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줌마칼럼] 인풋과 아웃풋의 인생 법칙 /유정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6-04-20 18:42:21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12시간 공부한 사람이 6시간 공부한 사람보다 성적이 좋을까? 일요일에까지 나와서 근무한 직원이 평일만 일한 직원보다 더 나은 실적을 낼까? 아이를 24시간 쫓아다닌 엄마가 서너 시간 함께한 엄마보다 아이를 더 잘 이해하고 있을까? 이런 질문에 자신 있게 "예" 하고 대답할 사람은 흔치 않다. 결과만 보고 들인 노력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인풋과 아웃풋의 법칙에 대해 많이 이야기한다. 어려서부터 언어 환경을 만들어주면 누구보다 뛰어난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언어적 법칙, 검증된 이론에 따라 빈틈없는 결과가 도출된다는 과학적 법칙, 원리에 따라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경제적 법칙 등 인풋과 아웃풋이 비교적 잘 들어맞는 분야도 존재하지만 반드시 그렇다고는 보기 힘들다. 특히 사람 사는 세상으로 끌고 와 보면 이야기는 더욱 달라진다.

몇 해 전 한 기관의 공무원과 특집다큐 제작을 두고 논쟁을 벌인 일이 있다. 그는 1년이라는 긴 시간과 높은 제작 비용, 많은 인력을 들여 고작 1시간짜리 방송물을 만들어 낸다는 건 매우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해 나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방송은 돈 준 만큼 물건 사는 장사가 아닙니다. 감동을 사는 일이에요. 야생 동물 다큐 보신 적 있죠? 사자가 눈물 흘리는 장면이 그 다큐에서 반드시 필요해요. 그런데 사자에게 '자, 울어' 한다고 사자가 웁니까? 석양 아래 그 장면 하나 찍으려고 일주일, 아니 한 달씩 잠복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외부적인 자극으로 울릴 수도 있겠죠. 그런데 스스로 흘리는 눈물과 흘리게 만든 눈물의 차이를 시청자들이 모를까요? 그렇게 숨어서 한 달 만에 그 장면을 촬영했다고 치죠. 잠복하는 데 들어간 밥값, 인건비, 카메라 필름값, 교통비 등 인풋이 너무 크다고요? 그 몇 초짜리 눈물 장면 하나가 작품의 감동을 완전하게 마무리했다면요? 그래서 시청자들이 함께 울었다면요? 그걸 어떻게 단순하게 비교합니까?"

나는 발끈하고 말았다. 물론 정확한 통계와 예측으로 나라 살림을 풀어가야 하는 그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사고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품성을 평가받아야 하는 방송물을 두고 인풋과 아웃풋의 무게를 단순하게 평가하고 데에는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머리 좋은 사람들은 긴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성적이 좋고 능력자들은 짧은 시간 일해도 요령껏 결과를 낸다. 인풋의 노력이 대단하지 않음에도 놀라운 아웃풋을 거둘 수 있는 사람들. 재능의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은 인풋에 비해 아웃풋이 실하다. 그래서 우리는 그 공평하지 못한 결과가 간혹 억울할 때도 있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인풋과 아웃풋의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편하게 숨 쉬게 한다. 단순한 기준으로 그 무게를 가늠할 수 없다는 사실이 더 다행스럽기도 하다. 결과만을 놓고 들인 노력을 폄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우의 수는 다양하므로 인풋과 아웃풋을 단순히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인생은 넣은 만큼 되돌려주는 자판기가 아니다. 자판기도 종종 동전만 꿀꺽 삼키기도 하고 물건과 동전까지 함께 토해주는 어리석음을 범하기도 하지 않는가. 그래서 달리 보면 인생은 희망적이다. 같은 인풋의 노력에도 이득과 손해의 다른 아웃풋을 마주하는 일. 삶이란 정해진 법칙을 벗어나는 변수를 마주할 수 있어 좀 더 희망적이다.

FM 90.5 부산영어방송 편성제작국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르포] 심야할증 땐 0시~2시 기준 6240원부터…“택시비 겁나 집 근처서 술자리”
  2. 2유일한 진입로 공사 못 해 97억짜리 시설 개장 지연
  3. 3민주당, 산은 이전에 또 태클…이재명 부산서 입장 밝힐까
  4. 4부산교정시설 입지선정위 본격 가동…사상·강서 후보지 답사 장·단점 검토
  5. 5“BIFF이사회 권한, 혁신위에 넘겨라”
  6. 6비수도권大 65% 글로컬사업 신청…27곳 ‘통합 전제’
  7. 7“사태 촉발 조종국 당장 사퇴…혁신위 제약없는 활동 보장을”
  8. 8파크하얏트 부산, 최대 매출 찍었다
  9. 9野 부산서 일본 오염수 반대투쟁 사활…총선 뜨거운 감자로
  10. 10‘봄데’ 오명 지운 거인…올 여름엔 ‘톱데’간다
  1. 1민주당, 산은 이전에 또 태클…이재명 부산서 입장 밝힐까
  2. 2野 부산서 일본 오염수 반대투쟁 사활…총선 뜨거운 감자로
  3. 3‘채용특혜’ 선관위, 감사원 감사 거부
  4. 4혼란만 키운 경계경보…대피정보 담게 손 본다
  5. 5IAEA “1차 시료 방사선 문제 없어…2·3차 조사 뒤 최종판단”
  6. 6북한 발사체 잔해 길이 15m 2단 추정…해저 75m 가라앉아 인양 중
  7. 7공공기관장 청문회 확대 놓고…부산시-의회 재충돌 우려
  8. 8“일본 오염수 처리 주요설비 확인”…野 “결론도 없는 국민 기만”(종합)
  9. 9북한 이례적 위성 발사 실패 장면 공개..."계속 날리겠다" 의지 표명?
  10. 10“전쟁 터졌나” 서울시민 새벽 혼비백산…경계경보 문자 논란
  1. 1파크하얏트 부산, 최대 매출 찍었다
  2. 2댕댕이 운동회부터 특화 가전까지 “펫팸족 어서옵쇼”
  3. 3부산대에 韓-인니 조선해양기술허브 만든다
  4. 4약과도넛·홍시빙수…‘할매입맛’ MZ, 편의점 달려간다
  5. 5연금 복권 720 제 161회
  6. 6주가지수- 2023년 6월 1일
  7. 7“해양생태계 복원할 수용성 유리…산·학·연 관심을”
  8. 8“일본 오염수 방류 대응 집중…엑스포 유치도 최선”
  9. 9“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수욕장 개장에 영향 미치지 않을 것”
  10. 10로또 조작 의혹에 '150명 방송 참관' 추진…"1700명 신청"
  1. 1[르포] 심야할증 땐 0시~2시 기준 6240원부터…“택시비 겁나 집 근처서 술자리”
  2. 2유일한 진입로 공사 못 해 97억짜리 시설 개장 지연
  3. 3부산교정시설 입지선정위 본격 가동…사상·강서 후보지 답사 장·단점 검토
  4. 4비수도권大 65% 글로컬사업 신청…27곳 ‘통합 전제’
  5. 5‘타다’ 불법 콜택시 오명, 4년 만에 벗어(종합)
  6. 6오늘의 날씨- 2023년 6월 2일
  7. 7유월 햇살 아래, 그림자는 더 뜨겁게 삶을 노래하네
  8. 8승학터널 건설 본격화...부산시-현대건설 오늘 실시협약
  9. 9버스기사 “왕복 50㎞ 출퇴근 못해”…강서차고지 개장 차질 빚나
  10. 10[종합]‘부산 또래살인사건’ 피의자 정유정 “호기심 때문에 죽였다”
  1. 1‘봄데’ 오명 지운 거인…올 여름엔 ‘톱데’간다
  2. 2‘사직 아이돌’ 데뷔 첫해부터 올스타 후보 올라
  3. 3박경훈 부산 아이파크 어드바이저 선임
  4. 4강상현 금빛 발차기…중량급 18년 만에 쾌거
  5. 5세비야 역시 ‘유로파의 제왕’
  6. 610경기서 ‘0’ 롯데에 홈런이 사라졌다
  7. 7“경기 전날도, 지고도 밤새 술마셔” WBC 대표팀 술판 의혹
  8. 8세계 1위 고진영, 초대 챔프 노린다
  9. 9264억 걸린 특급대회…세계랭킹 톱5 총출동
  10. 10김민재, 올해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에 도전
우리은행
부산 리틀야구단에 가다
“제2 이대호는 나” 경남고 선배들 보며 프로 꿈 ‘쑥쑥’
부산 리틀야구단에 가다
부상 방지 ‘룰 야구’ 고집…선수들 미래까지 챙긴다
  • 부산항쟁 문학상 공모
  • 부산엑스포키즈 쇼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