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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水 부산 <6> 동백섬과 누리마루

밝고 귀하며 굴절없이 맑은 장산의 끝자락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3-14 18:42:11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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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절경 중 하나인 해운대 동백섬. 끝 바닷가 쪽에 있는 건물이 누리마루 하우스다. 이진우 프리랜서
- 동백섬, 종 거꾸로 엎어놓은듯한 '복종형'
- 오행산형으로는 '금형산' 해당
- 계절로 가을·색상은 흰색 '길지'

- 이런 지형엔 초가집·원형 건물 좋은데
- 둥근 누리마루하우스, 풍수와 잘 맞아

해운대 동백섬은 동백나무와 소나무의 울창한 숲이 멋스러운 부산의 절경 중 하나이다. 과거엔 군사보호지역이어서 해안의 모든 절경을 다 볼 수 없었지만 지금은 해제돼 일대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 섬 중앙에는 최치원의 동상과 기념비가 서 있을 정도로 동백섬은 최치원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유적지이면서 예로부터 경관이 뛰어나 유명한 시인 묵객들이 즐겨 찾던 곳이기도 했다.

동백섬 끝단 바닷가 쪽에 있는 누리마루 APEC 하우스는 2005년 11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부산시가 세운 건축물. 연건축 면적 905평에 지상 3층 규모이며 높이는 24m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건축양식인 정자를 현대식으로 표현한 유리 건물이 초록의 동백섬과 푸른 해운대 바다와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누리'는 순우리말로 세상을 뜻하고 '마루'는 꼭대기·정상을 의미하니 세계 정상이 모인 회의장의 이름으로 썩 잘 어울린다.

■풍수지리로 본 동백섬

   
동백섬 공원에 있는 최치원 동상.
동백섬은 해운대 장산의 기운이 서려 있는 곳이다. 장산은 백두대간의 남쪽 마지막 맥을 잇고 있는 부산의 주산인 금정산에서 동쪽 방향으로 흐르는 산줄기다. 동백섬을 풍수 방법론 중에서 물형론(物形論·산의 모양이나 무덤이 형성된 주변 땅의 형세를 사람이나 동물 등에 비유하여 그 모습을 구분하는 것)으로 보면 '복종형(伏鍾形)'에 속한다. 즉, 종을 거꾸로 엎어놓은 듯한 형국을 말한다.

또 풍수지리에서는 산의 형태를 용(龍)에 비유하는데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한다. 이를 오행산형(五行山形)이라고 부른다. 산세를 뜻하는 용의 힘, 즉 다른 말로 용의 기(氣)는 먼 곳으로부터 시작해 변화무상한 형상으로 나타나는데, 그 변화에 따라 목(木)형산, 화(火)형산, 토(土)형산, 금(金)형산, 수(水)형산으로 나누게 된다.

이 오행산형으로 본 동백섬은 금형산(金形山)에 포함된다. 종이나 모자를 엎어 놓은 것 같이 그 모양이 크고 둥글게 일어선 산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오행에서 금(金)은 서쪽을 뜻하며 계절로는 가을에 속하고, 색상으로는 백색이다. 밝고 귀하며 굴절하거나 흔들림 없이 맑음을 의미하는데 동백섬이 그렇다고 하겠다.

■누리마루 하우스

풍수지리학상 동백섬과 같은 복종형(伏鍾形) 및 금형산(金形山) 아래에 짓는 건축물은 초가집 형태나 원형(圓形) 건물이 길하다. 누리마루 하우스는 앞서 지적한 대로 한국 전통 건축인 정자를 현대식으로 표현하면서 둥근 지붕 형태를 택했다. 건축 당시 풍수지리를 감안하고 지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복종형 및 금형산 원리와 누리마루 하우스 건물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하겠다.

누리마루 하우스는 양택 원리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풍수지리에서는 산 사람을 '양(陽)' 죽은 사람을 '음(陰)'이라 하고, 이에 따라 주거지는 양택(陽宅), 산소를 음택(陰宅)이라 한다. 건물을 지을 때 양택은 좌향(坐向)과 방위(方位)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양택의 길흉을 보는 원리로는 주역팔괘(周易八卦)의 방위(동 동남 남 남서 서 서북 북 북동)를 기본으로 하는 방법 등 여러가지가 있다.

양택도 음택과 마찬가지로 땅의 기운, 즉 지기(地氣)가 중요하다. 또 햇빛·공기·바람·물 등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양택의 경우 주택에서는 대문이, 일반 건축물에서는 출입문 방향이 기운의 50~60%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대문이나 출입문은 외부의 공기와 바람, 빛 등과 더불어 바깥의 기를 받아들이는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에 근거해 누리마루 하우스는 양택의 원리에 잘 맞추어 건축됐다고 하겠다. 양택의 좋고 나쁨을 알아보는 일반적 원리로 동사택(東四宅·동, 동남, 남, 북의 4방위)과 서사택(西四宅·서, 서남, 서북, 동북의 4방위)이 있는데, 건물의 주 출입문과 주된 공간의 방향이 동사택에 맞춰지거나 아니면 서사택에 맞춰져야 양(陽)의 기운이 충만해 길하다고 본다. 예로 일반 건축물에서 주 출입문은 동쪽(동사택)인데 주된 공간은 서쪽(서사택)이면 이는 서로 상극(相剋)해 흉(凶)하다고 이해하면 되겠다.

이 양택 원리를 토대로 누리마루 하우스의 한가운데에서 봤을 때 주출입문은 북쪽이고, 정상회의장 등 주된 공간은 남쪽 방향에 있는 동사택 조건을 갖춰 매우 좋은 구조라고 할수 있다. 누리마루 하우스는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배산임수(背山臨水·미니박스 참조)의 명당자리에 위치하고 있는 길(吉)한 건축물이기도 하다.


# 배산임수란

- 산 음기·물 양기 합해지는 곳
- 생기 불어넣고 만물 보호해

풍수지리학에서 택지(宅地)를 정할 때나 주택 또는 건물을 지을 때 가장 이상적으로 여기는 배치 방법이 배산임수(背山臨水)다. 집 뒤에 산이나 언덕이 있고, 앞에는 강이나 개천, 호수, 연못, 논 등 물이 있어야 함을 일컫는 말이다. 풍수에서 집 뒤의 산은 집에 생기를 불어넣는 지맥(地脈)이 있는 곳이다. 지맥이 산을 따라 흘러 내려와 집으로 들어가는 원리다. 집 뒤에 산이나 언덕이 없으면 산천의 생기가 집으로 전해지지 않는다. 생기는 바람을 만나면 흩어지고, 물을 만나면 멈추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 뒤의 산은 바람을 막아주고 집으로 들어온 생기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건물 앞의 물은 산으로부터 흘러온 땅의 기운이 모이는 곳으로, 땅의 기운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막아주기도 한다. 배산임수는 산의 기운인 음(陰)과 물의 기운인 양(陽)이 서로 합해지는 곳으로, 산천의 생기를 북돋우어 만물이 잘 자라도록 한다. 풍수에서는 배산임수를 양택(陽宅)풍수라 하여 음택(陰宅)풍수와 함께 중요한 풍수 원리이다. 배산임수는 풍수 용어로 생각하기보다는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룬 과학적인 택지 요건이라고도 할 수 있다.

김기범 풍수지리학자·동의대학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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