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남북정상회담 합의안을 둘러싸고 남한에서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논쟁거리 중 하나가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된 해주 지역 '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에 대한 찬반 논란이다. 일부 정치권과 보수 진영은 정상회담 이전부터 "북측에 우리 영토를 빼앗길 우려가 있다"며 NLL 문제의 정상회담 의제화에 극렬히 반대했고, 정상회담이 끝난 뒤에도 "해주 특별지대 설치는 사실상 NLL 무력화 조치"라며 반대 주장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런 '땅 따먹기' 식의 주장과 시각에 쉽게 동의할 수가 없다. 남북한 관계를 대립과 갈등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일 뿐더러, 도대체 남북 어느 쪽에도 실익이 없는 소모적인 논쟁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 같은 주장의 밑바닥에는 얕은 개인적, 정파적 이해관계가 깔려 있다고도 보여진다.
물론 한 국가에 있어서 영토와 안보는 매우 중차대한 개념이다. 하지만 국제사회와 시대의 흐름은 갈등과 대립보다는 화해와 협력, 공동번영과 상생을 통한 상호적 안보 구현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남북이 선 하나 달랑 그어 놓고 '네 땅, 내 땅' 타령에만 빠져 서로에게 무익한 마이너스(-)적 대립과 갈등만 반복하고 있어야 한단 말인가.
대안없이 'NLL 고수'만 주장하는 일부의 시각대로라면 남북은 천세 만세 총칼을 서로 겨눈 채 서해 바다에서의 공동어로나 개발협력을 통한 공동이익 창출이라는 상생의 기회는 포기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이익이 무엇인가. 중국은 급성장으로 남북한 경제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고, 수차례 한반도를 침략했던 일본은 급속도로 우경화되면서 또다시 우리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소모적 NLL 논쟁을 넘어서서 서해 평화협력특별지대라는 실용주의적 해법으로 남북 간 현안문제를 절묘하게 풀어낸 데 대해 박수를 보낸다. 우리 정부의 창의적인 외교력의 가능성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향후 남북관계 현안도 실용주의적 해법으로의 접근이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정상회담 후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노 대통령에 대한 45~55%대의 높은 지지율은 곧 이런 접근법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와 공감을 뜻하는 것이다. 우리 정치권도 서해를 '평화의 바다'로 만드는 발상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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