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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이제 4대강이다 /차재권

지방선거 결과로 세종시 수정안 부결

4대강 사업도 반대민심 포용해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7-05 20:44:41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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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이명박 정부 들어 가장 논란거리가 되었던 두 가지 사안으로 세종시 수정안과 4대 강 살리기 사업을 들기에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물론 세종시든 4대 강이든 그 도시에 깃들어 살 일 없고, 그 강들에 발 한 번 담가볼 일 없는 사람들에겐 어찌 보면 강 건너 불구경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 두 가지 일로 나라가 온통 야단법석이다. 6·2 지방선거에서 표출된 민심의 향배에 따라 세종시 수정안은 다행히도 국회 본회의 부결 처리로 물 건너간 듯 보인다. 세종시를 둘러싼 한바탕 전면전의 진정한 승자는 정부여당도 야권세력도 아닌 국민이다.

그러나 국민의 승리로 매듭지어진 세종시 문제와 달리 4대 강 사업은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세종시 문제로 생겨난 민심의 상처가 쉽사리 아물 것 같지 않다. 지방선거를 통해 드러난 국민여론을 외면해버린 정부의 4대 강 사업 강행은 아물어 가는 그 상처에 마치 고등어 간하듯 따갑게 소금을 뿌려대는 꼴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국민들은 세종시와 관련된 정부의 미덥잖은 투항에 대해서조차 다시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지방선거 후 월드컵 첫 승의 절묘한 타이밍을 살린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연설에서 4대 강 사업에 대한 민심 읽기의 고뇌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반대하는 지자체장들을 설득해서라도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만이 재삼 천명되었을 뿐이다. 정부와 대통령의 4대 강 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가 분명해질수록 반대여론 또한 더욱 거세다. 종교계를 중심으로 확산되어 오던 반대여론은 급기야 야권과 시민사회 일각으로까지 번지며 마른 섶의 불처럼 거세게 타오르고 있다. 심지어 정부여당의 우군이라 할 수 있는 보수언론들마저 연일 사업의 문제점을 질타하고 있는 바에야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물론 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정부 나름의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다. 정부가 주장하듯 역대 정권들이 모두 4대 강 정비사업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사업을 추진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사업성과가 정부가 홍보하는 대로 나와 주기만 한다면 적어도 하천정비와 홍수예방을 위해 80조 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려 했던 참여정부의 계획에 비해 4배 가까운 효율성이 있으니 국민들로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 정부가 주장하듯 사업이 완성되고 나면 해마다 겪던 수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수자원 확보 문제도 단번에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이 사업이 정부가 시종 주장하는 바대로 '강을 살리는 사업'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비싼 돈 들여 살아 있는 강을 죽음으로 내모는 사업이 될 수도 있다. 이는 그동안 해외의 유사 사례나 여러 전문가의 주장을 통해 누누이 제기되고 강조되어 왔던 바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여전히 강을 살리는 사업이라고 강변하면서 정부의 그런 긍정적인 믿음을 모든 국민들이 함께 공유해 줄 것을 강요하고 있다. 이는 아집과 독선에 다름 아니다. 믿음이란 것은 결국 그 믿음을 공유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만 유효할 뿐이다.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야 사마리아의 이방인과 배교자들에게 정말 눈물로 믿어 달라고 호소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하지만 그 믿음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있어 그런 종류의 믿음이란 맹신자의 허망한 절규로 들릴 뿐이다. 정부 여당이 맞닥뜨린 쉬 이해되지 않는 이 난감한 반대여론도 우리 국민들이 갖고 있는 믿음의 일부이고 그래서 이 또한 한 나라를 이끌어 가는 대통령으로서, 또 정부여당으로서 안고 가야 할 짐이다. 그 짐이 무겁다고 외면하거나 반대여론을 국가 백년대계를 그르치는 치기 어린 행동으로 호도하는 것은 민주국가의 정부여당으로서 취할 대승적 자세는 더더욱 아니다.

이제는 4대 강으로 눈을 다시 돌려야 할 때이다. 정부는 세종시 문제의 처리과정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민심을 받드는 성숙한 모습을 다시 보여 주어야 한다. 4대 강을 살리는 일은 진정으로 필요하고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렇기에 더더욱 정부는 국민들이 제기하는 문제들에 대해 단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그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해야 한다. 그런 노력을 방기한다면 정부여당에게 닥쳐올 7·28 재·보선의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다.

동의대 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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