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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지구의 선물, 광물 /이상원

편리한 생활 돕는 소중한 광물질 무분별한 소비로 낭비하지 말아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07-06 21:14:23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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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먼 옛날에 도구를 사용하였다는 것과 불을 이용하였다는 것은 생활에 있어 큰 변화를 의미하며, 동물과 차원이 다른 가치를 창출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석기, 토기, 청동기, 철제 도구는 인류가 광물 자원을 활용하거나 개발해 생활에 사용하였다는 것이고, 불을 이용하였다는 것은 에너지의 이용을 의미하므로 도구와 불의 이용은 결국 인류 문명에 있어 획기적인 사건이자 인류 문명 발달을 이끌어 온 견인력이라 할 수 있다.

석기시대로 돌아가 보자. 건장한 사내들이 사냥에 필요한 화살촉, 창끝에 매달 뾰쪽한 돌촉, 돌도끼, 돌칼 등을 연마하고 만들고 있다. 특히 날카로운 모서리를 가진 흑요암은 자르거나 찢는데 매우 중요한 도구이다. 이런 석기들은 광물질이므로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있고, 흑요암 같은 것은 화산지대에 가야 구할 수 있다. 도구들을 챙겨 사냥에 나서면서 이런 도구가 없었으면 나와 가족들은 굶주림에 어찌 되었을까 하고 생각한다. 사냥에서 새로 만든 화살과 창, 도끼 덕분에 많은 동물들을 포획하여 돌아오자 가족들이 뛰어나와 맞아준다. 가족들은 흑요암으로 만든 돌칼을 이용하여 동물의 껍질을 벗겨내고 살점을 발라내서, 부싯돌로 불을 피워 고기를 굽고 음식을 만든 후 맛있게 저녁을 먹는다.

석기시대에도 우리 조상들은 돌을 이용해 도구를 만들어 먹이를 구하고 다양한 생활도구를 만들어 사용했다. 돌이나 흙, 부싯돌, 흑요암 등은 모두 광물질이다. 이들은 주위에 널려 있는 광물들을 보다 유용하게 이용하거나 활용하는 지혜를 터득했다. 청동기시대엔 구리를 이용하여 생활 용기나 전쟁 무기, 장식물을 만들었다. 청동은 구리에 주석을 합금한 것인데, 용융점이 낮아 녹이기 쉽고 원하는 대로 형태를 만들 수 있으며 합금을 하면 구리보다 강도가 세진다는 걸 알았다. 철금속도 문명 발달 과정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시대를 현재에 맞춰 회사원인 30대 한 여성의 일과를 좇아보자. 새벽 6시 휴대전화의 알람 소리에 일어나 세면대에 물을 받아 세수를 하고 간단하게 화장을 한 후, 부엌에 들어가 프라이팬에 계란을 깨뜨려 굽고 빵 몇 조각을 토스터에서 꺼내 접시에 담는다. 유리잔에 담긴 우유와 접시를 들고 거실 TV 앞에 앉아 아침 뉴스를 듣고 신문을 보면서 식사를 한다. 식사를 끝낸 후 출근 준비를 하며 자수정 목걸이와 귀걸이를 걸고, 금반지를 낀 손을 아래 위로 살펴 본 후 거울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승강기를 타고 주차장으로 내려온 그녀는 승용차를 타고 회사를 향해 출발한다. 장착된 네비게이터가 출근길 도로 상황을 알려주는 덕분에 혼잡한 도로를 피해 30여분 만에 회사 주차장에 도착하고, 시멘트 계단을 올라 화강암이 깔린 현관을 지나 사무실로 들어선다. 업무 시작 전에 도자기 잔에 커피를 반쯤 담아 마시며 동료들과 인사를 나눈 후 책상 위의 컴퓨터를 켜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현대인들의 일상에서 광물질을 떼어 놓으면 생활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걸 이 여성의 아침나절 짧은 시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철금속, 비철금속, 세라믹, 석유화학제품 등 우리 몸에 휴대하는 물건이나 액세서리, 생활도구나 가전제품, 이동에 필요한 탈 것, 종이,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광물이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플라스틱 시대라고 할 정도로 각종 합성수지의 발달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끼쳤고, 현대에 와서는 세라믹이라는 고온에서 가공된 무기화합물 요업재료가 각광을 받고 있다.

현대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시대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소비하는 상당량의 물질이 광물질에서 유래되고, 이런 광물질이 유한하며 재생되지 않거나 오랜 시간을 거쳐 재생되는 것이라면 결코 대량생산과 소비가 미덕이 될 수 없다. 흔히 일상생활에서 쉽게 마주치는 캔음료의 용기, 유리병의 재료도 광물질에서 추출한 것이다. 각자가 일 년에 몇 개의 캔과 병을 소모하는지 생각해 보라. 광물은 지구가 인류에게 준 소중한 선물이다. 인류 문명 발달의 견인차, 우리 생활을 보다 편리하고 윤기있게 해주는 광물질을 일찌감치 소비해 버리고 지구 밖에서 구하는 일이 있어서야 되겠는가.

부산대 사범대 과학교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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