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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김부장’의 한 장면. 주연배우 소지섭의 통쾌한 액션과 화끈한 극 전개로 신드롬급 화제를 모으고 있다. SBS 제공 |
- SBS 시청률 최근 22.3% 기록
- 넷플릭스 비영어 쇼 1위 차지
- ‘테이큰’ 서사와 韓 클리셰 결합
- 돌아온 ‘소간지’ 맨몸 액션 호평
‘열어보기 전까지 흥행은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 개봉 전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왕과 사는 남자’가 1000만 관객을 끌어들이며 올해 극장가에서 이 말을 입증해 보였다면, 안방 극장에선 ‘김부장’이 그 흐름을 이어받았다.
첫 회 시청률 9.5%(닐슨코리아·전국 기준)로 출발한 ‘김부장’은 4회 만에 20%를 돌파한 데 이어 11일 방송된 6회에서 22.3%를 찍었다. 이는 ‘열혈사제’ ‘모범택시2’ 등을 제친 역대 SBS 금토 드라마 시청률 2위에 해당하는 기록.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유튜브 등으로 시청 환경이 분산된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이 분야 1위는 ‘펜트하우스2’로, ‘김부장’이 남은 4회 동안 ‘펜트하우스2’의 기록을 넘어설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김부장’의 인기는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타고 전 세계로 송출되면서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5일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투둠에서 집계한 넷플릭스 톱 10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김부장’ 시청수(Views·시청 시간을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는 910만 뷰로 비영어 쇼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정말이지, 감독도 배우도 시어머니도 며느리도 모르는 게 흥행이다.
소지섭이 분한 ‘김부장’ 속 아저씨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과는 결이 많이 다르다. 그렇다고 해서 처음 보는 아저씨도 아니다. 납치된 딸을 구출하기 위한 전직 특수 요원의 추격전이란 내용에선 “I will find you, and I will kill you”를 외쳤던 ‘테이큰’의 리암 니슨 아저씨가 떠오르고, “안경 쓴 중년은 건드리지 마라”며 로그라인에선 개는 건드리지 말라던 ‘존 윅’의 키아누 리브스 아저씨 향기가 난다. 하지만 ‘김부장’은 여기에 북한군 출신 남한 블랙요원이라는 한국만의 특수한 상황과 부패 정치인과 결탁한 조폭 출신 경제인, 학폭과 같은 K-콘텐츠의 클리셰를 한껏 부어 차별화를 이뤘다.
‘촉법 소년’을 때려잡는 ‘무법 중년’이란 콘셉트 또한 대중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줬다. “우리는 법이랑 아무 상관이 없다. 미성년자라서”라고 비웃는 가해자 앞에서 김부장은 물러서지 않는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촉법소년? 표현 좋네. 그럼 나는 무법중년 해야겠다”고 답하며 가해자를 참교육시키는 장면에 많은 시청자가 마음을 빼앗겼다. 학교 폭력 가해자가 권력자라고 해도 김부장 앞에선 안 먹힌다. 청소년 가해자에서 시작해 폭력배, 권력 상부층까지 단계적으로 응징하는 서사가 지지를 얻는 분위기다.
‘김부장’ 성공을 견인하는 또 하나는 배우다. 그 중심에 소지섭이 있다. 이번 드라마에서 그가 연기한 ‘김부장’은 겉보기엔 평범한 은행원이지만, 실상은 남북이 모두 두려워했던 전설의 고스트 요원(코드네임 66). ‘소간지’라는 별명이 증명하듯, 고난도 액션을 멋들어지게 소화하는 소지섭의 맨몸 액션에서 간지가 폴폴 난다. 힙합 앨범을 발매하고, 예술 영화를 꾸준히 수입하며 쌓은 대중과의 친밀감도 이번 드라마에 좋은 영향을 주는 분위기다.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에 감독 장항준을 향한 대중의 호감이 유리하게 작용한 것과 유사한 모습이다.
김부장의 남한 특수요원 전우이자 이웃 아저씨들로 분한 윤경호와 최대훈의 코믹 연기도 이 드라마 흥행의 큰 수훈이다. 수더분한 동네 태권도장 관장이지만 위기의 순간 살인 병기로 돌변하는 성한수(최대훈)와 푸근해 보이는 외모 속에 능력을 감춘 해병대 예비역 박진철(윤경호). 이들이 김부장과 만들어가는 우정이 유쾌함을 조성하며 액션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
한편 ‘김부장’의 흥행 돌풍에 고무된 SBS는 2회 분량의 스페셜 방송을 추가로 긴급 편성했다. 방영일은 오는 31일과 다음 달 1일로, 구체적인 방송 형식은 아직 논의 중이다.
정시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