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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메마른 오후 적시네…진한 커피·촉촉한 티라미수

연산동 ‘사이먼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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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만 돌리면 커피점이 보인다.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은 한 집 건너 한 집이 커피점이다. 커피를 찾는 사람이 많기도 하지만 커피점이 창업하기 수월한 종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생이 기계로 커피를 내리고, 간단한 빵은 대형 마트에서 사서 내놓는다면 손쉽게 창업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고만고만한 커피점은 경쟁력이 없다. 금방 사라지기 마련이다.


◆커피도 커피지만 이 집은 티라미수

   
사이먼커피의 킬러 콘텐츠인 ‘마스카포네 티라미수’.
부산 연제구 연산동 ‘사이먼커피’는 10년 넘게 커피의 세계를 탐구한 30대 청년이 생애 처음으로 차린 커피점이다. 도시철도 1호선 연산역과 시청역 중간에 있어 접근성이 썩 좋지 못한 데도 지난해 9월 개업한 뒤 ‘티라미수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 반려동물과 아이를 동반한 손님도 편안하게 쉬어가는 공간을 지향하기 때문에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사이먼커피 송창현(31) 대표는 대학에서 커피를 전공하고 서울 김해 부산의 유명 커피점에서 바리스타로 근무하며 커피점 창업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배웠다. 사이먼커피의 대표 메뉴인 ‘마스카포네 티라미수’도 서울에서 근무할 때 개발했다. 모 매체가 꼽은 ‘서울 7대 티라미수’에 이름을 올렸고, 이 독특한 티라미수를 먹기 위해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찾아왔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사이먼커피의 내부.
마스카포네 티라미수(7000원)의 특징은 맨 위에 올라간 크림이다. 크림을 사각형 빵 모양 그대로 올리지 않고, 둥근 모양으로 자연스럽게 퍼뜨려 흘러내리게 했다. 사각형 크림 형태보다 부드럽게 보여 식욕을 자극한다. 송 대표는 “우연히 크림이 빵 위에 퍼진 날이 있었는데, 그때 아이디어를 얻었다. 크림을 미리 올리지 않고, 손님에게 내기 직전에 올린다. 이런 모양의 티라미수는 서울에서 근무한 커피점과 부산 사이먼커피 등 전국에 딱 두 곳에서 볼 수 있다”고 했다. 모양만 차별화해선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빵에 스며든 진한 커피 맛과 커피와 어울리는 적당한 당도도 마스카포네 티라미수의 특징이다. 송 대표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커피와 함께 먹기에 가장 어울리는 맛을 찾았다.


◆아메리카노+크림+카카오 꽉찬 맛

   
‘크림 온 더 락’ 커피(왼쪽), ‘딥 모카’ 커피.
사이먼커피는 송 대표가 블렌딩한 두 가지 원두를 기본으로 커피를 만든다. 

‘사이먼 바이브’는 산미가 적고 고소한 맛이 강해 대중적이다. 브라질 에티오피아 콜롬비아산 원두를 주로 쓴다. ‘바이올렛 무드’는 밝고 화사한 느낌에 산미가 강하다. 목 넘김 후 화사한 과일향이 올라온다. 에티오피아산 원두만으로 블렌딩한다. 아메리카노(4000원)를 주문하면 두 가지 원두 중 하나를 골라 마실 수 있다. 

사이먼커피의 시그니처 커피로는 ‘크림 온 더 락(6000원)’과 ‘딥 모카(6000원)’가 있다. 둘 다 송 대표가 개발한 메뉴로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다. 

   
크림 온 더 락은 아메리카노 위에 크림을 올린 아인슈페너의 일종이다. 차이는 크림 위에 올린 ‘카카오 닙스’다. 초콜릿의 원재료인 카카오를 잘게 부순 덩어리다. 단맛이 약간 나는 덩어리가 크림과 함께 씹히는 재미가 있다.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든다. 딥 모카는 이름처럼 무겁고 진하고 단 커피다. 아메리카노에 시럽과 설탕을 넣은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손님에게 추천하면 대부분 좋아한다고 한다.


◆빵과 쿠키도 모두 수제 ‘정성의 맛’

   
왼쪽부터 차가운 밀크티, 프랑스 빵인 ‘티그레’, 스콘
송 대표는 커피에 수제 초콜릿을 녹이기 위해 연구를 거듭했다. 마침내 초콜릿에 우유와 아이스크림을 섞어 베이스를 개발했다. 커피와 잘 섞이고 냉장고에 넣어도 굳지 않는 초콜릿 베이스다. 이 초콜릿 베이스와 커피를 섞으면 목 넘김이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모카커피가 완성된다. 커피에 잘 녹는 초콜릿 가루를 사서 쓰면 편리하지만 인공적인 맛이 느껴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았다. 

요즘처럼 더울 땐 홍차를 묵직하게 우린 차가운 밀크티도 좋은 선택이다. 차가운 우유에 홍차를 오랫동안 우리는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우유에 홍차와 설탕을 넣어 졸여 연유를 만든 뒤 이를 다시 우유와 희석한다. 묵직한 바디감이 다른 집과 차별화 된 맛이다.

이처럼 사이먼커피의 모든 메뉴는 ‘수제’다. 커피와 곁들여 먹는 티그레빵, 쿠키, 스콘, 잼을 비롯해 모든 손님에게 제공하는 웰컴 초콜릿도 직접 만든다. 작은 메뉴부터 정성을 들이고 스토리를 입힌 사이먼커피의 장래가 밝아 보인다. 

글·사진=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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