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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김황식 총리에게 주어진 과제들 /신율

북한 위협에 대처, 야권과 관계 중요

자신의 역할공간도 스스로 넓혀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0-04 21:08:14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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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한반도는 변화의 회오리 속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은 3대 세습이라는 20세기 이후 전무후무한 희한한 풍경을 연출했고, 거기에 3대 세습을 공식화한 당대표자회를 두고 민노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긴장 완화와 평화통일에 긍정적 영향으로 작용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걸 보면 민노당의 '정신'은 외출한 것 같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 철에 전어를 많이 먹으면 집 나간 '정신'이 돌아올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모습만 보면 민노당의 '민주'는 도무지 뭘 말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아마 이 논평으로 민노당은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 야권 세력이 부분적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선출했다. 손학규 대표체제로 새롭게 출범한 민주당은 벌써부터 강공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

이런 여러 가지 변화 속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인물이 김황식 신임총리일 것이다. 김 총리는 위에서 열거한 변화와 맞서야 하는 책무를 가지고 있다. 먼저 북한으로부터의 새로운 위협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북한의 새로운 '왕세자' 김정은의 경우 카리스마적 정통성이 생길만한 경력도 없고, 그렇다고 전통적 정통성을 내세울 처지도 아니다. 왜냐하면 표면적으로 북한은 '왕국'이 아닌 데다, 그가 장자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김정은이 선택할 것은 군부로부터의 지지 확보다. 이에 필수적인 것이 리더십인데, 리더십을 보여주기 위해 군사적 모험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런 어지러운 상황에 잘 대처해야 하는 것이 김 총리의 첫 번째 임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새롭게 변하고 있는 야권 내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이들을 다독이는 것이 김 총리의 또 다른 임무라고 할 수 있다. 국정감사에서 새로운 지도부가 선명성을 과시하려할 확률이 높다. 특히 청와대, 정부 그리고 여당이 지금까지의 야당을 대하는 태도를 유지한다면 새 지도부의 야당은 과거보다 대여 투쟁을 더욱 강경하게 가져갈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신임총리는 4대 강 문제를 비롯한 야당의 목소리를 잘 소화해낼 필요가 있다.

또 다른 임무는, 본인 스스로 밝혔듯 이명박 대통령의 최신판 트레이드마크인 '공정 사회'를 잘 추진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국정감사 기간에 공정사회 논쟁이 재현될 수 있고, 김 총리의 병역기피 의혹이나, 다이아몬드 목걸이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는데, 이를 어떻게 푸느냐가 또 하나의 숙제다.

이런 과제 말고도 진짜 어려운 과제는 여권 내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남경필 정두언 정태근 3인방이 제기하는 정치인 사찰 문제는 이번 국감에서 다시금 수면 위로 등장할 수 있다. 특히 이재오 특임 장관이 '중재'라는 명목하에 이들 사이에 끼어든다면 그 폭발력은 상당하리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차기 대권과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려는 정치인들의 권력 게임은 더욱 속도를 낼 것이고 이들 사이에서 총리로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과제다. 왜냐하면 대통령 흔들기 대신 먼저 총리 흔들기가 시작될 수도 있기 때문인데, 이런 산들을 넘기 위해서는 고도의 정치력이 필요하다. 평생 법관으로 살아온 그가 과연 이런 능력과 감각이 있는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정치 감각 없이는 본격적인 정치의 계절에서 총리로 살아남기가 어려울 것이다.

본인 스스로가 청문회에서 총리로 지명됐을 때 무슨 팔자가 이런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했는데, 이제 진짜 그런 생각이 절로 들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단순히 최초의 전남 출신 총리라는, 지역에 기대는 평가 말고, 능력으로 평가 받는 총리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의 역할공간을 넓혀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4대 강 예산을 통과시키는 일이 유일한 업적으로 치부될 수 있는 '4대 강 총리'라는 오명만 확인하는 꼴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6개월짜리 총리가 되기 십상이다. 더욱이 '세종시 총리'로 불렸던 정운찬 총리에 이어 김 총리마저 그렇게 된다면 총리를 일을 성사시키는 수단으로 바라보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이는 국가를 위해서도, 총리 자신을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다.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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