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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양어선 누비던 그 바다, 1만8000㎞ 건너 ‘예술 군도’가 되다

space bv·라 레헨타 아트센터, 12월까지 국제 프로젝트 ‘군도랩’

  •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  |   입력 : 2026-08-26 18:57:04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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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예술공간 space bv와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라 레헨타 아트센터의 국제 교류 프로젝트 ‘군도랩’의 첫 전시로 마련한 강대운 작가의 인터랙티브 미디어 설치 작품 ‘Visunium’과 디지털 드로잉 이미지. 김현명 촬영.   space bv 제공
- 부산-카나리아 제도 오가며 협업
- 지역 간 장기적 교류 모델 모색

해변을 낀 도시 부산과 스페인의 자치공동체이자 군도(Archipelago·무리를 이룬 크고 작은 섬) 카나리아 제도를 예술로 잇는 국제 교류 프로젝트가 진행돼 눈길을 끈다. 멀게만 느껴지는 두 지역의 작가들이 ‘군도’라는 공통의 주제를 바탕으로 독립적인 예술 작품과 공동의 협업 결과물을 내놓는 작업을 4개월간 펼칠 예정이어서 흥미롭다.

부산의 복합예술공간 ‘space bv’(금정구 두구동)와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의 공공 현대미술기관 ‘라 레헨타 아트센터(La Regenta Art Center)’가 함께 하는 ‘군도랩: Archipelago Lab’이 이번 달부터 12월까지 진행된다.

이 프로젝트는 2024년부터 부산과 카나리아 제도를 오가며 전시·레지던시·리서치·공연·워크숍을 이어온 예술가들이 진행하는 국제 프로젝트이다. 부산의 독립된 예술공간과 카나리아 제도의 공공 미술기관이 협업해 국제 교류 모델을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군도랩’은 서로 다른 두 해안 지역을 군도의 개념으로 연결한다. 각각의 예술가를 독립된 ‘섬’으로 바라보고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에서 성장한 이들이 전시와 레지던시를 통해 연결되고 협업하며 새로운 군도를 형성하는 과정을 보여줄 예정이다.

부산의 예술가들이 카나리아 제도에서 열린 예술 행사에 참여한 모습. space bv 제공
프로젝트는 부산과 카나리아제도에서 진행된다. space bv에서 강대운 작가의 인터랙티브 미디어 설치 작품 ‘Visunium’ 전시가 지난 21일 시작해 다음 달 5일까지 진행된다. 이어 다음 달 8일부터 26일까지 같은 공간에서 김춘자 권순관 강대운 이정윤 작가와 스페인 작가 카를라 페르난데스(Carla Fernandez)가 참여하는 기획전이 열린다. 회화 사진 영상 설치 미디어 등의 매체를 통해 군도의 개념과 장소, 이동, 환경, 기억의 문제를 풀어낸 전시다.

또 부산에서 다음 달 29일부터 10월 17일까지 페르난데스 작가의 부산 체류 결과 보고전이 이어진다. 카나리아 제도 출신의 작가는 라 레헨타 아트센터 국제 공모를 통해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영상과 사진을 기반으로 사회적 관계와 정체성, 장소와 영토의 문제를 탐구한 그는 부산에 머물며 완성한 신작 ‘18,700 km’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 작품은 1960년대 원양어업을 계기로 카나리아 제도 라스팔마스에 형성된 한인 공동체를 탐구하며 한국인의 디아스포라에 관해 다룬다.

프로젝트는 부산의 예술가들이 카나리아 제도에서 이어간다. 오는 11월 18일부터 12월 15일까지 이정윤 강대운 김춘자 권순관 등이 라스팔마스에서 부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현지 리서치와 신작 제작을 위한 레지던시를 진행한다. 이들은 12월 3일부터 31일까지 라 레헨타 아트센터에서 신작을 전시하고 워크숍 등의 행사를 통해 현지인과 교류도 할 예정이다.

프로젝트 총괄 기획을 맡은 space bv 대표 이정윤 작가는 “2024년 카나리아 제도의 전자음악·예술축제 케록센(Keroxen)에 설치미술 작가로 초청되면서 부산의 예술가와 현지를 잇는 다원예술 프로젝트가 시작됐고, 이번에 공공 미술기관과의 국제 교류로 이어졌다”며 “공공 미술기관이 가진 제도적 인프라와 작가들의 실험성·기동성을 결합해 지역과 지역을 장기적으로 연결하는 국제 예술 협업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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