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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둥이 얻고 받은 ‘무빙’ 대본…가족 이야기가 마음 울리더라”

드라마 ‘무빙’ 박인제 감독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3-09-13 18:30:18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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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풀 웹툰 원작 한국형 히어로물
- 가족 지키려는 초능력자 삶 그려
- 초호화 캐스팅 제작비만 500억

- “류승범 섭외해 준 강 작가님 생큐
- 곧 등장할 北 능력자 캐릭터 애정
- 하수도 액션신 고생한 만큼 만족”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 K-드라마 위상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형 히어로물을 표방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이 또 한 번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세계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서 ‘무빙’은 디즈니플러스 TV쇼 월드와이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을 연출한 박인제 감독. 박 감독은 ‘무빙’을 휴머니즘이 담긴 한국형 액션 히어로 드라마로 연출해 호평받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무빙’을 연출한 박인제 감독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시즌2에 이어 연속으로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박 감독은 “사실 작업이 끝나면 부족한 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고, 부끄러워서 제 작품을 다시 안 본다. 단편영화 시절부터 그랬고, ‘킹덤’ 시즌2도 아직 안 봤다”며 “그래서 최대한 관심을 안 가지려고 하는데, 잘 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너무 좋다”고 ‘무빙’의 성공에 대해 흐뭇해했다.

지난달 9일부터 디즈니플러스에서 매주 수요일에 공개되는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액션 시리즈다. 동명 원작 웹툰을 창작한 강풀 작가가 직접 대본을 썼으며, 한국적이면서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가족애를 바탕으로 소중한 이들을 지키려는 초능력자의 모습을 그려 기존 히어로물과 차별화했다.

박 감독은 “‘무빙’ 제작사인 스튜디오앤뉴와 함께 영화를 하려고 시나리오를 드렸는데, 며칠 후 ‘무빙’ 대본을 주시더라”며 “당시 늦둥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을 때다. 그런데 대본을 보니 자식에 대한 이야기고, 부모가 되고 보니 마음을 울리는 게 있더라. 그래서 하기로 결정했다”고 연출을 맡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아무래도 강 작가가 대본을 처음 써봤기 때문에 기존 대본과는 다른 점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박 감독은 다른 인터뷰에서 ‘보통의 시나리오는 일종의 사용설명서라면, ‘무빙’은 거의 설계도에 가까운 느낌이었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해 “강 작가님이 이번에 처음 대본을 썼다고 하더라. 말로 설명하긴 어려운데 ‘무빙’ 대본집이 나오면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마 대사 위주의 대본이었기에 연출자로서 메꿔야 할 부분이 많았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전체 20회로 구성된 ‘무빙’은 제작비만 500억 원, CG를 비롯한 후반작업비 150억 원이 들어간 대작이다. 그에 걸맞게 류승룡 조인성 한효주 김성균 차태현 고윤정 이정하 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이들은 모두 각기 다른 능력을 지닌 초능력자와 그 능력을 이어받은 자식들로 출연한다. 그리고 초능력자를 제거하는 의문의 클리너 프랭크 역을 류승범이 맡았다. 이런 화려한 캐스팅에는 강 작가의 노력이 한몫했다. 친분 있는 배우들을 직접 섭외한 것이다. 박 감독은 “너무 대단한 배우들이 나왔는데, 강 작가님이 직접 전화해 줘서 저야 생큐였다. 구상한 이미지와 잘 맞았다”며 웃었다.

그중 류승범의 캐스팅은 특별했다. 원래 프랭크 역은 백인이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백인 배우가 무술도 하고, 한국말도 어설프게 해야 되는데 자신이 없더라. 할리우드에서도 잘하는 배우를 캐스팅한다는 건 어렵지 않나. 스케줄, 예산이 불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강 작가님이 (류승범 배우의 형인) 류승완 감독님과 친분이 있어서 캐스팅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또 ‘무빙’에는 대사가 있는 배우만 150명에 달할 정도로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중에서도 박 감독의 마음에 남는 캐릭터를 꼽았다. 그는 “아직 안 나와서 구체적으로 말하기 그렇고, 아주 작은 역할인데 북한 초능력자 중 한 명이다. 예고편에 1초 정도 나왔을 것이다. 웹툰에는 없는 드라마의 오리지널 캐릭터이기 때문에 애정이 간다”며 앞으로 새롭게 나올 인물들에 대해 기대감을 갖게 했다.

드라마 ‘무빙’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무빙’은 다양한 능력을 지닌 초능력자들이 등장하는 드라마답게 화려한 액션이 자주 나온다. 김봉석(이정하)이 처음 하늘을 나는 장면이나 장주원(류승룡)과 이재만(김성균)이 지하수로에서 싸우는 장면은 K-드라마에서 볼 수 없던 장면이다. 박 감독은 “김봉석이 하늘 처음 나는 장면은 100m에 달하는 거리를 와이어를 맨 이정하와 와이어를 당기는 무술팀 20~30명이 함께 달리며 촬영했다. 지하수로의 경우도 실제와 같은 수로 세트를 지어 촬영했다. 담수가 되는 세트를 지어야 해서 돈이 많이 들었다”며 힘들었지만 그만큼 멋지게 나온 두 장면을 떠올렸다.

설레면서도 안타까운 멜로도 담겼다. 그중 김두식(조인성)과 이미현(한효주)이 펼치는 공중 키스 신은 많은 화제를 낳았다. 박 감독은 “키스 신을 (연출) 해본 적 없는데,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할 것 같아 크리스마스이브에 찍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중요한 키스 신이었는데, 조인성 한효주가 잘 해줘서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다”며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작품을 연출할 때마다 공부한다는 박 감독은 ‘무빙’을 통해 “긴 호흡의 드라마를 연출하는 법을 배웠고, CG나 와이어 액션 연출도 많이 해봤다. 무엇보다 좋은 배우들과 작업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며 이런 경험이 다음 작품에서 좋게 발현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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