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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수국에 물들었네, 6월 ‘꽃섬’의 로맨스

통영 연화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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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항 여객터미널서 1시간 거리 위치
- 섬 특산물 고등어로 만든 물회 별미

- 커다란 수국나무 운치 있는 연화사
- 가파른 경사면에 지은 5층짜리 보덕암
- 바다로 뻗은 용머리 바위 등 풍경 황홀
- 짙은 숲 오솔길 지나 만나는 출렁다리
- 파도와 협곡 사이 바람 거세 스릴 만점

- 2시간 걸으면 주요 볼거리 즐길 수 있어
- 1만 원에 ‘일주 관광버스’ 이용도 가능

경남 통영시 욕지면의 연화도는 섬 모양이 연꽃처럼 생겼다고 해서 ‘바다에 핀 연꽃섬’이란 뜻이지만 이맘때는 ‘수국의 섬’이다. 통영항 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1시간을 이동해 연화도에 내렸다. 전날 내린 비로 수분을 잔뜩 머금은 수국은 몽실몽실 만개할 채비를 마쳤다. 수국은 토양이 산성일 때는 청색을, 알칼리성일 때는 붉은색을 띠는 특성이 있다. 일조량에 따라 꽃의 색이 진하거나 연하다. 연화도를 걷는 내내 파란색 자주색 분홍색 보라색 등 알록달록 아름다운 수국을 구경했다. 수국 사이사이 ‘수국 뽑으면 과태료 100만 원’이란 표지판이 이곳의 몸살을 짐작게 했다.
   
연화도는 이맘때 섬 전체에 만개한 수국 덕에 알록달록 화려한 옷을 입는다. 수국은 토양과 일조량에 따라 색이 다르다. 연화도의 주요 볼거리인 연화사 보덕암 출렁다리 등을 걸어서 보는 데는 2시간이 넘게 걸린다.
■수국 곁 맴도는 흰나비들

선착장에 내리면 바다를 마주 보고 늘어선 횟집들이 가장 먼저 보인다. 이곳 특산물인 고등어로 만든 물회 등이 주메뉴다. 가게 앞에는 섬 고양이들이 차분히 앉아 주인의 인심을 기대 중이다. 더운 날씨 탓에 시원한 물회가 간절했지만 섬을 일주한 후 보상으로 즐기기로 하고 발길을 옮겼다. 푸른 바다가 그려진 벽화 골목에 들어서면 섬 트레킹이 시작된다. 주요 볼거리인 연화사와 보덕암 출렁다리 용머리 등을 보는 데는 걸어서 2시간이 넘게 걸린다.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길은 따로 있기 때문에 서로 방해받지 않는다.

   
원량초등학교 연화분교를 지나 연화사로 향했다. 갈림길마다 길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있어 헤맬 염려가 없다. 대신 오르막길이 꽤 가팔라 등산할 각오를 해야 한다. 여름에는 내리쬐는 태양도 뜨거우므로 모자와 선글라스 등을 미리 챙기면 좋다.

길 양쪽에 늘어선 수국을 바라보며 조금 걷다 보면 연화사는 금방이다. 연화사는 조선 시대 연산군의 억불 정책으로 연화도로 피신한 연화도사가 연화봉 밑에 토굴을 짓고 수행했다는 전설에 뿌리를 둔다. 대웅전을 지키듯 양쪽에 하나씩 자리한 커다란 수국 나무가 여름 사찰의 운치를 더해줬다.
   
연화사 입구.
연화사를 나와 보덕암으로 향하는 길은 가파른 오르막의 연속이다. 아직 꽃이 피지 않은 연두색 수국과 하늘빛 꽃을 피운 수국이 도열해 여행자를 응원했다. 흐르는 땀을 잠시 잊게 한 건 수많은 흰나비였다. 도심에서는 한두 마리도 보기 힘든 흰나비가 이곳에서는 꽃잎이 흩날리는 것처럼 나풀나풀 날아다녔다. 수국 꽃잎에서 태어난 듯 수국 곁을 맴돌거나, 여행자를 인도하듯 길을 앞장서기도 했다. 함께 보덕암으로 향하던 한 스님이 “가을이 되면 반딧불이가 날아들어 축제가 열린다”고 알려줘 가을 연화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수국 너머로 보이는 용머리 바위. 연화도에서 가장 유명한 포토존이다.
늘어선 수국 사이로 안개에 둘러싸인 용머리 바위가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연화도에서 가장 유명한 ‘포토존’이다. 통영 8경에 꼽히는 용머리 바위는 연화도 동쪽 끄트머리 네 개의 바위가 바다 위로 삐죽삐죽 솟은 게 마치 용이 헤엄치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 주민은 ‘네바위섬’이라고도 부른다. 용머리 바위는 일몰 때는 황금빛으로 물들고, 비가 오면 안개에 뒤덮여 신비롭다. 보덕암은 이 용머리를 바라보는 곳에 있다. 섬 안쪽에서 보면 단층으로 보이지만 이곳을 나와 바다 쪽에서 바라보면 가파른 경사면에 지어진 5층짜리 사찰이다.

   
오르막길에서 내려다본 연화도. 멀리 연화사가 보인다.
■출렁다리 향하는 아찔한 오솔길

출렁다리로 가려면 연화사 근처까지 되돌아 나와야 한다. 연화봉으로 향하는 갈림길에서 ‘출렁다리 지름길’이라고 적힌 표식을 따라가면 시간을 조금 줄일 수 있다.

지름길은 한 사람만 겨우 걸을 수 있는 좁은 오솔길 형태다. 지름길로 접어든 지 5분도 안 돼 ‘큰길로 돌아갈 걸 그랬나’ 조금 후회했다. 길까지 뻗은 수풀이 발에 챌 때마다 벌레가 나올 것 같아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바로 옆이 용머리 해안이라 파도 소리가 귓가에서 부서지건만 숲이 바다를 꽁꽁 감추고 있다. 이따금 용이 숨을 토한 듯 짙은 해무가 바다에서 밀려와 섬 전체를 뒤덮었다. 밀림을 헤치듯 앞으로 걸어갔다. 줄지어 이동 중인 개미 가족과 외출에 나선 쥐며느리를 밟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이 길을 걸을 때는 반바지나 샌들 등의 옷차림은 피하고, 혼자 걷는 것보다 함께 걷는 편이 더 좋다.
   
협곡 사이 몰아치는 바람과 파도가 스릴을 더해주는 출렁다리.
20여 분간 오솔길을 걷고 다시 너른 길을 1.5㎞쯤 더 걸으면 작은 어촌인 동두마을과 출렁다리가 나타난다. 2011년 개통된 출렁다리는 총길이 44m로 협곡 사이에 아찔하게 가로놓여 있다. 다리 아래 낭떠러지에 들이치는 파도와 협곡 사이 몰아치는 바람이 다리가 더 흔들리는 듯한 효과를 줘 스릴 만점이다.

왔던 길을 되돌아 임도를 쭉 걸어가면 선착장에 도착한다. 이 길엔 이미 활짝 핀 수국이 진보라색 자태를 뽐내고 있다. 날이 좋으면 우도와 욕지도 등 주변 섬들이 훤히 보일 법했지만 안개가 자욱해 시정이 좋지 않았다. 바다를 마주 보고 물회를 먹으며 달아오른 몸을 식히는 것으로 ‘수국 트레킹’을 마쳤다.

연화도로 향하는 배는 통영항 여객선터미널을 기준으로 현재 하루 세 번(오전 6시30분, 오전 11시, 오후 3시) 있다. 연화도에서 다시 통영항으로 나오는 배는 오전 8시35분, 오후 1시25분, 오후 5시5분이다. 트레킹이 부담스러운 뚜벅이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운영 중인 연화도 일주 관광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1인당 1만 원을 내면, 1시간40여 분간 가이드와 함께 연화사 보덕암 출렁다리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글·사진=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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