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언론 막기 전에 신뢰부터 /장병윤

정부 비판자에 좌파 딱지 대신 제대로 된 정치 펼쳐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한때 언론을 통제하기 위한 '보도지침'이라는 게 있었다. 5공초 신군부 세력은 언론사에 날마다 기사보도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은밀하게 내렸다. 특정 사안에 대한 보도 여부와 방향, 형식까지 정해 시달했다. 부정한 방법으로 집권했던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고 효율적 통치를 위한 언론 통제였던 것이다.

요즘 분위기가 다시 그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 같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기도가 날로 그 도를 더한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코드에 맞지 않는 방송을 손아귀에 넣고 촛불의 발원지였던 인터넷 재갈 물리기에 안달이 나 있다. PD수첩 타도와 KBS사장 끌어내리기 등 공영방송에 가해지는 위협은 눈 뜨고 못 볼 지경이다. 미국산쇠고기 졸속협상, 광우병에 대한 비판이 체제전복을 시도한 중대범죄로 부풀려지고, 임기를 보장받는 공영방송 사장을 축출하기 위해 온 정권이 팔을 걷고 나선다. 여기엔 민주적 절차도 실정법도 아예 무시된다.

인터넷 재갈 물리기도 도를 넘어섰다. 인터넷실명제의 전면실시, 사이버모욕죄 신설, 심지어는 '인터넷 사이드카'까지 도입하겠다고 한다. 주식 등락 폭이 클 경우 일시적으로 매매를 중지시키는 사이드카 제도처럼 특정 이슈에 대한 댓글이나 조회수가 갑자기 늘 경우 인위적 개입을 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다. 한마디로 온라인 여론을 조정하고 검열하겠다는 것 아닌가.

언론을 통제함으로써 권력을 확고히 하겠다는 것은 과거 독재시대 집권자들에게나 있음직한 발상이다. 그런데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출발한 이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틀어막으면서 역사의 수레바퀴를 30년 전으로 되돌리려 하고 있는 것이다. 쇠고기파동 이후 흔들리는 국정을 추스르고 남은 4년간의 국정을 편히 가져가려는 생각인 것 같지만, 오판일 따름이다.

이런 억압적 분위기는 곳곳에서 코드 맞추기를 부르며 사회를 획일적으로 몰고간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 국방부가 불온서적 23종을 선정해 병영에서 추방하겠다고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장하준 캠브리지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 세계적 석학 노엄 촘스키의 '507년 정복은 계속된다'에도 불온 딱지가 붙었다. 권정생 선생의 '우리들의 하나님'까지 반정부·반미 서적으로 찍힌 대목에서는 실소가 나온다. 권력자와 부자의 마음속에는 하나님이 거할 자리가 없다고 해서인가, 과도한 축재가 이웃에 대한 도적질이라는 유언비어(?)가 심기를 긁은 걸까.

이윤호 지식경제부장관은 한 술 더 뜬다. 지난달 30일 전경련 하계포럼에 참석해 "촛불집회를 보며 우리 사회에 좌파가 얼마나 많은지를 요즘 새삼 깨닫는다"며 촛불시위 참여자를 좌파로 매도해 국민들을 아연하게 했다. 코드 맞추기 경쟁은 서울 관악구의회가 벌인 정치 코미디에서 절정에 이른다. 구의회가 미국산쇠고기 단체급식 사용금지를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지 보름 만에, 한나라당 구의원들이 부시 방한을 앞두고 뒤집어버린 것이다. 이 와중에 경찰청이 어청수 청장 동생 소유호텔 성매매 의혹을 보도한 방송영상을 인터넷에서 삭제하도록 요구하는 '사적인 통제'까지 끼어들고 있다.

국민에게 외눈박이를 강요하는 집권세력과 일부 보수언론의 행태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다. 미국산 쇠고기와 부시 방한에 대한 반대, 한미FTA와 재벌들의 전횡에 대한 비판에 좌파라는 딱지를 붙이기를 서슴지 않는다. 어쩌면 앞으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10%대로 나오는 것까지 국민이 책임져야 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며칠 전에는 60만 기자를 회원으로 거느린 국제기자연맹(IFJ)이 나서 이명박 정부의 억압적 언론정책에 경고장을 보냈다.

논어의 계씨(季氏)편에는 '온 세상에 도가 있으면 서민들의 의논이 없게 된다(天下有道則庶人不議)'는 구절이 있다. 이를 다산 정약용은 "태평성대에도 비방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제도를 세웠는데, 일반 서민들의 자유로운 의논을 막을 수 있겠는가. 정통성 있는 권력이 도에 합당한 통치를 한다면 특별히 서민들의 논의가 두려울 것 없다"고 해석했다. 독선과 아집으로 국민의 입을 틀어막으려는 것보다 제대로 된 정치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우선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3. 3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4. 4‘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5. 5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6. 6[근교산&그너머] <1484> 통영 학림도 망산
  7. 7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8. 8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9. 9147일 만에 투표지 공개 검증
  10. 10아직 관객 많은 ‘오디세이’인데…아이맥스관에서 내린 사정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3. 3[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4. 4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5. 5‘가상자산 과세 유예’ 결론 못낸 당정
  6. 6李 대통령 “국민 생명·안전 지키기가 최우선”
  7. 7여야 ‘조희대 국조’ 두고 공방 격화
  8. 8[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9. 9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10. 10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1. 1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2. 2‘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3. 3부산시 “부산에 글로벌 AI 허브 유치하겠다”
  4. 4퇴직금 2028년부터 사외적립…체불 예방
  5. 5미래에셋·대신증권·빗썸도 뚫렸다(종합)
  6. 6사실상 금융업 전체가 다 털릴 판…靑, 긴급 대응회의(종합)
  7. 7첫 100조 분기매출 하닉 “100조 주주환원 하겠다”(종합)
  8. 8전용터미널·화주 인센티브 등 북극항로 상업운항 지원 요구
  9. 9부산과학기술협의회·CTO평의회 역량 확대
  10. 10부산銀 센텀센터, 스타트업 지원 거점화
  1. 1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2. 2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3. 3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4. 4아울렛서 만나는 김해 도자기
  5. 5영업중단 이어 단전 위기…피가 마르는 홈플러스 입점업체들
  6. 6후배 경찰 신체 ‘덥석’…파출소 팀장 추행 혐의 피소
  7. 7부경대 5108명 정보유출…위탁보안 비상
  8. 8“일부 수사 강압·부실” 부산변회, 권한 커진 경찰 첫 평가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9일
  10. 10“공장화재 대원 고립됐다” 실전같은 훈련
  1. 1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2. 2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3. 3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4. 4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5. 5‘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6. 6‘은퇴 기로’ 손아섭, 2년 만에 NC로…3000고지 향한 행진 계속
  7. 7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8. 8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9. 9김해FC, 제6대 사령탑에 설기현 감독 선임
  10. 10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진짜 질문의 시작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지긋지긋한 론스타
어떤 ‘최장수’ 기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79년 정론 국제신문 정상화 요구 들불처럼 번진다
노후 원전 사용연장 안전에 일말의 의심 남지않게
세상읽기 [전체보기]
반복된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
한국 경제 떠받치는 중장년, 이제 다시 봐야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