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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인의 도시로 불리는 샌프란시스코 외곽 소살리토의 해변에서 사람들이 만 안쪽의 트레저 아일랜드와 베이 브리지, 시가지의 마천루를 바라보고 있다. |
"언덕 저 위에서 나를 부르네.
작은 케이블카가 별을 향에 오르는 곳.
아침 안개가 차갑겠지만 그래도 좋아.
바람 일렁이는 푸른 바다가 있는 그 곳."
(Tony Bennett의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 중)
여행을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많은 것을 보고 느끼는 것이겠지만 일상의 허울 좋은 도피라 생각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고민이 모든 오감을 지배할 만큼 크게 느껴질 때, 또는 실연의 기억을 치유하고 싶을 때 여권을 챙기고 당신의 좁은 세상을 실뜨개 놀이를 하듯 뒤집어 보자. 또 다른 세상은 또 다른 해답을 제안해줄 것이다.
그리고 이번 해답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찾아보자. 아마 당신은 만족스런 결과를 가지고 올 것이다.
■바다사자들도 쉬어가는 피어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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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앞에 트레저 아일랜드가 바라보이는 피어 39에서 명물인 바다사자들이 낮잠을 자고 있다. |
피어(Pier) 39는 2층짜리 목조 건물로 20세기초 샌프란시스코 마을을 재현한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형형색색의 가게들과 볼거리들은 테마파크를 닮았다. 부두 한 켠에는 새하얀 요트들이 정박되어 있다. 얼마나 여유로운 도시인지 그 요트들이 말해주는 것 같다.
이곳엔 씨푸드 레스토랑이 유난히 많다. 샌프란시스코도 해안도시라 부산처럼 해산물요리가 유명한가보다. 부산 사람으로서 씨푸드는 지나치기로 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레스토랑도, 부의 상징인 요트도 아닌 피어39의 명물 바다사자이기 때문이다.
익숙한 바다의 비릿한 내음이 가까워질 즈음 그 광경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바다사자들이 신선놀음 하듯 유유히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한 마리가 운다. 다른 바다사자 한 마리가 대답을 한다. 장난기 많은 관광객이 그들의 목소리를 따라한다. 태생이 게으른 건지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는지 이렇게 많은 관광객이 자기들을 구경하는데 미동도 없다. 덩치 큰 녀석들이 겹겹이 쌓인 모습이 더욱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1989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이후 모여들기 시작한 바다사자들은 이 도시의 귀한 자연교육의 현장이 되었고, 이색적인 관광자원이 되었다.
■조금 발칙한, 미워할 수 없는 '카스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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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지대인 트윈픽스에서 바라본 샌프란시스코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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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서 케이블카로 몇 분 가다보면 무지개 깃발이 펄럭이는 거리를 볼 수 있다. 무지개 깃발만 아니라면 다른 장소와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이 곳은 동성애자의 거리 카스트로' 였다. 무지개 깃발은 'gay pride flag' 라고도 불리는데, 의미는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거나 그들을 지지하는 표현으로 집 바깥쪽에 걸어둔다. 이 곳은 미국 전 지역에서 처음으로 시정부가 법적으로 동성애 부부의 결혼을 합법화시킨 곳이다.
그 때문인지 이 곳 에선 낯 뜨거운 동성 간의 애정행각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른바 '19 금(禁)' 사진이나 문구, 오픈된 성인용품가게가 많아 심히 보수적인 사람은 조금 거부감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이 곳이 그저 도시의 퇴폐적인 한부분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수많은 디자이너 중 동성애자가 많듯 여기 카스트로는 감각적이고 세련된 건물이 많기로 유명하다. 세련된 부티크와 액세서리 가게가 많으므로 그들의 감각을 믿는다면 소소한 쇼핑도 좋을 것 같다.
동성 간의 연애를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는 개방적인 카스트로는 게이와 레즈비언의 순례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 6월의 게이 퍼레이드나 할로윈 파티는 일반사람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이니 좀 더 화끈한 이색체험을 하고 싶다면 이 날짜에 맞춰 여행할 것을 추천한다.
■예술인의 도시 '소살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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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프란시스코 시가지에서 골든 게이트 브리지(금문교)를 건너면 나오는 소살리토의 메인 스트리트. |
샌프란시스코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예술인의 도시'로 불리는 소살리토가 있다. 이 곳은 샌프란시스코 만과 알카트라즈 섬을 가운데 두고 있는 작은 휴양지로 그림 같은 고급주택이 밀집되어 있어 관광객들에게 각광 받는 곳이다. 골든 게이트 브리지(금문교)를 지나서 가는 육로도 있지만 맑은 날의 경치를 느끼고 싶어 페리를 이용했다.
소살리토 선착장을 나오면 바로 메인 스트리트가 나온다. 이탈리아 이주민이 많은 곳이라 그런지 노천카페가 쭉 늘어진 거리가 마치 로마에 온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금강산도 식후경.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우선 근처의 'Hambergers' 라는 작은 햄버거 가게로 갔다. 햄버거가 별게 있겠냐 하지만 소살리토에 오는 사람들은 꼭 먹고 간다는 꽤나 유명한 곳이라니 한번 들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없는 맑은 오후, 한손에는 햄버거를 들고 나머지 한 손은 연신 셔터를 누르며 그렇게 소살리토 여행이 시작되었다. 해변을 따라가면 예술인들의 도시답게 멋진 갤러리들과 아기자기한 소품가게가 즐비하게 늘어서있다.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구경거리들이다.
소살리토는 그림이다. 언덕마다 지어진 빅토리아 풍의 집들과 바다 한가득 정박되어 있는 요트들은 삭막하게 지냈던 일상에 쉼표를 찍어주었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 때 쯤 다시 페리를 타고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왔다. 언제가 될 진 모르지만 다시 오겠다는 달콤한 기약을 남긴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