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문제는 정치다 /조송현

경제적 불평등 조장하는 정부, 국민의 신뢰는 요원하다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대선 승리 1주년을 맞은 청와대가 차분하다고 한다. 경제성적표가 좋지 않은 탓이다. 최근 한 경제신문이 증권·자산운용업계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명박 정부의 종합성적은 '미'와 '양'의 중간이다. 경제가 어려울 때 절실한 분배와 복지 관련 정책 점수가 매우 낮았고, 경제팀의 평가는 '문제아' 수준이다. '경제만은 살리겠다'고 공언한 정부의 성적치고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미국발 금융위기 등 대외환경을 반영한 평가가 이렇다. '당선만 되면 주가 3000 간다'는 후보시절 호언과 '747'정책 등 출범초기에 불어넣은 기대치를 감안하면 참담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일반 국민들의 체감 성적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2000선을 오르내리던 주가가 절반으로 뚝 떨어지면서 입맛을 잃은 직장인들이 수두룩할 정도이니 긴말이 필요없을 듯하다.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1인당 국민소득도 2만달러 아래로 추락했다. 미래는 더 암담하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직접적인 이유는 대외환경 악화라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이명박 정부의 운 없음을 동정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최악의 경제성적을 대외환경 탓만 한다면 이를 너그럽게 보아줄 국민은 많지 않다. 최근 한승수 국무총리는 국회에서 "경제성적이 좋지 않다"고 자평했다. 여기에 '국제금융위기 때문'이라는 단서를 다는 것을 빼놓지 않았다. 또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성장잠재력이 반토막났기 때문이라며 전 정부 탓도 했다. 오늘의 경제상황보다 더 두려운 것은 바로 이 점이다. 자신의 잘못을 외면하고 남 탓만 하는 사람들에게서 믿음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희망이 보이지 않으니 내일이 더 두려울 수밖에.

이명박 정부의 신뢰의 위기, 위기의 리더십에 큰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아직도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아 답답할 따름이다. 경제가 변화의 흐름을 좌우한다는 믿음은 이제 바뀌고 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이 갈파했듯이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정치다. 경제상황은 상당부분 정치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왜 정치인가. 크루그먼의 진단은 명쾌하다.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가 바로 정치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정치와 그 정치에 기반한 정책은 국민들의 경제적 지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사회적 믿음은 경제적 평등에 기반한다. 불평등을 조장하는 정치와 정책은 결국 신뢰의 기반을 허문다는 크루그먼의 통찰은 공감을 사고 남는다.

크루그먼의 정치경제론을 좌파·진보주의자의 낡은 주장이라고 몰아붙이기에는 시사하는 바가 너무나 크다. 미국의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작금의 글로벌경제침체가 극명한 사례다. 자본주의의 승리를 호언한 프란스시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언'은 유보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크루그먼의 노벨상 수상은 이런 주장에 대한 응답이다.

크루그먼과 경제노선을 같이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부상도 마찬가지다. 오바마는 타임지(誌)에 의해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다. 매우 어려운 시기에 미국인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했다는 평가다. 특히 그는 전문성과 능력 등 재능을 갖춘 인사들을 두루 적극 기용하는 통합의 리더십을 통해 부족한 경험을 보완해나갔다고 지적했다. 희망의 원천은 바로 통합의 리더십과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임을 말하고 있다. '진보적 목표를 보수적으로 표현하는' 오바마 특유의 정치스타일은 미국의 보수와 진보를 융합하고 있다.

우리의 정치현실은 어떤가. 정권교체 이후 통합과 불평등 해소보다는 독단과 양극화 심화를 부채질하는 쪽으로 질주했음을 부인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고소영' '강부자' 내각, '부자감세'가 국민통합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을 콧방귀로 대꾸하지 않았는가.

중용과 절제라는 전통 보수의 목표와 가치는 진보적 시각을 포용할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시장자본주의는 사회적 불평등을 정책적으로 보완할 때 더욱 발전하고 풍요로워진다.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울 때는 더욱 서민들을 보듬는 정책을 내놔야 신뢰를 얻고 경제난 극복에의 희망을 줄 수 있다. 사회가 불평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사람을 믿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크루그먼의 말을 새겨봄직하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울산·경남 영하권 초겨울 추위…일교차 유의
  2. 2[속보] 트럼프 “UFC 회장에 백악관 대변인 제안, 광기 어린 좌파로부터 우리 지켜야”
  3. 3부산서 부탄가스 난로 폭발 사고... 2명 화상
  4. 4'저출생 여파' 내년 초등입학생 역대 첫 20만명대로 감소 유력
  5. 5부산시, 국제e스포츠연맹에 임대료 유상 전환 통보... 사무국 해외 이전 우려
  6. 6'中 스파이 연루설' 젠슨 황 딸, ‘가족 문제’로 방한 취소
  7. 7정풍송 노래비 건립 재추진 움직임에 밀양시의회 “반대”
  8. 8금관가야 왕도 김해, 내년 '고도' 지정 도전
  9. 9올해 3분기 상용직 증가분 75%는 60세 이상…20·30대는 감소
  10. 10[속보] 서울에 벌써 ‘첫 눈’ 내렸다... 작년보다 26일 빨라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청와대 정무수석에 최인호 HUG 사장 지명
  3. 3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4. 4홍익표 정무수석 사의 표명…후임에 최인호 HUG 사장 거론
  5. 5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6. 6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7. 7이 대통령, 법무장관 후보자에 이용철 지명…국세청장엔 안덕수
  8. 8[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소폭 반등한 41%…민주36%·국힘 28%
  9. 9김민석, 신천지 논란 재차 사과…“상처 입은 모든 분께 죄송”
  10. 10'조작기소 특검법' 오늘 與 주도 국회 본회의 처리 전망
  1. 1'저출생 여파' 내년 초등입학생 역대 첫 20만명대로 감소 유력
  2. 2'中 스파이 연루설' 젠슨 황 딸, ‘가족 문제’로 방한 취소
  3. 3올해 3분기 상용직 증가분 75%는 60세 이상…20·30대는 감소
  4. 4녹색전환 핵심 ‘전기화’, 기업10곳 중 3곳만…“인센티브 필요”
  5. 51249회 로또복권 1등 14명…당첨금 20억2505만 원
  6. 6[속보]"'블루웨이브 쇼크'에 세계증시 시총 하루만에 4800조 원 증발"
  7. 7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1원… 전주보다 0.2원 ↓
  8. 8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9. 9‘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10. 10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1. 1부산·울산·경남 영하권 초겨울 추위…일교차 유의
  2. 2부산서 부탄가스 난로 폭발 사고... 2명 화상
  3. 3부산시, 국제e스포츠연맹에 임대료 유상 전환 통보... 사무국 해외 이전 우려
  4. 4정풍송 노래비 건립 재추진 움직임에 밀양시의회 “반대”
  5. 5금관가야 왕도 김해, 내년 '고도' 지정 도전
  6. 6[속보] 서울에 벌써 ‘첫 눈’ 내렸다... 작년보다 26일 빨라
  7. 7부산 영도구 주택서 부탄가스 난로 폭발…50대 남성 2명 화상
  8. 8겨울시작 '입동'인 7일, 부울경 맑고 쌀쌀… 외출땐 따뜻한 옷 필수
  9. 9올가을 첫 얼음 관측… 오전 7시 설악산 영하 9도, 횡성 영하 6.8도
  10. 10[속보]대구서 자신 도우려던 구급대원 얼굴 때린 60대 벌금 700만 원 선고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3. 3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4. 4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5. 5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부산 관광 다음 키워드는 ‘건축관광’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공공재
선출 권력 통제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능인선원, 체불임금마저 대여금으로 처리하려 하다니
미 민주당 상·하원 장악…통상·안보 전략 재점검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낯설고도 궁금했던 부산과의 첫 만남
일상으로의 초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오래된 건축이 만드는 새로운 연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눔이 만드는 연말의 온도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