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흥행 시즌을 앞둔 한국 영화계가 고민에 빠졌다. 지난 4월만 해도 한국 영화 메이저 배급사들은 대작들의 개봉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기대작들의 개봉을 겨울로 미루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런데 지난 19일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이하 ‘분노의 질주9’)가 개봉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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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스틸.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
‘분노의 질주9’은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넘으며 관객들이 극장에서 볼 만한 영화를 기다리고 있었음을 증명했다. 또 지난해 ‘테넷’ 이외에 거의 전멸하다시피 했던 할리우드 영화는 ‘캐시트럭’ ‘킬러의 보디가드2’ ‘루카’ ‘블랙 위도우’ 등의 텐트폴 영화로 여름 시즌을 맞이할 예정이어서 자칫 할리우드 영화에 여름 시장을 다 내줄 수 있는 상황이다.
돌아보면 지난해 여름에는 ‘#살아있다’를 시작으로 ‘반도’ ‘강철비: 정상회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의 화제작이 개봉되며 한국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435만 명의 관객을 모아 극장가에 희망의 빛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고 지금까지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개봉한 ‘서복’ ‘자산어보’ ‘비와 당신의 이야기’ 등의 기대작들이 40만 관객도 넘기지 못하는 성적을 보였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서복’의 흥행 참패는 대작 한국 영화들을 얼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150억~250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영웅’ ‘모가디슈’ ‘비상선언’ ‘한산: 용의 출연’ 등의 한국 영화를 개봉하기 힘들다. 그래서 오는 7월에 개최되는 칸영화제 초청이나 칸 마켓 판매를 기대하며 겨울 개봉을 예정했었다.
그런데 ‘분노의 질주9’의 흥행 성공과 할리우드 텐트폴 영화로 인해 메이저 한국 영화 배급사의 고민이 다시 시작됐다. 한국 영화도 함께 개봉해서 극장가에 활력을 넣으면 지난해 이상의 흥행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긍정적 신호가 생긴 것이다. 또 한국 영화의 개봉을 강력하게 원하는 극장 측의 요구를 계속 외면하기 어려운 것도 한 이유다.
한 영화 배급 관계자는 “‘분노의 질주9’ 흥행이 대작 한국 영화 개봉에 긍정적인 사인을 보냈지만 여전히 (개봉 여부에) 물음표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홍보나 프로모션을 하려면 적어도 개봉 전 2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결정한다 해도 6, 7월 개봉은 어렵고 8월이나 추석 시즌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한다”는 의견을 냈다. 여름 시즌을 앞두고 이래저래 마음이 심란한 한국 영화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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