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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에 고래가 떠다녀요…‘우영우 병’ 앓는 당신, 울산으로 떠나라

고래와 함께한 장생포에서의 하루(feat. 우영우)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2-08-03 20:15:39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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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유일 고래문화특구 장생포
- 참돌고래 만나러 가는 탐사선은
- 성수기 ‘우영우’ 특수 겹쳐 북적
- 허탕치는 날도 있으니 ‘복불복’

- 수족관 속 큰돌고래 4마리
- 아름답지만 안타깝기도 해
- ‘무조건 방류’ 이견 있지만
- 바다 보내자는 공감대 형성
- “복지 개선하며 방법 찾아야”

- 마니아를 위한 고래박물관
- 실제 뼈와 수염, 모형 등 전시
- 고래 퀴즈 등 콘텐츠도 많아

“고래 얘기 하지마.”(아빠)

“음 고래 얘기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영우)

“수족관에서 일하냐? 고래 얘기가 꼭 필요한 상황이 어딨어.”(아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어떡합니까?”(영우)

“그럼 해야지.”(아빠)
지난해 8월 7일 오후 울산 장생포로부터 남동쪽 11km 지점서 참돌고래 1000여 마리 중 일부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 수온이 오르는 8월은 연안에서 고래가 자주 발견되는 탐사 적기다. 울산 남구 제공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아빠는 영우의 첫 출근날 사람들에게 고래 얘기를 못 하게 주의시켰다. 고래 마니아인 영우가 시도 때도 없이 대왕고래 혹등고래 향고래 등 고래 얘기를 늘어놓아서다. 그러나 드라마 속 아빠의 걱정과 반대로 드라마 밖 ‘우영우’ 고래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다. 사건 해결책이 떠오를 때 상쾌한 바람과 함께 고래가 수면 위로 힘차게 뛰어오르는 장면이나 영우의 기분, 정체성 등을 투영한 고래 연출이 시청자 마음을 홀린 것. 사람들은 드라마 속 고래 이야기를 ‘명대사’로 따로 정리하고, 고래 형태의 의류 액세서리 등을 찾는 등 무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고래도시’ 울산의 장생포 고래문화특구도 덩달아 특수를 맞고 있다. 과거 국내 포경(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이곳은 포경이 금지되면서 그 흔적을 가지고 국내 유일 고래문화특구로 만들어졌다. 울산 앞바다 참돌고래를 직접 볼 수 있는 ‘고래바다여행선’, 고래 관련 각종 물품을 전시한 ‘고래박물관’, 돌고래와 바닷물고기 수족관이 있는 ‘고래생태체험관’을 포함해 울산함 고래문화마을 모노레일 웰리키즈랜드 등이 모여있어 한번에 둘러보기 좋다. 울산 고래문화특구를 찾아 고래바다여행선과 박물관 등을 직접 체험해봤다.

■8월 초, 고래여행선 탐사 적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하는 자폐증을 가진 영우와 고래. 영우는 고래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치유받는다. 넷플릭스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
지난달 27일 오후 2시 장생포항에서 ‘고래바다여행선’에 승선했다. 320명 정원(코로나19 유행 중엔 280명)의 3층 규모 탐사선에는 평일인데도 가족, 친구단위 승객 200명 가까이 탑승해 고래탐사 인기를 실감케 했다.

승선권은 현장 매표소에서 예매했는데, 주말엔 온라인예약이 필수다. 8월에 돌고래 발견율이 높기도 하지만, 올해는 드라마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게 승무원 설명이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여파로 연간 이용자가 1만 명을 넘기지 못했는데, 올해는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벌써 승객 1만 명을 돌파했다.

국내 유일 고래탐사선인 고래바다여행선은 장생포항을 출발해 강동, 화암추 동남방면 등 3시간 가량 연안을 탐사한다.

울산 연안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고래는 참돌고래. 무리 지어 다니기 때문에 1000~2000마리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자유롭게 뛰어노는 장관이 눈 앞에 펼쳐진다. 종종 선박 가까이 다가오는 호기심 많은 돌고래도 있다.

고래바다여행선 외관.
그러나 아쉽게도 연간 돌고래 발견율은 겨우 10%대. 탐사는 단순히 우연에만 기대는 걸까. “여행선은 잠망경으로 허가받은 수역 내 사방 5~8㎞를 관찰해 돌고래 떼를 찾아 다닙니다. 갈매기가 모여있거나 흰 파도가 보이면 돌고래 무리일 가능성이 높아 전문가 판독을 통해 방향을 잡고있습니다.”(울산 남구도시관리공단 고래관광팀)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이날 탐사는 ‘실패’였다. 최근까지 고래 탐사는 10번 나가서 한 번 보기 힘들 정도로 발견율이 낮았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8월 초엔 고래와의 만남을 기대해 볼 만하다. 이 때쯤 되면 발견율이 급격히 올라간다. 공단 측은 “본격적으로 해수 온도가 상승하고, 울산 앞바다에 돌고래 먹이군이 형성되면서 8월 초가 고래 탐사에 적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첫째 주 고래 발견율은 70%(7회 운항 중 5번 발견)를 넘겼고, 매년 탐사선 고래 발견 사례의 50% 정도가 이 즈음에 집중됐다. 직전 주말인 지난달 31일엔 하루 두 번이나 100~200마리 참돌고래 떼를 발견했다. 고래 탐사 프로그램(4~11월)은 평일 하루 1회, 주말 하루 1~2회 운항하는데, 발견율이 높은 이달 2~15일엔 주 8회에서 12회로 증편 운항한다.

고래바다여행선의 3층 모습.
자칫 탐사선이 돌고래 서식에 피해를 주는 건 아닌지 우려됐다. 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이경리 박사는 “울산 앞바다에서 주로 보이는 참돌고래는 육지와 멀리 떨어진 넓은 바다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탐사선이 불편하다면 충분히 피할 수 있다”며 “운항 횟수가 적고 허가된 수역에서만 느린 속도로 운항하고 있어 그나마 위험이 덜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짧지 않은 시간 배를 타기 때문에 멀미약은 필수. 이곳 유일한 약국이 올해 초 문을 닫으면서 멀미약 살 곳이 없다. 이날은 파도가 잔잔해 멀미약 없이 견딜 수 있었지만, 만약을 대비해 미리 사가는 게 좋다. 고래를 발견하지 못할 경우 고래박물관 장생포옛마을 울산함 가운데 한 곳의 무료 관람권 또는 고래생태체험관 40% 할인권을 제공한다. 요금은 대인 2만 원, 소인 1만 원.

■수족관 돌고래, 바다로 갈 수 있을까

울산 장생포에 있는 고래생태체험관 내부 모습.
“수족관 안 가보셨어요?”(준호)

“고래에게 수족관은 감옥입니다. 좁은 수조에 갇혀 냉동생선만 먹으며 휴일도 없이 1년 내내 쇼를 해야 하는 노예제도예요. 평균 수명이 40년인 돌고래들이 수족관에서는 겨우 4년밖에 살지 못합니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 아시겠습니까?”(영우)

드라마에서 영우는 고래를 엄청 좋아하지만 아직 고래를 본 적이 없다. ‘고래에게 수족관은 감옥’이라는 영우는 대법원 판결로 수족관에서 벗어난 남방큰돌고래 삼팔이 춘삼이 복순이를 제주에서 꼭 보고싶다고 말한다.

국내 수족관에서 10년 이상을 산 돌고래도 있고, 야생 돌고래와 수족관 돌고래의 수명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없어 다소 극단적인 대사라는 의견도 있지만, 수족관 돌고래를 자연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목소리엔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다.

울산환경연합에 따르면 국내 수족관에 억류 중인 고래는 모두 22마리이며, 이 중 4마리(큰돌고래)는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 있다. 이들은 “2009년부터 국내 수족관들에서 폐사한 돌고래는 무려 37마리인데, 이 중 울산에서 8마리가 폐사했다”며 “수족관은 돌고래의 무덤이다. 고래생태체험관에 억류 중인 돌고래들의 방류를 촉구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한 고래 전문가는 “최근엔 동물 복지가 강조되면서 돌고래 사육 환경을 개선하려고 노력 중이며, 방류나 사육 개체의 추후 관리 방안에 대한 논의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다만 속도 면에서 불만이 나올 순 있다. 차츰 나아질 거라 본다”며 “특히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 있는 큰돌고래는 일본 태평양 해역에 주로 서식하기 때문에 국내 연안에 풀어줄 수도 없고, 방류하면 스스로 살 수 있는 상태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고 전했다.

■‘죽은 고래’를 찾아주세요

장생포고래박물관 3층에 전시된 고래들의 골격.
육지에선 ‘살아있는 고래’ 대신 ‘죽은 고래’를 전시한 박물관을 찾는 것도 고래를 사랑하고 아끼는 방법이다. 국내 하나뿐인 고래 전문 박물관인 장생포고래박물관에선 실제 고래 골격과 수염을 가까이서 볼 수 있으며, 여러 고래 모형과 퀴즈풀이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돼 있다. 입구로 들어가 1층→3층→2층 동선으로 관람하면 된다.

먼저 1층 전시공간에는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가 재현돼 있어 선사시대 암각화에 새겨진 고래문양을 상세하게 관찰할 수 있다. 중앙계단을 올라 3층으로 가면 대한민국 앞바다에서 볼 수 있는 혹등고래 범고래 큰돌고래 참돌고래 상괭이의 실제 골격을 만나볼 수 있다. 공중에 걸려 있어 마치 돌고래들이 바다를 유영하는 듯한 느낌이다.

2, 3층에 걸쳐 전시된 귀신고래 실물모형(13.5m)도 인상적이다. 해안에 가깝게 사는 귀신고래는 암초가 많은 곳에서 귀신같이 출몰한다 하여 이름 지어졌다. 지금은 멸종위기에 처한 국제적 보호 대상 동물로 이를 보호하고자 울산 부근 동해안을 중심으로 한 인근 회유 해면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수염고래과에 속하는 브라이드고래의 실제 수염과 골격(길이 12.4m, 체중 14.6t)도 그 거대함으로 눈길을 잡아끈다. 2층엔 어린이 체험실이 마련돼 있다. 관람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군인 1500원, 어린이 1000원.

한편 고래문화특구에서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열풍을 반영해 방문객 이벤트도 진행한다. 이달 한 달간 ‘우영우’처럼 똑바로 읽거나 거꾸로 읽어도 이름이 같은 방문객은 고래박물관 고래생태체험관 울산함 고래바다여행선 고래문화마을 웰리키즈랜드 등 고래문화특구 전 시설(모노레일 제외)을 무료 이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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