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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사학이 정부나 사회로부터 냉대받고 있는 현실을 지켜보며 사학 경영자의 한 사람으로서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사학 설립자는 해방 이후 정부가 재정이 부족해 학교를 설립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교육을 받지 못하는 많은 교육 수요자들을 위하여 당시 뜻있는 주변 사람들의 요청과 설득, 또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이 나라를 이끌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일념으로 전 재산을 헌납하여 학교를 설립, 경영해 왔다. 그런데 이러한 노력을 폄하하며 사학을 이권이나 추구하는 집단으로 보고 사학 일부의 잘못을 전체의 문제인 양 몰아가고 있는 사회의 현실을 보면서 울분을 토할 수밖에 없다.

학교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사학들은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 물론 비리 사학을 두둔하거나 감쌀 생각은 전혀 없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학인도 완벽할 수가 없어서 이런저런 문제점을 드러낸다. 하지만 전국 1700여 개 초중등 사학 중 비리를 저지르는 사학은 1% 정도밖에 안 된다. 이런 1% 때문에 99% 사학들까지도 차가운 시선 앞에 서 있어야 하고, 이렇게 푸대접을 받으며 계속 학교를 운영해야 하는가 하는 심한 회의감이 든다. 설립 당시 학교의 기본시설인 교실, 운동장 등을 갖추면 이후부터는 당연히 학생들의 수업료로 운영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이사장에게 학교운영으로 발생되는 경비 등을 출연하도록 강제하고 온갖 부담과 책임을 지우고 있다. 하지만 이사장에게는 급여는 물론 판공비, 의료보험 혜택조차 없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편향된 일부 사회단체와 정치권, 언론보도의 영향으로 이사장이 학교경영에 대단한 권한을 갖고 있고, 마치 부를 축적하고 있는 것처럼 표현되고 있고 일반인들도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는 이사장이 학교의 유지 경영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고, 많은 양의 업무를 감당해야 하는 것이 현실인데도 이런 표현을 하기 창피하지만 차량 기름값 한 푼 받지 않고 사명감에 의존해 근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없는 듯 보인다. 이와 같은 사학을 마치 비리집단으로, 모든 이사장을 싸잡아 사회의 파렴치한으로 매도한다면 이것이 과연 합당한 사학 경영자에 대한 대접인지? 사학 경영자의 최소한의 자존심은 더 이상 꺾지 말기를 간곡히 호소한다. 어느 나라의 사례를 봐도 우리나라만큼 사학 경영인에게 가혹한 나라는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 근대교육의 역사는 사학에서부터 시작하였고 급격히 인구감소로 많은 사학이 폐교가 된 현재에도 전체 학교 중 의무교육기관인 중학교는 22% 그리고 고교와 대학은 각각 45%와 85%가량을 사학이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막중한 역할을 감당하는 사학들이 정치적 이념 논리에 따라 부당하게 받아왔던 대우를 최근에 와서야 한나라당이 일부 최소한의 불합리한 규제지만 완화하는 방안으로 사립학교법을 재개정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실체적 사학의 입장과는 상관없이 정치적 논리와 최근 일부 사학의 잘못 등으로 사회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학을 불신하는 분위기 속에서 사학 본연의 건학 이념에 따라 자율성을 갖고 사학을 운영할 토대를 마련하자는 사학 경영자들의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또한 사회 일각에서는 사학 비리의 원인을 이사회 때문이라고 단정 지으며, 개방형이사제나 교원인사위원회 등의 제도를 족벌경영을 막기 위한 장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법인의 이사회와 이사 선임 권한은 법인의 정체성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학교의 설립과 유지에 전혀 기여한 바도 없고 한시적 지위만 부여받은 인사가, 특히 편향된 정치이념이나 이사장의 학교운영에 불만을 품은 세력이 들어오게 되면 지금까지 경험하였듯이, 그 혼란과 피해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

사학법은 비리방지를 위한 법이 아니다. 비리문제는 형법 등 강력한 법적 처벌로 대처해 나가고, 사학법은 사학을 사학답게 운영할 수 있는 자율성을 보장하는 토대 위에 규제와 감시를 위한 통제법이 아닌 자율과 책임을 담보하는 진흥·육성법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공정한 사회에 걸맞은 변화다.

동룡학원·해운대관광고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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