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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대패오겹에 제철반찬…미나리 돌돌 말아 한쌈 하실래예?

해운대구 재송동 ‘청춘식당’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2-03-23 19:30:55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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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등급 이상 한돈 생오겹 급냉
- 일반 대패보다 조금 두껍게 썰어
- 잘 삭힌 부추김치, 고기와 궁합
- 집된장으로 끓인 찌개로 마무리

- 철마다 쪽파·토마토 김치 등 선봬
- 점심특선 김치찌개·불고기 정식
- 개업 7년째 6000~7000원 유지

‘아끼면 망하고 퍼주면 산다 - 주인장’

가게의 슬로건에서 ‘생즉사 사즉생 (生卽死 死卽生·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요, 죽기로 싸우면 살 것이다)’의 비장함마저 느껴진다. 오현정 사장이 ‘청춘식당’(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을 대패오겹살 맛집으로 만든 철학이 담긴 ‘점훈(店訓)’이다.
부산 해운대구 대패삼겹살 식당 ‘청춘식당’에선 고기에 콩나물과 무생채, 파절임 등을 올려 돌돌 말아먹으면 고소함과 새콤함, 아삭한 식감까지 맛볼 수 있다. 이원준 기자
평범한 회사원이던 오 사장은 퇴직 후 이곳 상가를 구해 7년 전 청춘식당을 열었다. 음식점 운영의 경험이 없는 데다 오래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식당이 많은 지역이라 주변에서 만류했지만, 그는 ‘자신 있다’며 개업했다. “처음 한두 달 ‘개업발’이 끝나니까 계속된 적자에 후회가 밀려오더라고요. 1년은 버텨보자는 마음으로 꿋꿋이 장사했는데, 진심이 통했는지 이웃처럼 지내는 단골손님도 생기고 즐겁게 일하고 있어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매출이 10%밖에 줄지 않았다니까요.”

■개업 후 7년간 손 안 댄 메뉴판

한돈 생오겹살을 급냉 후 주문과 동시에 얇게 썰어내온다. 이원준 기자
청춘식당은 기본 상차림부터 가게의 점훈에 충실하다. 신선한 제철 식재료에 자신만의 레시피로 만든 반찬은 손님들이 따로 사 갈 정도로 맛을 인정받는다. 오 사장이 “식당을 하면서 내가 몰랐던 재능을 찾았다”고 얘기할 만하다. 콩나물무침 무생채 깻잎·무장아찌 등 기본 반찬에 철마다 새로운 제철음식을 선보인다. 지금은 부추김치와 쪽파김치를 내고 있는데, 다음 달부턴 대저 토마토로 담그는 토마토 김치도 맛볼 수 있다.

이렇게 상을 차리고도 점심특선은 지갑이 얇은 직장인을 위해 된장찌개 정식 6000원, 김치찌개 정식 6000원, 뚝배기불고기 정식 7000원 등 센텀시티에서는 보기 드문 착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2015년 개업 이후 한 번도 메뉴판에 손을 대지 않았다. 삼겹살(120g 9000원) 오겹살(120g 9000원) 등 고기값도 그대로. 주류 가격만 인근 가게와 맞추는 정도다. “식자재 물가와 인건비 오른 걸 생각하면 사실상 가격을 내린 거나 마찬가지죠. 이젠 단골 손님들이 가격 좀 올리라고 할 정도에요.”

■한돈 대패오겹에 한재미나리는 덤

직접 담은 집된장으로 끓인 된장찌개. 이원준 기자
청춘식당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대패오겹살(130g 9000원). 국내산 1등급 이상 한돈 생오겹을 공급받아 급냉 후 주문과 동시에 썰어 내온다. 여느 식당 대패 고기보다 조금 두껍고 신선한 선홍빛을 띠었다. 처음 식당 문을 열 때만 하더라도 대패고기 메뉴는 없었는데, 언제부턴가 대패고기를 찾는 손님이 늘어나면서 나중에 메뉴를 추가했다고 한다.

청춘식당의 대패오겹살은 먹는 방법이 따로 있다. 먼저 길게 말려 나오는 고기를 달궈진 불판에 올려 잘 펴준다. ‘치이익’ 소리를 내며 기름 냄새가 돌면 입에 침이 고인다. 핏기가 사라지면 콩나물과 무생채, 파절임, 부추김치 등을 올리고 김밥 싸듯이 돌돌 말아준다. 기름장에 찍어 한 입 가득 고기를 넣으면 부드럽고 고소한 대패오겹살과 아삭한 콩나물, 새콤한 무생채가 어우러져 식감과 맛의 조화가 탁월하다. 잘 삭힌 부추김치도 고기와 찰떡궁합. 여기에 지금 가면 향긋한 청도 한재미나리도 덤으로 내어준다.

물론 그냥 구워먹어도 맛있다. 고기가 앞뒤로 노릇노릇 구워지면 클래식하게 기름장이나 쌈장 젓갈 등에 찍어 먹어도 고기 상태가 좋기 때문에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다. 깻잎·무장아찌도 추천한다. 깻잎 한 장, 얇게 썬 무 한 장씩 쌓아 정성스럽게 담근 장아찌는 깻잎의 향과 무의 아삭함, 또 새콤함까지 갖춰 고기에 곁들였을 때 일품이다.

마무리는 역시 된장찌개다. 식당은 직접 담근 된장을 사용한다. 먼저 멸치 다시마 파뿌리 등을 넣고 우린 육수에 집된장과 시판된장을 섞고 양파 두부 팽이버섯 등을 아낌없이 넣고 보글보글 끓여 내는데, 달큰한 양파와 구수하고 깊은 된장 맛이 일품이다. 오 사장이 고기를 먹고 된장찌개를 꼭 먹어봐야 한다고 당부하는 이유다. 청춘식당은 현충일 딱 하루만 쉬고 연중무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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