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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1년 만에 말년병장役 "순수해 보이려 10㎏ 살찌워"

영화 ‘육사오’의 고경표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2-08-24 18:10:44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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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7억 ‘1등 당첨’ 로또 둘러싼
- 남북 군인 간의 코미디 접선극
- "주연이든 조연이든 단역이든
- 쓰임이 있는 배우 되고 싶다"

개구진 얼굴로 친근한 옆집 청년 이미지를 지닌 배우 고경표가 군대 코미디 영화 ‘육사오(6/45)’(개봉 24일)로 관객과 만난다. 지난 6월 말 개봉한 ‘헤어질 결심’에서 박해일의 후배 경찰 역으로 존재감을 보였던 그는 ‘육사오’에서는 주연을 맡아 특유의 코믹하면서도 순수한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육사오’에서 57억 로또를 우연히 얻게 된 남한 전방 감시초소 GP의 말년 병장 천우를 연기한 고경표. 2020년 제대한 고경표가 군인 역을 맡아 오랜만에 순수한 모습으로 코믹한 연기를 펼쳤다. 싸이더스 제공
암호 같은 제목의 ‘육사오’는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버린 57억 1등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 간의 코믹 접선극으로, 영화적 상상력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제목은 45개 번호 중 6개를 맞추면 1등이 되는 로또를 뜻한다. 고경표는 우연히 1등 로또를 얻게 됐으나 근무 중 잃어버리는 남한 전방 감시초소 GP의 말년 병장 천우 역을 맡았다. 2020년 제대 후 1년여 만에 군인 역을 선택한 것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고경표는 “군대에서 저와 함께 지낸 분들이 다 잘해주셔서 군대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이 없었다”며 “‘육사오’의 시나리오가 재미있고 신선했다. 특히 천우의 순수함이 전해지길 바랐다. 로또 당첨금으로 동물도 행복한 농장을 차리겠다고 하는데, 동물 좋아하는 사람치고 크게 나쁜 사람 없다고 하지 않는가”라고 ‘육사오’의 출연 이유를 전했다.

7년 전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보여줬던 순수한 모습을 다시금 끄집어내기 위해 고경표가 선택한 것은 살을 찌우는 것이었다. 그는 “촬영 중간에 좀 더 포동포동하게 살을 찌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치킨 피자 짜장면 라면 등 살찔 만한 음식을 먹었다. 88~89kg까지 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전 작품인 드라마 ‘사생활’ 촬영 때 앞자리가 7이었기 때문에 10kg 이상 증량했는데, 이후 격투기 수영 걷기와 식단 조절을 통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육사오’는 남북 군인들이 비무장지대의 공동 급수 구역을 비밀 아지트 삼아 로또 당첨금을 어떻게 나눌지 상의하며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우정도 나누며 잔잔한 웃음을 준다. 그래서 남북한 군인 역을 맡은 고경표 이이경 음문석 곽동연 이순원 김민호의 호흡이 중요했다. 그는 “배우들끼리 서로의 연기에 대해 이야기하면 결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우린 리허설을 하면서 열린 마음으로 연기에 대한 제안을 하면서 교류를 많이 했다”며 배우들끼리 억지로 웃음을 주기보다는 상황에 맞는 연기와 대사로 웃음을 주려고 노력했던 점을 설명했다.

영화 ‘육사오’는 1등 당첨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의 상황을 코믹하게 표현해 잔잔한 웃음을 준다. 싸이더스 제공
‘육사오’에서 천우는 GP에서 대북방송을 하기도 한다.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두고 남북이 선전방송 대결을 벌인다. 웃음을 담아 영화적으로 표현되긴 했지만 전역 1년여 만에 군인 연기를 한 고경표에게 낯설지 않은 풍경이었을 것이다. 그는 “저 때는 볼빨간 사춘기의 ‘여행’, 블랙핑크의 ‘뚜두뚜두’, 트와이스의 ‘댄스 더 나이트 어웨이’가 유행이었다. 이 노래들을 기상나팔처럼 들으며 눈을 뜨곤 했다”며 군 시절을 떠올렸다.

고경표는 올해 영화 ‘헤어질 결심’ ‘육사오’에 이어 26일 공개하는 넷플릭스 영화 ‘서울대작전’, 오는 9월 21일 첫 방송하는 tvN 수목드라마 ‘월수금화목토’까지 쉬지 않고 열심히 뛰고 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주연’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았다. 주연이든 조연이든 단역이든 쓰임이 있는 배우가 됐으면 한다. 제 욕심이기도 하고, 지향하는 것은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는 것”이라며 자신이 필요한 역할, 그리고 매력적인 역이라면 더더욱 가리지 않고 더 자주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리고 “촬영장에서 웃고 떠들며 무언가를 함께 만들어가는 시간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제 삶이고, 그 시간이 잘 쌓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크다”며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고경표의 모습에서 진정성 있는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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