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 7000개 섬 중 10번째 큰 섬
- 에어부산 등 최근 직항 노선 개설
- 접근성 높여 인기 휴양지 급부상
- 스노클링·스킨스쿠버·다이빙 성지
- 돌고래떼에 바다거북·고래상어까지
- 다양한 해양생물 가까이 볼 수 있어
- 1000개 크고 작은 언덕 초콜릿힐 장관
- 타르시어 원숭이와의 만남도 매력적
코로나 펜데믹으로 몇 년 동안 사실상 중단됐던 해외여행이 회복되면서 휴양지도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이전 인기 휴양지가 지고 신규 취항 등으로 새로운 지역이 주목받는 것. 필리핀도 예외는 아니다. ‘필리핀 여행지’라고 하면 대다수는 수도 마닐라와 함께 휴양지로는 세부나 보라카이를 떠올리겠지만, 최근 직항 노선이 탄탄해진 보홀이 급부상하고 있다. 필리핀의 7000여 개 섬 중 세부에 이어 10번째로 큰 섬, 바다거북이·고래상어부터 필리핀 화폐에도 등장하는 초콜릿 힐과 타르시어 원숭이가 있는 보홀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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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보홀에서는 형형색색의 열대 물고기부터 바다거북, 고래상어, 정어리떼까지 다양한 해양생물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스노클링 포인트를 만날 수 있다. 사진은 포인트 중 한 곳인 푼톳에서 한 관광객이 스노클링을 하고 있는 모습. 에어부산 제공 |
■바다거북부터 고래상어까지
동남아 여행의 백미는 해양스포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스노클링은 어디서든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지만, 포인트별로 다른 해양 생물을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점은 보홀이 가진 큰 매력이다.
보홀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인 알로나 비치 인근에서 양쪽에 날개가 달린 필리핀 전통 배 방카를 타고 5분 남짓이면 돌고래떼 포인트에 도착한다. 모터를 끄고 여유롭게 떠 있길 1, 2분. 10여m 앞에서 십여 마리 돌고래 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줄을 맞춰 등지느러미가 수면위로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동영상에서나 봤을 돌고래떼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자 여기저기서 ‘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돌고래떼는 2, 3분에 한 번씩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데, 운이 좋으면 배 위에서 손에 닿을 듯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바다거북을 만나기 위해 발리카삭으로 이동했다. 해변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배가 멈춰 섰다. ‘해변에서 이렇게 가까운 곳에 바다거북이 있다고?’라는 생각을 하던 차에 ‘빼꼼’ 바다거북이 배 옆 수면 위로 고개를 내밀었다. 곧장 스노클링 장비를 갖추고 바다 속으로 직행. 2, 3분 지났을까. “여기 있다”는 외침이 들려왔다. 소리 난 쪽으로 가 머리를 바다에 넣자마자 바다거북이 옆을 ‘스윽’ 스쳐 지나갔다. 몸길이 1m 남짓한 바다거북을 손에 잡힐 듯 가까이서 보니 무서운데 신기했다. 구명조끼 없이 잠수할 수 있다면 거북과 나란히 헤엄칠 수도 있다.
다시 방카를 타고 스노클링 포인트 푼톳으로 향했다. 20여 분 달렸을까. 망망대해 한가운데서 갑자기 배가 멈췄다. 바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어 사다리를 따라 내려가서도 잠시 망설여졌지만 구명조끼를 믿고 ‘풍덩’ 뛰어들었다. 스노클링 장비를 확인한 후 머리를 물속으로 넣자 신세계가 펼쳐졌다. 발아래서, 눈앞에서 형형색색 물고기 수십 마리가 헤엄치고 있었다. 한참 들여다보고 있으니 마치 바닷속으로 완연히 들어간 듯한 착각이 들었다. 물고기를 따라 움직이고 색색의 산호를 구경하다 보니 1시간 ‘순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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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홀에서 배를 타고 나가면 크고 작은 섬에서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사진은 이솔라섬. |
섬나라 필리핀답게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면 인생 사진을 건질 만한 포인트를 심심찮게 만난다. 이온음료 광고 배경으로 잘 알려진 버진아일랜드를 많이 찾지만, 이솔라섬도 인기 장소다. 작은 모래톱만 한 곳이지만 에메랄드빛 바다와 화이트 비치 조합이 눈이 부신 ‘찐 ’동남아를 만끽할 수 있다. 어디에 카메라를 들이대도 그림 같은 장관이 펼쳐지는, ‘인스타 핫플’이다.
팡라오섬에서 보홀 본섬으로 넘어가 해변 따라 1시간 남짓 달리면 고래상어 포인트에 닿는다. 고래상어는 길이 10m에 달할 정도로 크지만 크릴 새우나 플랑크톤만 먹고 살아 사람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다. 10명 정도 타는 작은 목선으로 해변에서 50m 남짓. 뛰어내리라는 신호에 따라 또 한 번 ‘풍덩’. 고래상어를 정말 볼 수는 있는 건지 의심이 들던 때 여러 척 배 사이로 납작한 고래상어 머리가 쑤욱 나왔다. 갑작스런 등장에 놀란 가슴을 가라앉히기도 전에 물속을 들여다보고는 더 깜짝 놀랐다. 바로 발밑에 10m는 훨씬 넘을 듯한 고래상어가 지나가고 있었다.
혹여 내 발이 고래상어 등에 닿지는 않을까, 그러면 상어가 날 공격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갑자기 등짝이 오싹해 ‘무서워’를 수없이 외쳤다. 처음엔 생각보다 너무 가까이 지나가는 고래상어를 보고 겁에 질렸지만,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을 보고는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고래상어 포인트에서 차를 타고 30분 정도 가면 나팔링 포인트에 도착한다. 정어리떼를 볼 수 있다는데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렇게 10여 분을 있었더니 “여기다”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정어리떼의 등장이었다. ‘떼’라고 해봐야 수백 마리 정도일거라 생각한 건 정말 큰 오산이었다. 손바닥만 한 정어리 수천 마리 마리가 무리 지어 헤엄쳤다. 사람 움직임을 피해 가며 연기처럼 모였다 흩어졌다 하는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 넋 놓고 들여다봤다. 이곳에선 스노클링뿐만 아니라 스킨스쿠버 다이빙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잠수를 하면 정어리떼에 ‘파묻히는’ 경험도 할 수 있다.
■보홀의 속살을 보다, 데이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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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홀에만 서식하는 타르시어 원숭이. |
보홀을 휴양지에서 한발 더 나아간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게 한 매력은 바다가 아닌 내륙에 있었다. 한 브랜드 초콜릿 모양을 닮았다 하여 ‘초콜릿힐’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으로 이동했다. 버스에서 내려 200개 넘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 주위를 보니 1000개 넘는 크고 작은 언덕이 지평선까지 펼쳐졌다. 국내에서 볼 수 없는 장관을 마주하자 숨이 턱까지 차올랐던 것도, 등에 땀이 줄줄 흐르던 것도 순간 잊었다. 현지 가이드는 “가을이 되면 풀이 갈색으로 변해 정말 초콜릿처럼 보인다”고 했다.
타르시어 원숭이는 보홀만의 매력이다. 어른 주먹만 한 원숭이는 눈이 얼굴의 절반을 차지해 안경원숭이로도 불린다. 타르시어 원숭이 서식지는 숲 가운데 있다. 열대우림 속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뭇잎 아래 웅크린 원숭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야행성으로 낮엔 나뭇잎 아래서 잠을 자는 습성 덕분에 관람객은 울타리 없이 바로 눈앞에서 원숭이를 만난다.
보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초콜릿힐과 타르시어 원숭이는 필리핀 화폐 200페소 뒷면에도 그려져 있을 정도로 필리핀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원숭이를 만나러 가는 길에서 만나는 거대한 마호가니 나무 군락도 관광포인트다. 하늘을 가릴 정도로 빽빽하게 심은 나무 사이로 지나갈 때면 대자연 가운데 놓인 기분이 든다. 이외에도 보홀에서는 필리핀에서 가장 긴 강인 로복강을 따라 자연을 느끼는 로복강 투어와 반딧불이 서식지 투어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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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브랜드 초콜릿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이름붙여진 초콜릿힐. 1000여개의 언덕이 지평선까지 펼쳐져 있다. |
■보홀 여행팁
보홀은 본섬과 두 개의 다리로 연결된 팡라오섬으로 나뉜다. 대다수 리조트는 작은 팡라오섬에 모여 있고, 타르시어 원숭이 서식지와 초콜릿힐, 로복강은 본섬에 있다. 공항이 팡라오섬 안에 있어 어느 리조트를 가더라도 공항에서 리조트까지 이동시간은 10~20분이면 충분하다. 팡라오섬에는 알로나비치를 중심으로 한 작은 시가지가 있어 소소한 기념품을 살 수 있지만, 규모가 큰 쇼핑몰을 이용하려면 본섬으로 이동해야 한다. 최근 한국인 여행객 비율이 크게 높아지면서 한국 음식점이나 마트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한국에서 갈 때는 인천공항과 김해‘공항에서 직항을 이용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매일, 에어부산은 주 4회(수·목·토·일) 운항한다. 에어부산은 성수기를 맞아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편수를 늘려 매일 운항한다. 겨울 성수기인 오는 12월 25~이듬해 2월 27일도 매일 운항할 계획이다. 비행시간은 김해공항 기준 4시간 30분 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