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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주방용 전자레인지의 편리성과 유해성 /권태우

가열된 식품속에 영양소의 파괴로 건강에 해가 없는지 명쾌한 증명이 필요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02-23 21:47:54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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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끓일 때 주전자 속에 넣고 전열기나 가스불을 사용하던 1980년대 초반에는 전자레인지가 흔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불은 찾아 볼 수도 없는 깨끗하고 텅 빈 오븐 안에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불과 2~3분 만에 컵은 달궈지지도 않았는데 물만 펄펄 끓는 것을 보고 참 신기하게 생각하였다. 그것이 필자가 난생 처음 본 전자레인지 일명 마이크로웨이브 오븐과의 첫 만남이었다.

마그네트론(magnetron)은 마이크로웨이브(microwave) 전자파를 발생시키는 장치인데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국의 스펜서가 레이티온 회사에서 마그네트론을 개발하던 중 우연히 자신의 주머니 속의 캔디가 마이크로웨이브에 의하여 가열되어 녹아버리는 이상한 현상을 발견하고는 옥수수를 튀겨서 팝콘을 만드는 등 추가 실험을 한 후 주방용품으로 응용 발전시킨 것이 원조다.

오븐의 가열 원리는 추운 날 양 손을 빠르게 비벼주면 손에서 마찰열이 나며 뜨거워지듯이 식품 속의 물 분자가 1초에 24억5000만 번이나 빠르게 서로 비벼지게 하는 마이크로웨이브 전자파를 쪼여주면 매우 큰 마찰열이 생기면서 불없이도 물이 빨리 끓게 되는 것이다.

초창기 전자레인지는 덩치도 크고 가격도 비쌌으나 지금은 아주 산뜻하게 단순화되었고 가격도 매우 저렴해져서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주방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그러나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냉동음식을 TV를 보면서 간단하고 쉽게 요리할 수 있는 전자레인지의 고마움과 편리성 때문에 우리는 전자레인지에 숨어 있는 유해성에 소홀하면서 살고 있다.

모르는 것이 약이라는 말처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머니들은 플라스틱 접시를 랩으로 씌우고 전자레인지로 뜨겁게 만든 피자를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며 행복해하였다. 그러다가 플라스틱용기는 기름기 있는 음식 등과 함께 마이크로웨이브에 의해 가열되면 다이옥신 등과 같은 발암물질이 식품에 축적될 수 있다는 보고에 경악을 하였고, 그 후 전자레인지 전용 플라스틱 용기 등이 개발되었으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끊이지 않는다.

마이크로웨이브는 산업현장에서 오염물질의 제거, 용매 추출 및 유기제품 건조 등으로도 사용되지만 이로 인해 생성되는 예기치 않은 독성물 발생에 의한 환경안전 문제를 잊어서는 안 된다. 의료계에서는 특히 인체에 직접 투여되는 혈액이나 약물들은 마이크로웨이브에 의하여 변질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틈새가 파손된 오븐에서는 다량의 전자파가 새어나와 눈에 쪼일 경우 백내장 유발 등의 보고가 있으므로 매우 주의를 요한다.

캐나다 소재 대학의 제다이 박사는 불을 사용하는 경우보다 마이크로웨이브를 쪼여주면 화학반응들이 훨씬 더 빠르게 일어난다는 결과를 1986년도에 처음 발표하였다. 그후 매년 1000여 편 이상의 국제논문들이 보고되고 있는데 이들 중 많은 결과들이 시장에서 10만 원 정도면 누구나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주방용 전자레인지를 사용하여 다양한 반응들을 수행하고 있음을 우리는 주시하여야 한다.

전자레인지 안에서 유기물 화학 반응이 그렇게 빠르게 일어날 정도라면 유기물로 구성되어 있는 식품속의 단백질, 비타민 그리고 특히 유아들을 위한 분유나 우유 등에 들어 있는 각종 영양소들 역시 화학반응이 매우 빠르게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특정 항산화 영양소의 경우 재래식 요리 때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으로 파괴된다는 결과도 보고되므로 원래의 식품기능을 상실한 짝퉁 영양소 섭취에 의한 영양불균형이 국민건강에 미치는 해는 과연 없는 것인지 명쾌한 증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로서는 파이렉스(pyrex) 계통의 유리나 섭씨 1200도 이상의 고온처리로 유해물질들이 제거된 도자기류와 같은 안전한 용기를 사용하고, 한창 성장할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지나친 전자레인지 사용의 빈도수를 줄이고 항산화물질이 많이 포함된 신선한 채소나 과일 등을 많이 섭취하여 몸 속의 유해물질들을 상쇄시키면서 자기 방어를 스스로 책임질 수밖에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경성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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