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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신작 '내가 사는 피부'.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광기를 숨긴 냉혹한 성형외과 의사 '로버트'역을 맡았다. |
# 내가 사는 피부
- 거장 알모도바르의 숨결을 느끼다
- 복수와 욕망 담아낸 새로운 문제작
# S중독자의 고백
- 성의 세계에 예민하게 눈뜬 여자
- 사랑과 섹스를 통해 자아를 찾다
29일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과 '마이웨이'가 격전을 치르고 있는 연말 극장가에 '내가 사는 피부'와 'S중독자의 고백' 두 편의 스페인 영화가 같은 날 개봉해 눈길을 끈다.
그 중에서도 스페인을 대표하는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신작 '내가 사는 피부'는 그 소재와 연출력, 그리고 주연배우의 연기가 돋보인다.
영화는 저명한 성형외과 의사인 로버트 박사(안토니오 반데라스 분)가 교통사고로 흉측한 외모를 가진 아내가 이를 비관해 자살하자 12년간 그만의 비밀실험실에서 완벽한 인공피부제작에 나서면서 시작된다.
로버트 박사의 비밀스런 실험대상인 베라(엘레나 아나야 분)는 박사의 대저택 안에 감금된 채,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한다. 로버트 박사가 만든 피부 보호 슈트를 입고 살아가는 베라는 CCTV와 박사의 충직한 하녀 마릴리아에 의해 감시당한다.
어느 날, 로버트 박사가 집을 비운 사이 자신을 마릴리아(마리사 파레데스 분)의 아들이라고 밝힌 불청객이 저택에 찾아온다. 마릴리아의 아들이 우연히 CCTV를 통해 베라의 모습을 보게 되면서 사건은 격정적이고 충격적인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
티에리 종케의 소설 '독거미'를 원작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2011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데 이어 최근 워싱턴 DC 비평가협회 시상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2년 제69회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부문의 수상 후보 명단에 올라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내가 사는 피부'는 감독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 실험적인 영상에 이어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연기도 호평을 받고 있다. 감독과 같은 스페인 출신의 매력적인 배우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이번 영화에서 섬뜩한 광기를 숨기고 있는 냉혈한 성형외과 의사 역에 몰입했다. 복수와 분노로 뒤섞인 내면을 감추고 살던 그의 파괴 본능과 욕망이 복잡한 과거와 함께 드러나는 순간, 관객들은 새로운 충격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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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중독자의 고백'의 주인공 '베렌 파브라' |
이 영화와 함께 개봉된 또 한편의 스페인 영화 'S중독자의 고백'(크리스티안 몰리나 감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성에 대한 이야기, 엄밀하게는 여자의 성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 발레리(베렌 파브라 분)는 29살의 똑똑하고 재능있고 아름다운 여성이지만 그녀에게 사랑은 쾌락과 본능과 같은 의미이다.
15살, 사랑했던 남자친구와 첫 경험을 가졌던 당시를 고백하며 시작된 그녀의 이야기는 영화 전체에 걸쳐 일기를 읽듯 그려진다. 사랑과 쾌락을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는 발레리는 몸으로 타인과 소통하는 것을 더 편안하게 생각하는 여자다. 그녀는 자신에게 솔직하게 상대를 만나지만 상대방은 그녀의 사랑 없는 섹스에 질려 그녀 곁을 떠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취업면접장에서 그녀는 보편적 감성의 사랑을 만나게 된다. 남들처럼 장미꽃과 와인, 달콤한 고백과 근사한 식사를 함께하며 설레는 사랑을 시작하게 된 발레리. 드디어 사랑하는 그 남자(레오나르도 스바라글리아 분)에게 자신이 길들여졌다고 생각될 즈음, 남자의 의심과 폭력이 시작된다. 발레리는 결국 그와 헤어지지만 그토록 갈구했던 자신의 사랑이 무너진 것에 낙담하고 절망한다. 충격으로 그녀는 인생의 밑바닥까지 떨어지지만 한 장애인이 자신을 먼저 사랑하라는 얘기에 새출발을 결심한다.
영화 초반은 주인공 발레리의 남성 편력에 집중하며 스페인 특유의 자유로운 성 의식이 넘쳐나는데 비해 중반을 넘어서면서 다소 교훈적이고 철학적 색깔을 띠면서 자아 정체성 찾기에 주력한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노출 수위, 표현 수위가 상당히 높다. 그래서 한국 여성의 성의식으로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태생적 간극을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