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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초콜릿, 암페타민 그리고 히로뽕 /권태우

초콜릿속 화학물질 마약성분 되기도…설 맞아 모인 가족 사랑의 실험 해보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2-08 20:42:50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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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은 공교롭게 설날이 일요일과 겹쳤다. 게다가 젊은 친구들에게는 밸런타인데이까지 빨갛게 겹치는 야속한 날이기도 하다. 밸런타인데이는 여성이 마음에 드는 남성에게 초콜릿을 통하여 사랑의 신비를 체험하고자 하는 날이다. 인간의 흥분, 쾌락 혹은 분노와 같은 감정들을 유발하고 충동시키는 것은 우리 몸속에 신경을 전달하는 화학물질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신경전달물질은 신경세포의 시냅스 소포체 안에 들어 있다가 방출되면서 세포막의 수용체로 전달되어 결합되는 과정을 통하여 신경이 전달되도록 하는데 이때 전달되는 화학물질의 종류에 따라서 우리는 각기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성에게 첫눈에 반하고 강한 쾌감을 느끼며 달아오르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로는 도파민(dopamine)이 있다. 담배 속에 포함된 니코틴은 도파민 생성을 적절히 활성화시킨다. 마약은 도파민을 너무 과도하게 분비시켜 환각 증세나 정신 분열증을 일으키며 반대로 도파민이 줄어들 경우에는 우울증을 일으킨다. 도파민 생성이 작용하는 신경세포가 고장나버리면 파킨슨병을 앓게 된다. 영화배우 캐서린 헵번과 '왕과 나'의 여주인공 데보라 커는 이 병을 않다가 죽었으며 1985년도에 히트를 친 공상과학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주인공이었던 마이클 폭스 그리고 전 세계 권투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도 현재 파킨슨병과 투병 중이다. 운동 경기 중 고조되는 감정이나 화가 나서 분노를 느낄 때에는 의욕이나 폭력 충동을 자극하는 노르아드레날린이라는 신경전달화학물질이 인체에서 분비되어 작용한다. 의사의 처방 없이는 살 수 없는 암페타민(amphetamine)도 신경전달물질로 알려져 있는데 잠을 자지 않아도 피로감을 못 느끼며 집중력이 강해지는 마약의 일종이다. 세계대전때는 전투기 조종사들이 복용했으며 폴 에르되시라는 수학자는 암페타민을 복용하여 연구에 몰입하게 되고 학문 발전에 기여한 바가 커서 1951년에 미국 수학학회에서 큰 상까지 받았다. 새로운 장르의 예술을 추구하는 예술인들 중에는 항상 남들보다 앞서 가고자 하는 스트레스 속에서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혼을 담은 작품들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자동차를 살때 기본형에 옵션을 추가하면 차값이 올라가듯 밸런타인데이에 연인들이 주고받는 초콜릿 속에도 페닐에틸아민과 같은 기본구조형태의 신경전달물질이 포함되어 있는데 1g당 700원 미만으로 매우 저렴하다. 그런데 이 기본형에 단순히 메틸(CH3)기를 하나 옵션으로 붙이면 단가는 훨씬 높아져 우리나라에서 '도리도리'라고 밀매되는 정신흥분제인 암페타민이 되고 여기에 다시 메틸기를 하나 더 추가하면 1g당 약 100만 원까지도 호가하는 높은 몸값의 '히로뽕'이 된다. 1g이면 1회에 0.03g씩 투여한다고 했을 때 33명이 동시에 환각파티를 즐긴 후 마약 단속반에 체포되기에 충분한 양이다.

카카오를 원료로 하는 초콜릿에는 테오브로민(theobromine) 이라고 알려진 긴장을 완화시키는 신경 자극제도 들어있고 인간 영양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인 트립토판(tryptophan)도 들어있는데 이는 체내에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 생성을 촉진하게 하여 뇌를 자극하여 황홀한 쾌감과 더불어 안락한 상태에 젖어들게 만든다. 그래서 그런지 초콜릿을 이러한 화학물질들과 연관하여 야릇한 생물학적인 설명으로 흥미 있게 잘 포장시켜 성욕을 일으키는 최음제 역할을 한다고 세간의 관심을 유발하곤 하지만 소량의 생체 대사 메커니즘으로 볼 때 논쟁의 여지는 있다. 그러나 조만간 다가올 명절 증후군같이 가족들과 화합의 불일치 속에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누적될 즈음 초콜릿 속에는 사랑의 마약이 정말 있다고 믿고 나누어 먹으며 긍정적인 대화로 잘 풀어 나간다면 또 다른 정신적 차원의 효과를 볼수도 있을 것 같다. 이래저래 설날과 밸런타인데이도 겹쳤으니 진정한 사랑으로 함께 나누는 초콜릿이 신비롭게 작용하여 모든 이에게 마음의 평화를 줄 수 있는지 각자 생체 실험하여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경성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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