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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해운·조선 산업과 부산경제 /김성태

항만사들 서울 이전, 울산·인천항에 비해 화물 유치력 떨어져… 정부 정책지원 필요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7-20 21:09:27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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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특정산업의 경기 동향분석을 위해서는 연관된 2개 이상의 산업을 서로 비교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연관된 산업이 서로 종적인 관계가 될 수도 있고, 횡적인 관계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야 건축경기가 따라서 살아나는 것과 같은 경우는 종적인 관계로 볼 수 있고, 관광업과 서비스업의 경우는 서로 비슷한 시기에 동반 상승하거나 하향하므로 횡적인 관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해운과 조선산업은 어떠한가. 두말할 필요없이 해운경기가 호전된다는 전망이 나올 때부터 조선경기는 살아나는 것으로서 종적인 관계로 볼 수 있다.

부산은 한반도의 해상관문으로서 근대 한국 해운업의 발상지인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고 지금도 해운업이 부산경제를 주도하는 것으로 일반인은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의 해운업은 서울로 옮겨간 지 이미 오래전 일이다. 오늘날 해운업은 선박이 귀항하는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고, 화물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곳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물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서울의 대기업 가까이로 해운회사들이 몰려갈 수밖에 없다. 이제 부산은 다만 항만도시일 뿐이다.

반면에 부산과 경쟁 상대가 되는 싱가포르, 상하이, 홍콩, 선진항만 등과 같은 항구도시에는 각국의 해운회사 본사가 몇 개씩 있어서 항만 도시로서의 기본 경쟁력이 갖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인접해 있는 울산항을 보면 자동차, 중화학 공업단지에서 많은 화물이 움직이기 때문에 항만으로서 경쟁력이 갖추어져 있고, 인천항은 경인지역의 많은 물동량이 뒷받침되어 있으며 서울의 화주들에게 영업상 접근이 용이하여 화물유치 면에서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부산항은 어떠한가? 주변에는 대량화물을 일정하게 움직이는 이렇다 할 큰 사업체가 없고, 원목 고철 광석 등과 같은 원자재 산적화물이 도심을 통과할 수 없고, 대형 하치장도 도시외곽에 조성하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러니 자연스레 부산의 지정학적 이점을 이용한 컨테이너 중심의 환적화물 유치에 치중하고 있고 포트 세일을 위해 관련 공사나 업계가 나서는 현실이다. 부산이 이런 여건이라면 항만도시로서라도 최대의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다시 한 번 더 지자체나 정부차원에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가령 신항과 북항의 유기적 물류이동, 내항 화물의 연계, 주변도로 신설, 한·중·일 간 근해라인 개발, 물류터미널 확장 등에 보다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부산의 조선업은 어떠한가? 조선업 역시 주변의 울산 거제 진해 고성 등으로 옮겨간 지 오래전의 일이다. 다만 일부 수리조선업만이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을 따름이다. 하지만 선박수리 기술은 타 지역이 따라올 수 없는 높은 수준이며, 신조선업을 영위하고 있는 조선소들도 조직과 운용과 기술상의 문제로 쉽사리 수리전문 조선소로 전환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필자는 2000년 부산신항 건설사업 시작 때부터 대형선박 수리 조선소 건설을 부산 신항 건설과 같이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나 지금까지 말만 무성할 뿐이다. 신항은 거의 완공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까지 수리조선시설에 대해서는 확실한 계획이 없이 세월만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신항이 완공된 후 수리조선시설을 별개로 진행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인데 안타깝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그리고 대형선박이 아니더라도 대만이나 홍콩과 같이 고부가 가치의 호화요트 건조나 수리사업을 개발하여야 한다고 필자는 주장하고 있으며, 또한 점점 노후화되고 있는 원양어선, 냉동운반선 신조시장에 대한 준비도 부산지역의 중형 조선소들을 중심으로 진행하여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부산의 해운·조선 사업 패러다임이 어느덧 한국 내에서 주전의 자리에서 밀려나 있고 한국의 조선업도 중국에 밀려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시기에 지방경제의 틀을 짜고 있는 지자체나 해운과 조선을 국가산업의 근간으로 인식한다면 중앙정부는 임해 도시인 부산의 해운·조선산업을 뒷전에 두고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동일조선 대표이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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