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한국을 떠나는 것도, 남는 것도…모두 이해되는 청춘영화이길”

영화 ‘한국이 싫어서’ 고아성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4-08-28 18:16:19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유관순’ 배우가 한국이 싫다니…
- 아이러니컬한 영화 선택에 신기
- ‘좋은 저예산 영화’ 출연 즐거움

- 작년 비프 개막작 선정됐지만
- 당시 큰 부상으로 불참 아쉬워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시작으로 최근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까지 작품마다 존재감 있는 연기를 보여준 배우 고아성이 한국 사회 청춘을 대변하는 영화 ‘한국이 싫어서’(개봉 28일)로 돌아왔다. 장강명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에서 고아성은 행복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도전과 성장을 거듭하는 20대의 모습을 그렸다.

영화 ‘한국이 싫어서’에서 행복해지고 싶은데 한국에서 행복할 수 없어서 뉴질랜드로 떠나는 계나 역을 맡은 고아성. 엔케이컨텐츠 제공
‘한국이 싫어서’에서 20대 후반 계나는 어느 날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 직장과 가족, 남자친구를 뒤로하고 홀로 뉴질랜드로 떠난다. 고아성은 지독한 취업난을 겪고 들어간 직장, 결혼하자는 오랜 남자친구 지명, 적금을 깨 아파트로 이사 가자는 부모를 뒤로하고 한국을 떠나는 계나 역을 맡았다. 스스로 경쟁력 없는 인간이라고 말하는 계나에게 한국이 싫은 이유는 행복해지고 싶은데 여기서는 행복할 수 없어서다.

개봉을 앞두고 만난 고아성은 “시나리오를 읽고 처음에 느꼈던 것은 계나를 향한 저의 복잡한 마음이다. 계나는 더는 여기서 못 살겠다는 입장인데, 저는 외국에 나가서 사는 게 더 힘들다는 생각도 들었다. 둘 다 동의가 가능하다. 이런 점이 관객분들한테까지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고아성의 전작들이 한 가지 명확한 메시지를 지닌 영화였다면, ‘한국이 싫어서’는 관객 시각으로 본 계나의 선택에 대해 다른 의견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던 것이다.

재미있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녀는 “어떤 배우와 함께 있을 때 ‘한국이 싫어서’ 시나리오가 들어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배우에게 이 영화 제안이 들어왔다고 하니 ‘네가 유관순 역을 했는데 한국이 싫으면 어떡하냐’고 하더라”며 웃었다.

원작 소설이 있는 작품은 고아성에게 처음이었다.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원작을 읽지 않은 배우도 있는데, 고아성은 소설 문장을 메모해 읽으며 연기에 도움을 받으려고 했다. 그녀는 “시나리오가 연구 대상이고 파헤쳐야 하는 과제 같은 느낌이라면, 원작은 오리지널 소스 느낌이었다. 가장 힘이 되는 문장들을 따로 적어놓고, 촬영할 때마다 가지고 다녔다”며 실제 메모한 종이를 꺼내 보였다.

고아성은 계나의 뉴질랜드 생활을 촬영하기 위해 한 달 반 정도 현지에 머물렀다. 짧은 기간과 넉넉지 않은 예산이었기에 치열하게 촬영했다. 특히 계나의 뉴질랜드 생활 3년 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난생처음 태닝도 했다. 고아성은 “(3년의 경과를 보여줄) 근본적인 변화가 무엇일까를 생각해 봤을 때 피부일 것 같았다. 안 해본 경험이어서 너무 새로웠다. 그동안은 배우로 활동하며 ‘자외선에 타면 안 된다’, ‘피부가 까매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늘 있었는데 태닝을 하고 나니까 뉴질랜드 햇살 아래에서 촬영할 때 굉장히 자유로웠다”고 떠올렸다.

영화 ‘한국이 싫어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엔케이컨텐츠 제공
또 가장 인상에 남았던 촬영 장면으로는 계나가 불법 동영상 촬영으로 벌금을 물고 집에서 쫓겨나 캐리어를 끌고 가다 도로에 주저앉아 엉엉 우는 장면을 꼽았다. 그녀는 “카메라가 200m 정도 떨어져 촬영했다. 제가 길에 앉아서 진짜 엉엉 울고 있는데 현지 할머니분이 오셔서 ‘무슨 일이냐, 왜 울고 있나’며 도와주셨다. 그래서 너무너무 감동했다”며 NG가 나긴 했지만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느낀 일화를 전했다.

아역부터 시작해 올해로 25년 차 배우가 된 고아성은 최근 알게 된 뿌듯한 사실이 있다. 바로 여성 원톱 영화 수익률 1위라는 것이다. 그녀는 “최근 들은 사실인데 아마 제가 작은 예산 영화를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고 겸손해하며 “‘이 영화를 꼭 성공시킬 거야’라는 목표를 가지고 연기해 온 건 아니지만 그간의 시간이 참 뿌듯하게 느껴졌다”고 배우로서 활동한 시간의 의미를 되새겼다.

그리고 “흥행은 제가 예상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영화를 관객이 꼭 찾아주신다는 믿음이 있다. 저 또한 극장에서 좋은 영화를 보는데, 그래서 영화와 극장은 계속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배우로서 살아간다”고 어려움을 겪는 영화와 극장을 응원했다.

한편 고아성은 ‘한국이 싫어서’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으로 선정돼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 및 야외무대인사, 기자회견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개인 일정 중 천추골 골절을 당해 참석하지 못했다.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고 계단을 내려가다가 넘어져서 의상까지 다 입은 너무 예쁜 상태로 병원에 바로 갔는데 천추골 골절 진단을 받았다”며 “천추가 ‘천추의 한이다’라고 할 때의 천추더라. 왜 그 말이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고통이 심했다. 전치 12주였는데, 두 달 가까이 입원했다”고 떠올렸다. 그리고 “‘한국이 싫어서’가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이 정말 기쁜 일이었는데 참석할 수 없어 너무 안타까웠다. 그래서 전화로 GV에 참여했다”고 BIFF에 참석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2. 2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3. 3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4. 4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5. 5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6. 6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7. 7[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8. 8‘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9. 9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10. 10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3. 3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4. 4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5. 5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6. 6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7. 7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8. 8‘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9. 9靑 정책실장에 하준경 수석, 지방시대위원장에 박정현
  10. 10이 대통령 "전작권 환수로 자주국방 마침표"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4. 4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5. 5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6. 6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7. 7주가지수- 2026년 10월 1일
  8. 8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우수학술 부문
  9. 9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연구혁신 부문
  10. 10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1. 1“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2. 2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3. 3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4. 4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5. 5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6. 6‘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7. 7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8. 8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9. 9“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10. 10검찰 기존 사건 90일 간 수사 가능…대규모 사건이관에 현장혼선 우려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3. 3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4. 4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5. 5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6. 6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7. 7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8. 8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9. 9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10. 10독립운동가 후손 재일교포 허미미, AG 여자 유도 57㎏급 금메달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부산 야구장 미래는
사직 역사성 있지만 대체구장 부담…북항 돔은 재원 관건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