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풍에 말린 면 붇지 않고 쫄깃
- 고가에도 입소문 매출 증가세
- 최상급 날치·표고버섯 등 넣은
- 육수 팩 ‘아고다시’ 감칠맛 더해
- 아리타 도자기로 현지 감성
세계 각국의 식자재로 집에서도 해당 국가를 여행하는 듯한 ‘미식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힘든 요즘 특히 주목받는 대체 여행법이다. 일본 전문 여행사 엔타비글로벌㈜ 김윤중 대표는 일본에서 맛과 품질로 유명한 ‘시마바라 수연 소면’(이하 시마바라 소면)을 직수입해 ‘소면공방’(https://smartstore.naver.com/somen?NaPm) 사이트에서 판매한다. 이곳에서 함께 판매 중인 아리타 도자기에 완성된 국수를 담으면, 집에서도 ‘일본 현지에서 근사한 국수 요리를 먹는 듯한’ 느낌을 낼 수 있다. 김 대표는 “음식을 보면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알 수 있다. 눈으로 보는 데만 그치지 않고 관광객이 직접 먹고 느끼는 여행은 추억의 깊이가 다르다”고 미식 여행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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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바라 수연 소면으로 만든 국수를 아리타 도자기에 담으면 집에서도 근사한 ‘일본 국수 한 그릇’을 맛볼 수 있다. 소면공방 제공 |
■‘일본 3대 소면’, 우리 집 밥상으로
일본 나가사키현 미나미시마바라는 ‘수연(手延べ·테노베, 손으로 국수 가락을 빼낸다는 뜻) 소면’으로 유명한 도시다. 인구 4만8000여 명의 작은 도시에 300개가 넘는 소면 공장이 400년 가까이 대를 이어 운영 중이다. 시마바라 소면은 반슈 소면, 미와 소면과 함께 일본 3대 소면으로 통한다. 그중 시마바라 소면은 밀가루를 반죽하고 숙성해 손으로 반죽을 꼬고 면을 늘리는 과정을 거친다. 소면을 한 번 만들 때 걸리는 시간만 꼬박 3일이다. 면은 해풍으로 말린다. 이렇게 하면 면을 삶은 후 국물에 오래 담가도 붇지 않고 차원이 다른 쫄깃함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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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바라 수연 소면으로 만든 비빔국수. ‘소면공방’ 홈페이지에서 면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법을 확인할 수 있다. 소면공방 제공 |
면 요리를 좋아하는 김 대표는 일본 출장 중 우연히 이 소면으로 만든 국수를 맛보고 크게 감동했다. 그는 “소면을 이용한 국수 요리는 저렴하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마바라 소면은 국수 한 그릇이지만 훌륭한 식사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좋은 아이템을 찾았으나 높은 가격이 문제였다. 시마바라 소면은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일반 국수보다 가격이 10배 가까이 높다. 기계에서 뽑는 면에 비해 들어간 품과 정성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내에 판매 활로를 개척하기 어려웠다. 소면 이야기를 들려줘도 “누가 그 돈을 주고 국수를 사 먹겠느냐”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홍보가 절실했다. 미나미시마바라와 협업해 우선 서울과 제주도에서 팝업 레스토랑을 열었다. 팝업 레스토랑에서 소면을 맛본 사람들은 비싼 가격에 상관없이 구매 의사를 밝혔다. 수요를 확신한 이 대표는 곧장 실행에 옮겼다.
■아리타 도자기로 일본 감성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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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전문 여행사 ‘엔타비’ 김윤중 대표가 직수입해 판매하는 시마바라 수연 소면. 소면공방 제공 |
그는 시마바라 소면을 직수입해 지난해 8월부터 소면공방 사이트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국내 맛집들이 먼저 알아보고 시마바라 소면을 주문했다. 맛집 셰프들은 하나같이 “어떻게 시간이 지나도 면이 붇지 않고 쫄깃한 맛을 유지할 수 있느냐”며 극찬했다고 한다. 추후 입소문이 나며 시마바라 소면을 찾는 사람이 늘기 시작했다. 50만 원이던 첫 달 매출은 12월 1500만 원으로 껑충 뛰었다. 김 대표는 “이달 매출은 2000만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소면 판매량이 증가하자 김 대표는 사가현 아리타의 도자기와 아고다시를 직수입 목록에 추가했다. 아리타 도자기는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1616년 조선의 도공 이삼평이 아리타에서 도자 기술을 전수한 것이 시초다. 화려하지 않고 안정감 있는 색상과 문양, 곡선 디자인으로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움을 모두 담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다. 아고다시는 나가사키현 최상급 날치를 구워 멸치 가다랑어 다시마 표고버섯 등을 넣고 블렌딩한 육수 팩인데, 소금이나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고 본 재료가 가진 감칠맛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주로 멸치조미료로 육수를 내는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국물을 깊고 다채롭게 하는 비장의 무기다. 모두 일본 현지에서 면 요리를 먹는 듯한 분위기를 내는 데 초점을 맞춘 아이템이다.
감염병이 진정되면 김 대표는 시마바라 소면과 아리타 도자기, 스시 만들기 등을 체험하는 투어와 일본 온천 명소 순례 등 여행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모두 음식과 연계한 관광 콘텐츠다. 그는 “음식을 통해 세계를 여행하고, 소도시의 알려지지 않은 좋은 식자재와 음식 문화를 알리고 싶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