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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손안에 도서관 /김영도

전자책의 발달로 엄청난 정보량이 손안에 쥐어지는 새 시대가 열렸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06-22 20:13:15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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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 '프로페셔널의 조건'에서 인생을 바꾼 7가지 경험을 기술하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주제를 공부하라" "새로운 일이 요구하는 것을 배워라"라는 말로 계속적인 지식습득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평생학습시대가 도래하면서 더 중요해진 지식습득을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무엇일까? 최근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지식 전달 매체가 속속 개발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지식을 가장 일목요연하고 쉽게 전달하는 매체가 책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책은 디지털 시대에서도 여전히 건재하고 있는 아날로그 출신의 강자다. 하지만 최근 책이 갖고 있던 지식전달의 제왕자리를 노리는 무서운 디지털 신예가 나타났다.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에서 출시한 '킨들(kindle)'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킨들은 아마존닷컴이 2007년 11월 출시한 전자책을 읽을 수 있는 e북리더기를 말한다. 킨들의 가장 큰 장점은 누구든 킨들만 가지고 있으면 다양한 지식을 언제 어디서든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킨들을 통해 아마존에서 제공하는 전자책 28만 권, 일간신문 37종, 잡지 28종, 유명 블로그 1500여 곳의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내려 받아 읽을 수 있다. 집과 사무실은 물론이고 달리는 버스 안이나 길거리, 심지어 해변가에서 휴가를 즐기다가도 원하는 책과 신문을 바로 받아볼 수 있는 것이다. 킨들은 말 그대로 지식의 '유비쿼터스 시대'를 열었다.

지금까지 킨들의 판매량은 미국에서만 70만 대가 넘어 80만 대에 육박하고 있다. 2차대전 이후 최악이라는 경제불황 속에서도 아마존이 웃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마존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현재의 킨들보다 성능이 월등한 '킨들 DX'를 최근 선보였다. 킨들 DX는 9.7인치 대형 스크린과 단행본 3500권을 저장해 다닐 수 있는 4GB 메모리를 기본으로 하며 무게 536g, 두께 0.97cm의 사양을 갖추고 있다. 킨들 시리즈 세 번째 제품인 킨들DX는 미국 내 출시 72시간 만에 제품이 동났으며, 489달러라는 비싼 가격에도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존에 따르면 킨들에 의한 매출은 '종이책 매출의 35% 정도'라고 한다.

아마존의 '대성공'에 자극 받아 세계 최대 검색사이트인 구글도 전자책 경쟁에 뛰어들면서 전자책 산업의 발달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굴지의 IT기업들이 전자책 개발에 뛰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개발된 전자책들은 1990년대 전자책의 초기모델에 비해 성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가히 '전자책 2.0'으로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전자책들은 기존의 전자책과도 다르며 대부분의 디지털 기기에서 제공하는 문서 읽기 기능과는 많은 차별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최근 전자책은 전자잉크(e-ink)로 문자를 표현해 종이 못지않은 가독성을 갖게 돼 오래 보고 있어도 눈이 피로하지 않을 정도로 발전하였다. 아울러 다양한 콘텐츠가 저렴하게 제공되고 있다. 몇십만 권에 이르는 책을 오프라인 매장보다 아주 저렴한 가격에, 무선인터넷을 통하여 1분 안에 전 세계 어디에서나 받아볼 수 있게 되었다. 또 전자책은 TTS(Text-to-Speech) 기능을 탑재해 눈으로만 읽는 것이 아니라 음성으로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전자책의 발달은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학교에서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교과서 사업'도 국내 전자책 시장 활성화 요인이다. 디지털 교과서는 기존의 서책형 교과서를 대체하게 된다. 벌써 초등학교 5·6학년용 4종이 개발돼 있다. 정부는 2013년까지 시범 사업을 끝내고 전면 도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학생의 상징인 두꺼운 전공서적도 이제 전자책이 대신할지도 모르겠다. 학교의 풍속도가 혁명적인 수준으로 바뀔 수 있다. 줄도 긋고 한 장씩 책장을 넘기며 읽는 낭만을 잃을 수 있지만 방대한 정보량과 휴대가 편리한 점을 생각한다면 책을 읽는 멋을 좀 포기해도 될 성싶다. 이제 머지않은 미래에 도서관이 손안에 쥐어지는 진정한 유비쿼터스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동의과학대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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