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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옷 리폼 했더니 폼 나네

옷장 속 애물단지된 의류…와펜·자수·레이스 등 붙여 화려하고 세련된 새 옷으로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17-03-15 19:07:38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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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가지고 있는 청재킷
- 손보면 디자이너 제품 같아
- 사이즈 작은 니트도 천 덧대
- 몸에 편안하게 만들 수 있어

여자들이 옷장 문을 열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입을 옷이 하나도 없어!" 남자들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 도대체 그 옷장을 꽉 채운 건 다 뭐냐고. 이런 한탄은 새 계절을 맞이할 때마다 더욱 강조되고 반복된다. 어쨌든 그 옷장 속에서 오늘 입을 옷을 찾아내야 집 밖으로 나갈 수 있다. 이럴 때 옷장을 뒤져 오래된 옷을 골라 약간씩 손보는 것만으로 새 옷이 생길 수 있다. 리폼으로 옷장 속의 헌 옷에 새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
   
작아서 버리려던 옷, 화사한 꽃니트로- 작아진 니트의 옆선을 뜯고 시폰과 레이스를 덧대 레이어드 형태로 만들어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했다. 옆선의 바느질을 자를 땐 송곳을 사용해 천이 상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색상이 있는 시폰 위에 레이스를 얹으면 훨씬 고급스러워 보인다.
다양한 브랜드를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편집매장인 에디뜨 537에선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아이템인 청재킷을 리폼 대상으로 삼았다. 사 놓고 입지 않던 것이나 낡은 것 모두 리폼할 수 있다. 총 4가지 샘플이 있어서 그중에 선택하면 된다. 리폼은 품을 넓히거나 소매를 자르거나 하는 대신에 와펜이나 자수 아플리케, 레이스 등을 붙여 여성스럽고 화려한 디자인으로 바꿔준다. 비용도 1벌에 10만 원을 넘지 않는다.

이날 기자가 가져간 스판 청재킷에는 금색으로 빛나는 장식물을 배치하고 옷핀으로 고정해 리폼한다면 어떻게 되는지를 살펴봤다. 어디서나 볼 수 있던 밋밋한 청재킷이 완전히 화려해졌다. 옷깃에는 꽃무늬를 형상화한 레이스를 달았고 팔과 가슴에는 과일 모양 모티프의 스팽글 아플리케를 달았다. 스팽글을 이용한 이런 장식물은 조금만 잘 못 만들면 잘 떨어지기도 하고 유치해진다. 이곳에서 마련한 장식물은 화려하지만 세련된 것으로 엄선돼 있었다.
   
밋밋한 청재킷, 느낌있게 변신- 밋밋한 청재킷의 칼라에는 꽃모양 모티브의 레이스, 팔에는 반짝이는 스팽글 아플리케를 달아 화려한 느낌으로 바꾸었다. 리폼할 때 장식물 배치는 충분한 상의과정을 거쳐야 실패하지 않는다.
김미숙 대표는 "꽃이나 과일 같은 자연물도 잘 어울리지만 이런 시크한 느낌의 재킷에는 별이나 스터드 같은 장식물도 잘 어울린다"고 했다. 옷핀으로 살짝 고정만 해서 어떤 느낌이 나는지 살펴만 보는 건데도 기성품이 아니라 디자이너의 작품 같은 느낌이 들었다. 김 대표는 "청재킷은 누구나 한 벌은 가지고 있다. 거기에 나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아플리케 등으로 꾸미면 세상에 하나뿐인 내 옷이 된다. 그러면 옷에 다시 역사가 쌓이고 사연이 더해져 정말 버릴 수 없는 옷이 된다"며 리폼의 장점을 강조했다. 멀쩡한 옷을 조금만 손봐서 버리지 않는 것은 환경보호에 도움이 되며 착한 소비의 일종이기도 하다.

동래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는 매달 옷 수선과 리폼, 제작 강좌를 운영 중이다. 박추원 강사는 자신의 리폼 작품을 여러 벌 보여줬다. 주로 니트여서 더 놀라웠다. 박 강사는 "본래 니트를 좋아해 집에 여러 벌 있다. 오래되었지만 패턴이나 색상이 마음에 들어 버리지 못하는 것도 많아서 니트를 리폼한 것이 여러 벌"이라고 했다. 니트는 다른 옷과 달리 편물 기계가 원단을 짜내는 것이므로 리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박 강사는 "나이가 들면 몸에 붙는 옷이 부담스러워진다. 좀 작아진 니트라면 니트의 옆 선을 터서 다른 천을 덧대거나 밑단 아래에 덧대 길이를 길게 하는 방법으로 입기 편하게 만들면 된다"고 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덧대는 천은 원래의 옷 원단 두께보다 두꺼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색상도 비슷한 톤으로 하거나 최대한 같은 것으로 맞추는 것이 좋다. 아예 새로운 색상을 쓰고 싶다면 기존 원단 안에 들어가 있는 색상을 선택하면 통일감을 줄 수 있다.

박 강사는 연보랏빛의 니트에 가슴과 배 부분에 꽃이 달린 여성스러운 니트를 리폼 대상으로 잡았다. 몸통을 넓히기 위해 밑단부터 겨드랑이까지 솔기를 뜯어서 긴 삼각형 형태로 트임이 보이도록 디자인했다. 긴 삼각형 형태의 트임은 '무'라고 부른다. 덧대는 천은 원래 니트 원단보다는 좀 어둡고 진한 보라색의 시폰을 선택했다. 집에 있던 자투리 천을 가져왔다고 하는데 니트와 잘 어울렸다. 시폰은 두 겹으로 통으로 만들어 아래위는 올이 풀리지 않게 오버로크 작업을 해 옆구리를 튼 니트에 끼워 넣어 재봉틀로 박는다. 아랫단에 덧대진 시폰 위에 흰색 레이스를 올리자 낡아 보였던 니트가 완전히 새 옷처럼 변했다. 요즘 많이 입는 레이어드 스타일로 무척 여성스럽고 화려하게 변신했다. 완전히 달라진 니트를 마네킹 보디에 입혀보자 수강생들의 감탄사가 더해졌다. 박 강사는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옷을 버리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럴 때 리폼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옷장 속 옷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볼 것을 권했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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