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 나이에 결혼 세 아이 엄마
- 시도때도 없는 사랑 표현에도
- 가정 위기 느끼면 권력자 돌변

- “아이 눈으로 본 어른들의 사랑
- 한국에서 보기 힘든 가족영화
- 시나리오 읽으며 신선함 느껴
- 실제 한결같은 남편 있었으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팔색조 매력을 발산하는 배우 진경이 색다른 로맨스 영화 ‘썬키스 패밀리’(개봉 27일)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관객과 만난다.

	‘썬키스 패밀리’에서 사랑이 넘치는 아내이자 세 남매의 엄마 유미 역을 맡은 진경.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김지혜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썬키스 패밀리’는 아빠의 예쁜 여사친의 등장으로 엄마의 오해가 시작되고, 가족의 평화를 찾기 위해 막내딸 진해가 펼치는 유쾌한 작전을 쿨하게 그린 가족 코미디 영화다. 이른 나이에 결혼에 골인한 20년 차 로맨틱 부부로 박희순과 진경이 호흡을 맞췄으며, 개성 넘치는 세 남매는 장성범, 윤보라, 이고은이, 옆집에 이사 온 아빠의 고향 동생 미희 역은 황우슬혜가 맡아 웃음과 사랑을 전한다.

진경은 결혼한 지 20년이 됐는데도 남편과 시도 때도 없이 뽀뽀를 하며 애정행각을 벌이는 유미 역을 맡아 사랑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특히 영화 초반 부부가 뮤지컬 같은 춤을 추면서 알콩달콩한 사랑을 표현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반면 가정의 위기를 느낄 때 남편을 비롯해 세 남매까지 휘어잡는 권력자로 돌변하기도 한다.

최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에서는 엉뚱하지만 순수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안방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기도 했던 진경을 만나 새 영화 ‘썬키스 패밀리’에 대해 들었다.

-기자 시사 때 배우들 앉은 자리에서 웃음소리가 크게 났다. ‘썬키스 패밀리’에 만족했는가.

▶만족스럽게 나왔다. 우리 영화는 음악이 정말 중요하다. 영화가 지닌 엉뚱함과 발랄함이 음악과 같이 가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서부극 같은 음악, 클래식 같은 웅장한 음악이 배우의 호흡과 어우러지면서 같이 가는 장면들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가족 영화이지만 한국영화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신선한 요소가 많았다. 특히 가족 구성원들의 성격이 개인주의적이면서도 가족적이고, 성(性)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들어 있어서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런 종류의 시나리오를 본 적이 없어서 너무 신선했다. 그 전까지 출연했던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런 것을 못 느끼고 있다가 우연히 받은 시나리오에서 신선함을 느낀 것이다. ‘뭐 이런 게 다 있어’ 하면서 웃기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면서 뭐라 말할 수 없는 자극을 주더라.

-보는 관객마다 다르겠지만 청소년관람불가가 되더라도 더 자극적인 이야기가 들어가고, 가족들이 더 쿨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 시나리오 읽으면서 청소년관람불가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초등학생 아이가 나오고, 그 아이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니 수위 조절을 하면 달라지겠다 싶었다. 이후 김지혜 감독님이 “우리 영화는 가족 코미디”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어 지금 수준의 영화가 나오게 됐다. 수위가 더 높았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영화가 나왔을 것이다.

-막내딸 진해 역을 맡은 아역 이고은 양이 아주 깨알 같은 연기를 한다. 초등학생이지만 똑 부러지게 연기하더라.

	‘썬키스 패밀리’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춘 박희순(왼쪽)과 진경.

▶희순 오빠는 고은이를 “아역 배우계의 김연아”라고 했다. 너무 예쁘고 책임감도 강해서 배우로서의 자세가 다 갖춰져 있는 그런 아이였다. 앞으로 잘 될 것 같다.

-남편 역을 맡은 박희순 씨와 처음부터 끝까지 뽀뽀를 한다.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뽀뽀 신이 어색하지 않았나.

▶키스가 아니라 뽀뽀는 진짜 많이 했다. 연기하면서 “뽀뽀 진짜 많이 하네”라고 말할 정도였다. 뽀뽀 신은 로맨틱 부부인 준호와 유미를 표현하는 상징적인 몸짓이라 거부감은 없었다.

-준호처럼 20년이 지나도 한결같이 사랑해주고 애교가 많은 남편은 어떤가.

▶그런 남편은 모든 여성이 바라는 상 아닌가? ‘하나뿐인 내편’을 할 때 최수종 선배님을 옆에서 보면서 천연기념물 같다고 생각했다. 최수종 선배님은 뭘 하든 아내 의견이 우선이었는데, 준호도 그렇다. ‘저런 남편이 있다면’이라는 생각을 했다.

-최근 ‘하나뿐인 내편’이 50%에 가까운 시청률을 보이며 종영했다. 진경 씨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드라마인가.

▶함께 출연했던 선배님들은 제가 너무 좋아했던 분들, 드라마사의 한 획을 그은 분들이다. 박상원 최수종 차화연 이혜숙 선배님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했다. 이분들과 같이 있고, 게다가 연기를 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무엇보다 최수종 선배님과 러브라인을 연기했다는 것이 감사하고 영광이었다.

-‘하나뿐인 내편’이나 ‘썬키스 패밀리’에서 사랑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이전에는 카리스마 있는 커리어우먼이나 바가지를 긁는 아내 역을 맡곤 했는데 말이다.

▶다른 면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줘서 고마웠다. 그래서 의미 있는 드라마와 영화였다. 저 배우에게 저런 면이 있었나 싶을 것 같다.

-실제 진경 씨의 성격은 어떤 편인가.

▶그냥 평범하다. 이미지처럼 똑부러지거나 똑순이 같은 성격은 아니다. 굉장히 허술한 사람이다. 연기 외에는 다 허술하다. 최수종 선배님이 굉장히 깔끔한데, 촬영장에 맨날 같은 츄리닝을 입고 가면 “집에서 청소는 하니?” 하시더라. 다만 부당하거나 할 말이 있을 때는 윗사람이든 아랫사람이든 이야기를 하는 편이다. 예전에는 저돌적이었는데, 나이 먹으면서 한 번 더 생각하고 이야기를 한다. 또 좋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올해 작품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썬키스 패밀리’ 이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개봉할 것이고, 드라마 ‘낭만닥터김사부 2’에 출연한다. 또 시나리오가 너무 좋아서 영화도 한 편 잘 될 수 있도록 보고 있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