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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으로 악령 부르는 오싹함…몸짓 연습에 흡연신까지 힘들었죠”

영화 ‘씬’ 김윤혜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4-04-17 18:46:04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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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괴한 춤사위 소재로 한 오컬트
- 배역 위해 긴 머리도 싹둑 잘라
- 발랄한 캐릭터서 깜짝 연기 변신
- 하루 4시간씩 무용 익혀 근육통

- “다음 작품은 군인·국극단 배우役
- 다양한 도전 어떻게 봐줄지 기대”

아름다움 속에 묘한 분위기를 지녀 출연하는 작품마다 기대를 불러 일으키는 배우 김윤혜가 처음으로 오컬트 영화에 도전했다. 색다른 오컬트 영화 ‘씬’(개봉 3일)에서 깨어나지 말아야 할 존재를 춤으로 깨우는 인물을 맡아 서늘한 공포를 안겨준다.

영화 ‘씬’에서 어릴 적 트라우마를 지닌 채 악령에 쫓기는 신인 배우 시영 역을 맡은 김윤혜. 섬세한 춤 동작부터 혼란과 겁에 질린 표정, 악령을 피하고자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까지 캐릭터 그 자체에 녹아든 열연을 펼쳤다.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브뤼셀국제판타스틱영화제, 토리노국제영화제, 브루고어공포영화페스티벌 등에 초청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씬’은 춤을 소재로 한 실험적인 영화 촬영을 위해 시골 폐교로 온 배우 시영과 제작진이 깨어나지 말아야 악령을 만나 공포에 휩싸이는 오컬트 공포 영화다. 악령의 근원에는 끔찍한 저주와 과거가 숨겨져 있다. 김윤혜는 채윤(송이재)과 함께 추는 춤을 통해 악령을 깨우게 되는 시영 역을 맡아 섬세한 춤 동작부터 혼란과 겁에 질린 표정, 악령을 피하려는 액션 등 다양한 공포 연기를 펼쳤다.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윤혜는 “오컬트 영화를 좋아해서 무서워하면서도 보는 스타일인데, ‘컨저링’ 시리즈나 ‘미드소마’, ‘사바하’ 등을 다 봤다”며 “이런 장르를 꼭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씬’ 시나리오를 받게 됐다. 되게 독특하고 뭔가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씬’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녀의 말처럼 ‘씬’은 강령술 같은 춤으로 악령을 불러내는 오컬트 장르와 악령에 의해 시체가 좀비로 변하는 공포 영화, 두 가지 장르가 결합됐다는 독특함이 있다.

‘씬’을 연출한 한동석 감독은 “우연히 유튜브에서 댄스 필름을 봤다. 기괴하고 오싹한 느낌을 받아 안무를 통해 죽은 사람을 깨운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말했는데, 극 중 김윤혜와 송이재가 함께 추는 악령을 불러내는 춤은 기괴한 춤선과 아우라로 영화 초반을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장면이다. 무용과 거리가 멀었던 김윤혜는 촬영 전 현대무용을 집중해서 배워야 했다.

“송이재 씨를 처음 봤을 때 시나리오의 채윤과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는 김윤혜는 “춤 장면이 너무 중요해 부담감이 컸다. 다행히 무용을 전공한 송이재 씨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함께 연습하면서, 촬영장에서도 정말 많이 도와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영화 촬영을 위해 시골 폐교로 온 배우 시영과 제작진이 깨어나지 말아야 할 존재를 만나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탈출을 그린 오컬트 공포 영화 ‘씬’. 도어이앤엠 제공
이어 “개인 연습도 많이 했다. 기초부터 배울 시간은 없었다. 그래서 촬영을 앞두고 2주간 하루 4시간씩 기초체력부터 감정을 섞어 몸짓으로 표현하는 것까지 훈련했다”며 속성으로 춤을 배우다 보니 평소 쓰지 않았던 근육을 써야 해 근육통에 시달렸다는 후일담도 전했다.

영화 속에서 김윤혜와 송이재는 비슷한 짧은 헤어스타일에 같은 무용 의상을 입어 이란성쌍둥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김윤혜는 “한 감독님이 ‘단발로 해줄 수 있겠냐?’고 해 긴 머리를 잘랐다가 시영에게는 더 짧은 머리가 어울릴 것 같아 더 잘랐다. 송이재 씨도 저와 상의해 가며 잘라 제가 보기에도 두 사람이 정말 비슷해 보였다”며 “영화를 촬영하면서 고민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후반에는 시영이 채윤의 몸으로 빙의하는 장면이 있어서 김윤혜는 송이재처럼 보여야 했다. 이를 위해 송이재가 촬영하는 것을 보면서 손동작이나 웃는 표정도 연습했다.

연기 면에서는 김윤혜가 이제까지 보여주지 않은 얼굴을 보여준다. 그녀는 드라마 ‘이웃집 꽃미남’, ‘18어게인’, ‘빈센조’, ‘별똥별’, 영화 ‘봉태리’ 등에서 주로 발랄하고 밝은 모습으로 사랑받았다. 하지만 ‘씬’에서는 어릴 적 사건으로 트라우마를 지닌 인물인 시영을 표현하기 위해 우울하거나 심각한 표정을 자주 짓는다. 게다가 악령에 쫓길 땐 겁에 질려 숨도 못 쉴 듯한 긴장감을 표현한다.

김윤혜는 “영화 초반에는 폐교라는 낯선 공간에 가기 때문에 시영이 지닌 불안함을 최대로 표현하면서도, 그 불안함을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도록 하는 연기에 집중했다. 이후 무엇인지 모를 악령이 등장하면서 공포감을 느꼈을 때는 두려움이 클 수밖에 없어 최대로 호흡하면서 확실하게 패닉에 빠진 표정을 드러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공포감을 표현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 것은 촬영 장소였다. 전남 순천의 실제 폐교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더욱이 밤 장면이 많아 더욱 무서울 수밖에 없었다.

좀비들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달리는 장면이 많았고, 캐비닛 위로도 기어가야 했기에 육체적으로 힘들 수도 있을 터. 그런데 정작 힘들었던 건 따로 있었다. 김윤혜는 “물론 좀비에게 물어뜯기고, 피를 토하는 것도 감정적으로 힘들긴 했지만 가장 어려웠던 게 흡연 장면이었다. 제가 비흡연자라서 자연스러웠으면 했다. 손동작이나 담배 잡는 법을 많이 연습했다”고 짧은 장면이지만 관객의 몰입감을 깨지 않기 위해 노력했음을 전했다.

첫 번째 오컬트 스릴러 영화를 마친 김윤혜는 올해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오는 26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에서는 종말을 앞둔 웅천시 시민을 지키는 전투근무지원 대대 중대장으로 출연한다. 하반기 방영 예정인 드라마 ‘정년이’에서는 1950년대 유명했던 여성국극단의 최고 배우로 출연한다.

김윤혜는 “‘종말의 바보’에서는 처음 군인 역을 맡아 군복을 입는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캐릭터여서 어떻게 봐주실지 기대된다. ‘정년이’에서는 판소리와 한국 무용을 배웠는데 이번 캐릭터도 이전과 달라서 너무 좋다”고 말해 다양하고 새로운 김윤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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