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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만 129시간, 후회 없이 노래…‘우영우’ 부담 덜었어요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 종영…호평받은 박은빈 연기 변신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3-12-06 18:34:56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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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인도 갇힌 가수지망생 역 맡아
- 직접 7곡 노래 소화 가창력 뽐내
- “노래 아쉽지만 최선 다했다 자신
- 새로운 캐릭터 도전의 아이콘?
- 소화 못 할 거 같으면 포기해요”

작품마다 새로운 도전을 보여주는 배우 박은빈이 무인도를 탈출한 디바로 변신해 ‘믿고 보는 박은빈’ 면모를 다시 보여줬다. 지난 3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무인도의 디바’에서 직접 노래 부르고 숨겨졌던 가창력을 발산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지난 3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무인도의 디바’에서 뜻밖의 사고로 무인도에 갇힌 후 15년 만에 구조된 서목하 역의 박은빈. 서목하 역을 위해 수개월에 걸쳐 노래 연습을 했다. 나무엑터스 제공
박은빈은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켰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변호사 우영우 역을 맡아 백상예술대상 TV대상을 받을 정도로 큰 박수를 받았다. 대중의 큰 사랑을 받은 만큼 박은빈은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터다. 최근 서울 강남구 나무엑터스 사옥에서 만난 그녀는 “오히려 부담감에 짓눌리고 싶지 않아 해왔던 대로 더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자고 생각했다. 제 마음을 두드린 작품이 ‘무인도의 디바’였다”고 말했다.

박은빈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은 시청률 추세에서 알 수 있다. ‘무인도의 디바’는 3.2%로 출발했지만 마지막 회는 9%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무인도의 디바’는 15년 만에 무인도에서 구조된 가수 지망생 서목하의 디바 도전기를 그렸다. 박은빈은 서목하 역을 맡아 가슴 아픈 서사를 지녔지만 꿈을 향해 달려가는 씩씩하고 강인한 면모를 보여줬다. 그녀는 “가수의 꿈을 지닌 서목하가 연예계와 닿아 있는 인물이어서 인간 박은빈으로서 힘들었던 것에 대해 서목하를 연기하며 어떤 답을 얻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박혜련 작가님이 긍정적으로 표현될 수 있게 대본을 써주셔서 산뜻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고, 제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인도의 디바’에서는 박은빈이 직접 드라마 속 노래를 부른 점이 가장 확실히 눈에 띈다. 보통 이런 드라마의 경우 주인공이 1, 2곡을 부르기 마련인데, 박은빈은 ‘썸데이’ ‘그날 밤’ ‘민트’ ‘히얼 아이 엠’ ‘오픈 유어 아이즈’ ‘언틸 디 엔드’ ‘플라이 어웨이’ 등 무려 7곡을 직접 소화하며 가창력을 선보였다. 그녀는 “노래를 좋아하지만 노래를 잘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하루 3시간씩 43번 레슨을 받았다. 3월까지 집중 레슨을 받고, 촬영이 시작된 4월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씩 받았다”고 준비 과정을 들려줬다.

‘무인도의 디바’ 스틸 컷. 나무엑터스 제공
그녀는 “음악감독님이 ‘녹음실에서 있었던 상황이 사실상 디바 도전기였다’고 말씀하시더라”고 설명했다. 이만큼 열정을 다해 연습한 박은빈이 드라마를 다 마치고 든 생각은 무엇일까? 그녀는 “다 끝나고 나서 제가 느낀 것은 노래를 하는 것 자체가 서목하를 표현하는 가장 큰 연기였다는 것이다”며 “노래 실력은 조금 아쉬움도 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어 미련은 가지지 않으려고 한다”고 서목하가 되어 부른 노래 연기에 만족감을 표했다.

극 중에는 서목하가 흠모하는 스타 윤란주의 노래를 대신 불러야 하는 장면이 많았기 때문에 윤란주 역을 맡은 김효진과의 호흡도 중요했다.

박은빈은 “비록 효진 언니는 목소리가 나가지는 않지만 서로 노래하는 호흡이 맞아야 해서 열심히 연습했다. 또 기타를 연주해야 했던 터라 연습실에 자주 마주치며 우정을 쌓았다”고 함께 지난 시간을 돌이켰다.

‘무인도의 디바’의 다른 한편에서는 가정폭력으로 힘들어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서목하의 아버지도, 그녀를 도와주는 강우학 강보걸 형제도 가정폭력의 피해자다. 박은빈은 “이들은 사람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기억이 있는 사람들이다. 사람으로 인한 상처는 결국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로 치유받는다. 그래서 서로 위로가 되고 또다시 공생할 힘을 얻는다”며 가족에게 상처 입은 모든 사람이 ‘무인도의 디바’를 통해 용기와 힘을 얻었으면 했다.

1996년 데뷔한 박은빈은 그동안 드라마 ‘청춘시대’, ‘스토브리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연모’,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무인도의 디바’ 등에서 주연을 맡으며 바이올리니스트, 남장 여자 왕, 자폐 스펙트럼 변호사, 가수 지망생처럼 늘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해 왔다. 그래서 어느 순간 ‘박은빈’하면 도전의 아이콘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녀는 “도전을 좋아한다기보다 제가 할 수 있어서 하는 것이다. 소화 못할 것 같으면 과감히 포기한다”며 “도전의 아이콘이 될 생각은 없다. 지향하고 싶은 바는 대중한테 피로감을 주는 배우가 되지 않는 것이다. 또 뭔가 어려운 것을 해냈다는 느낌 보다는 (제 연기를) 마음 편히 즐겨주시고, 많이 봐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이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한편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최초로 단독 MC를 맡아 진행한 것에 대한 후일담도 나눴다. 원래는 배우 이제훈과 함께해야 했지만 건강상 이유로 불참하게 돼 박은빈이 갑자기 단독 진행하게 됐다.

그녀는 “단독 MC는 영화제 사상 처음이라 해서 부담이 됐다. 그래도 ‘또 이겨내라’는 뜻으로 알고 받아들였다. 정말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역시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는 배우이긴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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