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살아 숨쉬는 부산바다 <14> 용치놀래기

'술뱅이'…눈치 빠르고 식탐 강한 바다의 하이에나

  •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  |   입력 : 2012-11-29 00:45:36
  •  |   본지 3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먹잇감을 싹쓸이 하는 용치놀래기. 수 십 마리의 용치놀래기들이 한 번에 달려들어 노출된 먹잇감들을 싹쓸이 해버렸다.
- 육식성이라 육질 단단해 횟감·구이용 인기
- 수컷 죽으면 암컷→수컷 성전환 무리보호
- 두툼한 입술·뾰족한 이빨 생김새 독특

술뱅이라는 사투리로 더 잘 알려진 용치놀래기는 부산 바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어류이다. 무리지어 다니는 이들은 호기심이 많고 눈치가 빠르다. 먹잇감이 나타나면 무리 전체가 탐색전을 벌이다가 조금이라도 허점을 발견하면 한꺼번에 달려든다. 경우에 따라서는 덩치가 큰 바다동물이 사냥한 먹이를 가로채기도 하는데 이를 보고 있으면 백수의 왕이라고 불리는 사자가 사냥한 먹이까지 가로채 가는 아프리카 초원의 하이에나들이 연상되기도 한다.

용치놀래기는 식탐이 강하다. 잠수 도중 멍게나 성게 조각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있으면 가장 먼저 용치놀래기 떼가 달려든다. 워낙 식탐이 강한지라 먹이 앞에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면 용치놀래기를 쉽게 잡을 수도 있다. 양파 망에 멍게 조각을 넣어서 망의 주둥이를 벌리면 얼마 지나지 않아 용치놀래기들이 망 안으로 들어간다. 이때 망의 주둥이 부분을 끈으로 조여 버리면 한 망태기의 용치놀래기를 잡을 수 있다. 낚시꾼들에게 용치놀래기는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는다. 그럴싸한 대물을 낚으려는 데 식탐 강한 용치놀래기들의 입질이 부산하기 때문이다. 낚시꾼들은 용치놀래기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 이는 흔하디흔한데다 현란하게 번들거리는 체색으로 횟감으로 먹기에는 다소 혐오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식성인 이들은 육질이 단단하고 담백하여 먹는 느낌은 괜찮은 편이라 횟감뿐 아니라 구이나 매운탕 재료로도 쓰인다. 제주도 어민들은 여름철 별미로 물회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용치놀래기가 속해있는 놀래기류 어류들은 뾰족한 입에 두툼한 입술이 돌출되어 있다. 놀래기류는 이런 두툼한 입술 때문에 영어명이 늙은 아내란 뜻을 가진 래스(Wrasse)이다. 아마도 처음 래스라 이름 지었던 사람의 아내가 나이가 들면서 심술보가 터져 늘 입을 삐죽 내밀며 다닌 듯하다. 지역에 따라서는 놀래기류의 튀어나온 입이 돼지 입 모양을 닮았다고 보아 호그피시(Hogfish)라고도 한다. 용치놀래기의 용치라는 이름은 송곳니가 용의 이빨처럼 날카롭고 뾰족하기 때문인데 서구에서는 번들거리는 몸빛이 무지개를 닮았다 하여 레인보피시(Rainbow fish)라고도 부른다.

용치놀래기의 몸 색깔은 암컷과 수컷에 차이가 있다. 수컷은 등 쪽이 청록색이고 배 쪽이 황록색이지만, 암컷은 전체적으로 붉은빛이 강하고 등과 배 쪽 모두 황록색을 띤다. 수컷은 가슴지느러미 끝에 검은색 반점이 있어 암컷과 구별되며, 암컷은 몸 옆면을 따라 기다란 갈색 띠가 선명하게 보인다. 이러한 색은 놀래기 과에 속하는 물고기의 특징인 2차 성징에 의한 것이다. 용치놀래기는 보통 서너 마리의 암컷이 한 마리의 수컷과 함께 살다가 우두머리격인 수컷이 죽으면 가장 큰 암컷이 수컷으로 성을 전환한다. 이는 다른 무리 중에서 수컷을 데려오는 것보다 무리 중에 있는 암컷 한 마리가 수컷으로 성을 전환하는 것이 종족을 유지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수컷이 죽고 나면 남아 있는 암컷들은 서로 시각적 자극을 통해 크기에 따라 큰 것은 수컷으로 변하고, 작은 것은 암컷으로 그대로 남는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시각적 자극 후 1시간 정도가 지나면 남성 호르몬이 분비되어 수컷 행동을 하기 시작하고, 2~3일이 지나면 완전한 수컷이 된다고 한다.


# 용치놀래기의 먹이활동

상황1. 전복을 노리는 용치놀래기
   

태종대 감지해변 수심 15m. 암반에 납작하게 몸을 붙이고 있는 전복을 뒤집어 부드러운 몸을 드러냈다. 주변을 맴돌고 있던 한 무리의 용치놀래기가 전복의 위기를 눈치채고는 공격을 시작했다. 용치놀래기의 날카로운 이빨에 당황한 전복이 몸을 바로잡으려고 몸을 좌우로 흔들면서 반동을 주기 시작했다. 40여 초가 지나자 전복은 몸을 다시 뒤집는 데 성공했다. 전복을 공격하던 용치놀래기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물러서야 했다.


상황2. 바위를 들추자
   

나무섬 해역. 바닷속으로 들어가자 용치놀래기들이 덩치가 큰 바다동물이 사냥할 때 만들어지는 부산물을 얻어 챙기려는 듯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기자의 주변을 맴돈다. 용치놀래기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큼직한 바위를 들추어 주었다. 바위 밑에 몸을 숨기고 있는 갯지렁이, 새우, 작은 갑각류 등이 한 번에 노출되었다. 이들은 용치놀래기가 가장 즐기는 먹잇감이다. 수십 마리의 용치놀래기가 한 번에 달려들어 노출된 먹잇감들을 싹쓸이해버렸다.


상황3. 손바닥 위의 먹이
   

영도구 한국해양대학교 앞바다. 성게를 잡아 손바닥 위에 올려두었다. 성게를 잡을 때부터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용치놀래기들이 성게 배를 가르자마자 달려들었다. 손바닥 위에 놓여 있던 성게는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상황4. 해파리를 뜯어 먹는 용치놀래기
   

용치놀래기들이 쥐치와 함께 해파리를 뜯어 먹고 있다. 일반적으로 해파리의 천적은 쥐치로 알려졌는데 식탐 강한 용치놀래기로부터 해파리도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관찰되었다. 쥐치보다 개체 수나 번식력이 강한 용치놀래기들을 제대로 활용하면 해파리 퇴치에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상황5. 불가사리와의 먹이 경쟁
   

불가사리는 천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용치놀래기의 공격 대상이다. 불가사리가 포식하는 먹이를 용치놀래기가 노리고 있다.


상황6. 소라를 노리는 용치놀래기
   

소라를 발견한 용치놀래기가 딱딱한 패각을 입질해 보며 빈틈을 노리고 있다.


상황7. 갇힌 자와 바라보는 자
   

주체할 수 없는 식탐으로 통발 안으로 들어갔다가 갇혀버린 용치놀래기. 이를 지켜보는 동료의 눈빛. 이들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걸까.


※공동기획 : 국제신문, 국토해양부 영남씨그랜트, 국립 한국해양대학교
   
용치놀래기의 용치라는 이름은 송곳니가 용의 이빨처럼 날카롭고 뾰족하기 때문에 붙여졌다.
   
용치놀래기의 몸 색깔은 암컷과 수컷에 차이가 있다. 수컷(왼쪽)은 등쪽이 청록색인 반면, 암컷은 전체적으로 붉은빛이 강하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2. 2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3. 3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4. 4‘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5. 5[근교산&그너머] <1484> 통영 학림도 망산
  6. 6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7. 7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8. 8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9. 9아직 관객 많은 ‘오디세이’인데…아이맥스관에서 내린 사정
  10. 10아울렛서 만나는 김해 도자기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3. 3[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4. 4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5. 5李 대통령 “국민 생명·안전 지키기가 최우선”
  6. 6‘가상자산 과세 유예’ 결론 못낸 당정
  7. 7여야 ‘조희대 국조’ 두고 공방 격화
  8. 8[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9. 9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10. 10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1. 1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2. 2‘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3. 3퇴직금 2028년부터 사외적립…체불 예방
  4. 4부산시 “부산에 글로벌 AI 허브 유치하겠다”
  5. 5미래에셋·대신증권·빗썸도 뚫렸다(종합)
  6. 6사실상 금융업 전체가 다 털릴 판…靑, 긴급 대응회의(종합)
  7. 7첫 100조 분기매출 하닉 “100조 주주환원 하겠다”(종합)
  8. 8전용터미널·화주 인센티브 등 북극항로 상업운항 지원 요구
  9. 9부산과학기술협의회·CTO평의회 역량 확대
  10. 10부산銀 센텀센터, 스타트업 지원 거점화
  1. 1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2. 2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3. 3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4. 4아울렛서 만나는 김해 도자기
  5. 5영업중단 이어 단전 위기…피가 마르는 홈플러스 입점업체들
  6. 6후배 경찰 신체 ‘덥석’…파출소 팀장 추행 혐의 피소
  7. 7부경대 5108명 정보유출…위탁보안 비상
  8. 8“일부 수사 강압·부실” 부산변회, 권한 커진 경찰 첫 평가
  9. 9김해 어르신 생활 불편 해결해 드립니다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9일
  1. 1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2. 2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3. 3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4. 4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5. 5‘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6. 6‘은퇴 기로’ 손아섭, 2년 만에 NC로…3000고지 향한 행진 계속
  7. 7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8. 8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9. 9김해FC, 제6대 사령탑에 설기현 감독 선임
  10. 10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돔? 재건축? 미래가치 따져야” “전문가 주도적 역할 부여를”
부산 야구장 미래는
선수 공간까지 체험하는 돔투어…야구 테마 복합문화시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