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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해외미식기행 <3> 금정구 ‘오키나와키친’

기존의 일식 메뉴는 잊어라…오키나와 색다른 맛의 세상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1-07-21 19:12:55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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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평균 20도 넘는 아열대 기후
- 27년 미군 통치받은 오키나와
- 일본 본토 식문화와 전혀 달라
- 정희도 대표, 일본인 아내와
- 개성 있는 소바·덮밥 등 선보여

- 밥에 볶은고기·토마토·치즈 넣고
- 칠리소스로 비벼낸 타코라이스
- 제주도 고기국수 떠오르는 소바
- 샌드위치를 닮은 오니기리까지
- 일자형 테이블서 현지 느낌 물씬

오키나와는 일본 내에서도 낯선 지역으로 여겨진다. 오키나와에서 일본 본토까지의 거리는 1000㎞. 서울에서 일본 도쿄까지 직선거리로 1160㎞ 정도 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무척 멀다. 또 일본에서 유일하게 연평균기온이 20도가 넘는 아열대 기후이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27년간 미군의 통치를 받았다.

그래서 오키나와에는 일본인조차 처음 보는 문화나 음식이 많고 미군의 영향이 곳곳에 녹아 있다. 부산 금정구 장전동 ‘오키나와키친’은 일본에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오키나와 음식을 선보인다.
   
부산에서 보기 드문 오키나와 음식인 ‘타코라이스’. 멕시코식 샌드위치 ‘타코’에서 토르티야를 빼고 밥을 넣은 형태다. 이곳만의 특제 소스를 넣어 매콤하게 즐길 수 있다.
■직접 만든 소스로 감칠맛

오키나와키친 정희도 대표는 일본인 아내와 오키나와에서 직접 요리를 배웠다. 그는 “일본 음식을 떠올릴 때 스시나 라멘을 꼽는 경우가 보통인데, 개성 있는 다른 일본 음식도 많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며 오키나와 음식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오키나와의 전통 요리로는 볶음요리인 ‘찬푸르’나 돼지고기를 절인 ‘라후테’ 등이 있지만 한 끼 식사로 가볍게 먹기 좋은 소바와 덮밥, 오니기리 등으로 메뉴를 한정했다.

메뉴 중 오키나와의 간편한 가정식이자 명물 덮밥인 ‘타코라이스’는 부산에서 보기 드문 음식이다. 타코라이스는 멕시코식 샌드위치인 ‘타코’에서 토르티야를 빼고 밥을 넣은 형태로 이해하면 쉽다. 밥과 양상추 위에 볶은 돼지고기와 치즈 토마토 향신료 등을 올렸다. 이곳만의 특제 칠리소스를 비비면 매콤한 맛으로 즐길 수 있다.

   
오키나와소바.
오키나와 소바는 고명으로 올린 돼지고기 수육 때문에 제주도의 고기국수가 떠오른다. 그런데 국물이 맑다. 돼지고기·가쓰오부시 육수, 고추로 만든 술을 배합한 것이다. 본래 오키나와에서 자라는 작고 매운 고추인 ‘코레구스’로 술을 담가 육수에 사용해야 하지만, 수입이 어려워 베트남고추를 담근 술로 대신했다. 고추로 담근 술은 매콤하면서도 특유의 쿰쿰한 맛이 나 호불호가 있지만, 깊고 시원한 국물 맛을 보장해준다.

우동과 비슷한 면의 굵기 역시 정 대표 부부가 반죽을 배우며 최적의 식감을 찾은 결과다. 매장에 진열된 사진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오키나와에서도 가게마다 소바의 굵기가 달랐다. 직접 먹어본 결과 너무 얇은 면보다는 우동 정도의 굵기가 먹기 좋았다”고 설명했다. 시치미와 산초를 조금 뿌리면 오키나와 소바의 독특한 매력이 한층 더 올라온다. 시치미는 일본식 향신료로, 귤껍질과 깨 등 7가지 식자재가 들어가 매콤한 맛을 낸다.

■‘집 속의 집’ 인테리어에도 심혈

   
함바그오니기리.
면 요리나 덮밥 한 그릇으로 허기가 달래지지 않는다면 오키나와식 주먹밥 ‘오니기리’를 곁들이면 좋다. 오니기리의 외관은 흔히 떠올리는 삼각김밥보다는 샌드위치에 더 가깝다. 돈가스나 달걀 통조림햄(스팸) 등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타코 홀더에 고정돼 나오기 때문에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한 손으로 잡기 쉽다. 역시 다른 곳에서 보기 드문 오키나와 지역 맥주인 ‘오리온 맥주’나 바닐라아이스크림을 얹은 ‘메론소다’는 모든 음식과 잘 어우러진다.

정 대표는 오키나와 현지 느낌을 살리기 위해 인테리어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천장에는 오키나와 전통 집의 처마를 떠올리도록 기와를 배치했다. 그 덕분에 문을 열면 ‘집 속의 집’에 들어선 듯하다. 또 일본에서 구매할 수 있는 술과 양념 소품 등이 앙증맞게 나열됐고, 오키나와나 일본 전역에서 열린 전통행사의 영상이 영업 시간 내내 재생된다. 이곳 최대 수용인원은 10명으로 아담하다. 일자형 테이블이 주방을 마주 보고 있어 ‘혼밥’하기에 특히 좋다.

   
오키나와키친 내부.
정 대표는 “일본에서도 낯선 오키나와 음식을 가볍고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한다”며 “다른 선입견 없이 새로운 음식을 마음 편히 즐기는 곳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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