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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월 정액제·매주 수요일 할인…K-무비 심폐소생한다

한국영화 위축 넘어 고사 직전…정부 “美·佛의 구독형 패스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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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밀한 수요예측 통한 정착 관건
- ‘문화가 있는 날’ 확대도 검토 중

극장 관객은 줄고, 투자는 얼어붙고, 제작은 축소됐다. 연간 누적 관객 1억 명이 붕괴할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간신히 1억 명은 넘겼으나 지난해 1000만 영화는 한 편도 나오지 않았다. 특히 한국 영화 점유율이 큰 폭 하락한 것이 뼈아팠다. 한국 영화에 심폐소생은 가능할까. 혹한기가 지속되자 결국 정부가 나섰다.
부산 영화의전당이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공연영상물과 영화를 무료로 상영하는 모습. 영화의전당 제공
■구독형 영화 패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구독형 영화패스’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OTT처럼 관객이 구독료를 미리 지불한 후 일정한 기간 내 자유롭게 영화를 볼 수 있게 하는 정책이다. 정책의 시행 시점이나 구독료, 정부 지원액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문체부는 “극장업계를 비롯한 영화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을 때 나온 아이디어”라는 점에서 “정책에 업계 대부분이 동의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프랑스 미국 등 영화관 위기를 일찍이 겪은 해외에선 이미 다양한 구독형 영화관람권 사업 및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나라가 프랑스다. 프랑스는 2000년대 초반부터 구독제를 도입해 월 20유로(3만4000원 상당) 안팎의 정액 요금으로 제휴 영화관에서 마음껏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영화관 체인인 AMC도 ‘A-List’라는 구독형 패스 제도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월 20~30달러를 내면 일주일에 영화 4편을 볼 수 있는 제도로, 무제한인 프랑스와 달리 횟수 제한이 있는 것이 차이점이다.

실패 사례도 있다. ‘영화계의 넷플릭스’라 불리며 2017년에 출시된 미국의 ‘무비패스’가 그렇다. 월 9.95달러(1만4000원 상당)만 내면 매일 극장에서 영화 한 편을 볼 수 있는 구독서비스를 출시해 단기간에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유치했지만, 수요예측에 실패한 결과 비용이 수입보다 늘어 서비스를 중단해야 했다. 이 같은 해외 사례를 타산지석 삼아 한국 시장에 맞는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한국은 제작사 배급사 극장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엮여 있는 만큼 이를 지혜롭게 풀어내는 것이 제도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문화가 있는 날 확대 시행

국내 영화산업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구독형 영화 패스’와 함께 내놓은 카드는 ‘문화가 있는 날’의 확대 시행이다. 문체부는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로 지정된 ‘문화가 있는 날’을 매주 수요일로 확대한다는 ‘문화기본법 시행령’을 지난 20일 입법예고했다. 시행령이 확정되면 한 달에 4회 이상의 ‘문화가 있는 날’이 생기는 셈이다.

문체부는 2014년 1월부터 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해 국공립 주요 문화시설을 무료로 이용하거나, 영화관 등 민간 문화시설의 이용료를 할인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주요 영화관에서는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시작되는 2D 영화를 7000원에 관람할 수 있어 시민의 큰 호응을 받았다.

그러나 ‘문화가 있는 날’의 확대 시행으로 매주 영화를 7000원에 볼 수 있다는 언론 보도가 퍼지자, 문체부는 부랴부랴 보도자료를 내고 “관련 사항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참여기관별 구체적인 혜택 내용은 확정되는 대로 추후 별도 안내해 드릴 예정이다”고 한발 물러섰다. ‘문화가 있는 날’은 정부의 직접 예산 지원 없이 민간사업자의 자발적 참여로 운영돼 왔다. ‘정책’만 발표하고 ‘지원’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던 만큼, 시장 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은 발표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되새겨 볼 시점이다.

정시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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