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박태환 키운 우리 부모들 /변영상

불안한 미래 혼자 견디며 뒷바라지한 그들에 갈채를

  • 편집2부장
  •  |   입력 : 2008-08-13 20:31:10
  •  |   본지 3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기자가 애초 다루려 한 칼럼 내용은 최근 또다시 불거진 신한일어업협정과 독도에 관한 문제였다. 10년 전 협정 발효 당시 그 현장의 중심에서 취재를 한 바 있어 독도 영유권 훼손 여부를 따질 생각이었다. 대략 구상까지 끝냈으나 그게 뒤에 바뀌었다. 바로 올림픽 때문이다. 더 정확히는 박태환이 자유형 200m에서 2위를 한 후다. 자신은 아직 갓난아기라며 경쟁자인 펠프스와의 실력 차를 직시하고, 격차를 좁히려는 투혼이 금보다 더한 감동으로 기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번 수영 자유형의 금,은은 아시아의 반란으로 여겨질 만한 놀라운 땀의 결실이다. 비단 박태환뿐이겠는가. 베이징서 거친 숨을 몰아쉬는 대한건아 모두가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언제쯤 금메달이…"하던 조바심도 이젠 사라져 하루하루가 기다려진다.

그런 선수들을 지켜보면서 새삼 마음이 이끌리는 데가 있다. 바로 그들을 키운 아버지 어머니이다. 지금 이 순간 자녀를 둔 부모의 한 사람으로 이런 생각을 해본다. 만약 아들 딸이 "운동선수 될래요"라고 했을 때 어떤 대답을 할까. 그것도 비인기 종목으로 큰 대회 때나 반짝 관심이 가는 분야라면. 아마도 "그거 해서 먹고 살겠나" "너무 힘든 길이다" 정도로 일축했을 것이다. 설령 재능이 있고 주위서 권유를 한다손치더라도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허락하기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 않은 부모 입장에서 보면 보수적 편견으로 비칠 수 있으나 필부의 보통 부모들 생각은 거의 어슷비슷할 것으로 여겨진다.

늦둥이 외아들의 천식을 고치려 다섯 살 때 수영장으로 이끌었다가 초등학생 때 선수로 입문시킨 박태환의 부모는 과연 어땠을까. 올림픽 최초로 여자펜싱에서 은메달을 딴 남현희가 처음 검을 쥔 것은 중학교 시절이었다. 당시 그 부모는 흔쾌히 받아들였을까. 동양인으로서는 도저히 그 벽을 넘기 어려운, 족탈불급으로 여겨지던 종목이 아닌가. 미루어 짐작건대 아이의 불안한 장래 걱정으로 "그래 한번 해봐라"라는 결단을 내리기까지 고민과 번뇌가 많았을 것이다. 400m서 금 부담을 던 박태환이 200m 경기 때 응원하던 아버지가 "이렇게 편안하게 지켜본 게 처음"이라고 했던 말에서 애끓인 지난 10여 년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결코 녹록지않은 길을 그들은 걸어왔고 그 대가로 오늘 그 자리에 있다.

일류 선수를 배출하기까지에는 여러 조건이 조화롭게 형성돼야 한다. 본인의 천부적인 자질과 소양, 성취욕 등 내재한 특성을 비롯해 훌륭한 지도자의 조력과 물질적 뒷받침 등이다. 국제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은 경제성장과 국력신장의 한 결과로도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욱일승천하는 우리 선수들의 분전을 접하면서 더욱 옷깃을 여미게 하는 것은 바로 그런 기재들을 키워낸 부모의 뜨거운 관심과 열정, 헌신적 뒷바라지이다. 메달리스트뿐만 아니라 베이징에 자녀를 대표선수로 보낸 수많은 부모들. 개개인의 형편을 떠나 제2, 제3의 박태환 아버지 어머니로 똑같이 외롭고 힘들게 기약없는 시간과 싸워왔을 것이다.

학벌 돈 권력을 쫓아 교육열이 뜨겁다 못해 과열로 넘쳐나는 우리의 현실에서 장래가 보장되지 않는 운동선수로 자녀를 키운다는 것은 대단한 각오가 아니면 힘들다. 잠재력을 발견하더라도 아이를 험난한 기초 종목의 체육계로 내몰기는 어려운 것이 부모들의 인지상정이다. 그렇기에 남들이 외면하는 가시밭길로 들어서 끝까지 믿고 밀어준 선수 부모들 앞에서 고개가 숙여진다. 흔히 자녀에게 "그래도 공부가 제일 쉽다"고 얘기하는 부모로서 더더욱 그렇다.

누구에게나 숨은 능력이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 그러나 그 내재한 능력이 갑자기 발견되는 경우는 드물다. 극심한 고통과 한계 상황을 거치면서 비로소 잠들어 있던 잠재력이 밖으로 뛰쳐나오게 돼 있다. 숨은 재능을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재발견이며,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는 보편적 진리가 오늘따라 천금의 무게로 다가온다. 꿈을 이뤄간다는 것은 싫증과 실패의 두려움을 이겨낸다는 것과 일맥으로 통한다. 우리 대표선수와 그 부모들이 이를 체험하고 극복한 사람들이 아니겠는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그들에게서 새롭게 교훈을 얻는다. 놀라운 세대를 탄생시킨 위대한 부모들에게 금메달의 갈채를 보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은행점포 영업시간 30분 단축…내년 4월부터 9시30분 개점(종합)
  2. 25배까지 뛴 불꽃축제 숙박료…지긋지긋한 ‘바가지’
  3. 3‘부캉이’ 보낸다…29일 선박·워터펌프로 외해 유도(종합)
  4. 4기장의 1/10…부산 북구 참전수당 월 2만 원 ‘서러운 대접’
  5. 5“보조금 심의 결정권자는 나” 부산 중구 부구청장 논란
  6. 6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7. 7찜질방·호텔 빈대 출몰에 화들짝…관광도시 부산 이미지 훼손 우려
  8. 8에코델타시티 마을버스…강서 17년 만에 새 노선
  9. 9방호복·지뢰덧신 살펴보는 국회 국방위원들
  10. 10靑 “北포로 비공개 합의 부인 강력 유감” 우크라에 사과 요구(종합)
  1. 1靑 “北포로 비공개 합의 부인 강력 유감” 우크라에 사과 요구(종합)
  2. 2“BPA, 1년간 1조원대 채권 발행…항만공사 통폐합 강행 땐 빚 전가”
  3. 3“피지컬AI 항만 실증사업, 광양항 아닌 부산항서 해야”
  4. 4李 지지율 2주째 상승 37.9%…양당 지지도 오차범위 접전
  5. 5여야 만난 강신철 국방부 장관 “北 지뢰 확인 땐 상응 조치…은폐 없다”(종합)
  6. 6靑 재제청 요구 거부 조희대 “국감서 밝히겠다”(종합)
  7. 7부산시 ‘도시계획’ 조직개편 여파…시의회 상임위 간 신경전
  8. 8‘인천대 교수 임용 특혜 의혹’ 유승민 딸, 입건없이 10개월째 수사만
  9. 9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10. 10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1. 1은행점포 영업시간 30분 단축…내년 4월부터 9시30분 개점(종합)
  2. 2부산서 하루 더…오버나잇 크루즈 성황
  3. 3안주고 덜준 보험금, 5년간 1000건 육박
  4. 4HJ중공업 조선업계 첫 올해 임단협 타결
  5. 53년물 국고채 4.1% 돌파…美 금리 급등 여파
  6. 6빚 갚으려고 또 빚…카드론 대환 23%↑
  7. 7“금융위 경험·네트워크로 부산 금융생태계 강화”
  8. 8부산 유주택 신혼 반토막…‘6억 초과’ 보유는 2.5배 급증(종합)
  9. 9시중銀, 부울경 전략산업 금융 확대…지역銀 영역침범 우려도
  10. 10AI로 ‘해상 교통 혼잡도’ 예측한다
  1. 15배까지 뛴 불꽃축제 숙박료…지긋지긋한 ‘바가지’
  2. 2‘부캉이’ 보낸다…29일 선박·워터펌프로 외해 유도(종합)
  3. 3기장의 1/10…부산 북구 참전수당 월 2만 원 ‘서러운 대접’
  4. 4“보조금 심의 결정권자는 나” 부산 중구 부구청장 논란
  5. 5찜질방·호텔 빈대 출몰에 화들짝…관광도시 부산 이미지 훼손 우려
  6. 6에코델타시티 마을버스…강서 17년 만에 새 노선
  7. 7약발 없는 바가지 대책…인센티브·숙박세로 실효성 키워야
  8. 8김해 아이돌봄 대기 5개월…부모 속타네
  9. 9부산대 양산캠 유휴부지, 양산시도 나섰다…개발 TF 꾸려 대응
  10. 10약사 면허 빌려 28억 부당이득…환수 거부에 法 “토해내라” 쐐기
  1. 1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2. 2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3. 3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4. 4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5. 5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6. 6안세영, 천위페이도 가볍게 압승…결승 진출
  7. 7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8. 8이강인·황인범 활용법 찾아라
  9. 9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10. 10[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국제칼럼 [전체보기]
개헌 말하려면 헌법 준수부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기고 [전체보기]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AI 설계 어선
부캉이가 띄운 북항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법과 원칙 외면한 시유재산 관리, 책임 물어야 한다
금고 선정, 금리 경쟁 넘어 지역자금 선순환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북항 찾은 상어 ‘부캉이’와 잊힌 갈매기 ‘부기’
‘지방시대위’ 부산 이전, 다시 뛰는 대한민국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청년·노인 예산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