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정통 멜로의 짙은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영화가 관객을 찾는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청춘 배우인 데인 드한,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주연을 맡은 ‘튤립 피버’는 베스트셀러 작가인 데보라 모가치의 동명소설을 스크린으로 그대로 옮긴 위험한 로맨스 영화다.
 |
| ‘튤립 피버’ 스틸. 팝엔터테인먼트 제공 |
17세기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배경으로 한 ‘튤립 피버’는 엇갈린 사랑을 비극적으로 그린다. 아름다운 소피아는 가난한 수도원의 동생들을 위해 재력가인 코르넬리스와 결혼한 후 무덤덤한 결혼 생활을 유지한다.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코르넬리스는 부부의 초상화를 가난한 화가 얀에게 제안하고, 여자들에게 큰 관심이 없던 얀은 소피아를 본 순간 사랑에 빠진다. 소피아 또한 얀을 보는 순간 사랑의 열정을 깨닫고, 두 사람은 육체적 관계로 빠져들게 된다. 여기서 또 한 명의 중요한 인물로 하녀인 마리아가 등장하는데, 그녀는 생선장수 윌리엄과 사랑에 빠져 임신을 하지만 예상치 못한 오해로 헤어지게 된다. 마리아에게 불륜을 들킨 소피아는 위험한 제안을 하게 된다. 이제 영화는 불륜을 감추려 만들어낸 거짓 상황과 그로인해 잉태되는 비극을 쫓는다. 소피아와 마리아가 모의한 상황은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의 후반부 거짓 상황과 같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튤립 피버’의 치정극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데뷔 당시 ‘제2의 디카프리오’라고 불렸던 데인 드한과 ‘대니쉬 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연기력과 미모를 겸비한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존재 때문이다. 렘브란트의 화풍 같은 영상 속에서 두 배우는 과감한 베드 신까지 선보이며 사랑의 열정을 표현한다. 한편 영화 제목이 ‘튤립 피버’인 이유는 영화 속에서 자세하게 묘사되는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일어났던 튤립 과열투기현상과 관련이 있다. 튤립 투기가 국가경제에 영향을 미치자 정부가 개입해 튤립 가격이 대폭락했는데, 소피아와 얀의 사랑이 마치 튤립 투기처럼 열정적이지만 치명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개봉 14일. 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