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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겉도는 부산항만정책 /구시영

'컨' 부두 운영 중단 초유의 사태 대화와 협력 실종 현주소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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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답답한 지경이다. 요즘 부산항을 보면 이런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북항 컨테이너 부두에서 선석 반납과 운영 중단 결정 등 사상 초유의 사태가 속출하는데도 당국의 대책은 감감하니 말이다. 게다가 감만부두의 4개 선석 통합은 아예 물 건너간 느낌이다. 신항에서도 마찬가지다. 방파제 추가 건설과 항로의 안정적 수심 확보를 위한 준설공사가 정부의 늑장 대처로 연쇄 차질을 빚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말과 계획으로만 부산항 경쟁력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대립과 마찰만 있을 뿐 상생 협력은 실종된 상태다.

부산항 북항의 '컨' 부두 사태는 이미 예고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북항 재개발사업의 본격 추진과 신항 부두의 추가 개장 때부터 업계에서 거론된 일이다. "물량의 신항 쏠림으로 북항 터미널에 남아도는 시설이 생길 것"이라는 얘기였다. 이를 감안해 부산항의 항만별 부두 기능을 재배치하고, 운영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최대 전환기를 맞은 부산항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항만기능 재편이 핵심 사안으로 꼽혀왔다. 그런데도 항만당국은 이에 적극 대처하지 않고 방치해왔다.

부산해양항만청의 올해 업무보고에는 '핵심과제 실천계획'이 들어 있다. 이 업무보고는 부산항만공사(BPA)와 부산시 등의 정책을 종합해 만든 것으로, 부두 기능 재배치 계획도 담겨 있다. 이는 북항의 일부 '컨' 전용 부두를 다목적 용도로 전환하고, 일반화물 부두를 확충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지난달 이와 관련, 해항청과 시에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양 기관 관계자들은 "우리가 진행하는 일이 아니다. BPA에 문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떠넘겼다. 그래서 BPA에 물었더니 "검토하는 정도다. 민감한 문제여서 단기간에 결정하기 힘들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BPA가 정작 고심하는 것은 수입 감소 문제로 보인다. '컨' 부두를 일반화물 기능으로 바꾸면 임대료가 10분의 1로 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들 기관은 '따로 행정'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산해항청장과 BPA 사장, 부산시 행정부시장 등 3개 기관 간부들로 이뤄진 '해양항만행정협의회'는 올들어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부두 선석 반납과 운영 중단 등 중대 사안들이 터진 데다 북항-신항 연계수송, 배후교통망 등 과제가 산적해 있는데도 협의회는 감감무소식이다. 부산시장 주재 '부산항경쟁력촉진협의회'도 지난해 5월 이후 개최되지 않고 있다.

북항 허치슨 터미널의 감만부두 사업장(1개 선석) 운영 중단 결정과 관련해 BPA 운영본부장은 "허치슨 측이 공문 한 장만 달랑 보내오고 우리와 아무런 협의를 하지 않는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는 대화와 협력이 단절된 부산항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기 전이나 그 후에 상호 협의와 조율을 통해 해결하는 시스템이 부산항에 정착되지 않았다는 얘기와 똑같다.

이런 사례들을 나열한 것은 항만분야에서 협력의 중요성을 말하기 위해서다. "부산항은 과도기 상태로,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려면 관계기관과 업계가 대승적 차원에서 협력해야 합니다." 한국해양대 류동근(해운경영학부) 교수 등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법적 다툼만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제부터 경쟁보다 협력의 시대로 나갈 것을 제안하고 있다. 국내외 대형선사들이 과당 경쟁의 폐해를 막으려고 '얼라이언스'를 이룬 것처럼 터미널 업계도 하역료 덤핑의 공멸행위가 아닌 협력·제휴로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유럽 덴마크의 코펜하겐항과 스웨덴의 말뫼항이 국경을 초월한 협력체제를 구축, 공동 발전해 나가고 있다. 이는 부산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해외 항만들이 손을 맞잡는 마당에 부산항의 북항과 신항 문제를 협력으로 풀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럴려면 관계기관·단체들이 자주 만나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또 부산항 운영·관리에 부산시의 참여를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BPA의 항만사업에 부산시가 어느 정도 지분을 투자하는 것을 전향적으로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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