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이 맡은 소임을 성실하게 실천한다면 가정도, 직장도, 우리 사회도 더욱 건강하고 단단해지는 법입니다.”

2010년 말부터 7년 째 보리암 주지를 맡고 있는 능원스님(사진)은 “이곳에 오시는 거의 모든 분들은 자신에게 꼭 필요한 바람이나 소원을 갖고 오시기 때문에 그분들의 힘들고 고단한 마음을 함께 하고 있다”며 “기도를 통해 간절한 소망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스님은 보리암이 기도도량으로서의 면모를 갖추는데 중심을 두고 있다. 새벽 3시30분부터 두 시간의 아침예불, 오전 9시 30분부터 사시예불, 오후 2시부터 미시예불, 오후 6시30분부터 저녁예불을 올리다가 이제는 밤 11시부터 새벽1시까지의 철야기도 시간도 갖고 있다. 하루에 다섯 번의 기도를 올리는곳은 보리암이 거의 유일하단다. 스님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예불을 집전하고 축원문을 읽기도 한다. 기도를 올린 소원객이 ‘보리암에 가면 주지스님이 직접 축원까지 해 주더라’는 마음을 갖게 하기 위해서다.

스님은 형편이 어려운 이웃이나 학생들을 돕는데도 주저하지 않는다. 해마다 남해지역 중고등학생 80명에게 모두 30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불교계에서 설립했던 진주 동명고등학교에는 지금까지 2억여 원을 쾌척했다.

바다보다는 첩첩산중을 좋아한다는 스님은 1985년 영담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이듬해 범어사에서 자운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수지했다. 동국대 선학과를 졸업하고 군법사를 거쳐 해인사, 직지사, 칠불암 등지에서 17안거를 끝낸 선승이기도 하다. 쌍계사 방장 고산 대종사의 손상자이기도 한 스님은 지금도 아침 108배를 거르지 않는다. 이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