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빠른 전개의 추리소설 구조 매력, 배우들 폭풍연기 대결에 몰입도↑
- 21·22일 마지막 2회 남겨놓고 있어
최근 수·목요일 저녁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바로 '한국의 다빈치코드'라는 애칭과 함께 화제가 되고 있는 SBS 사극 '뿌리깊은 나무' 때문이다.
'뿌리깊은 나무'는 지난 7일(19회) 시청률 20%를 처음 넘긴 후, 매 회 자체 시청률을 경신하며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한글 창제를 둘러싼 사실과 허구의 사건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 드라마는 김영현 작가와 박상연 작가의 합작품으로 추리소설 구조를 가진 사극이라는 점에서 신선하고 대담하다. 또한 입체적인 인물 묘사와 빠른 전개가 돋보이는 장태유 PD의 연출력은 시청자들을 텔레비전 앞으로 모여 들게 했다.
제작진의 노력과 함께 드라마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바로 주연들의 불붙은 연기 대결이다. 먼저 16년 만에 안방극장을 점령한 한석규는 그간에 보아오던 왕의 근엄함을 벗어던지고 백성을 위해 새로운 글자, 한글을 만들기를 주저하지 않는 서민 취향의 인간적인 왕을 창조했다. 또 '추노'에 이어 '뿌리깊은 나무'까지 사극을 통해 연기에 불을 지피고 있는 장혁은 말단 겸사복이지만 왕 앞에서 "겁쟁이"라고 일갈할 수 있는 배포를 가진 인물이다. 매 작품마다 헌신적인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장혁은 이번 드라마에서 당대 최고의 무예 솜씨와 함께 밀본의 배후를 캐고 살인사건을 추리해 나갈 때는 제갈량이나 셜록 홈즈와 같은 비상함을 보인다.
그리고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발랄한 신세대의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신세경은 모든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궁녀 소이 역을 맡아 드라마 중반까지 대사 없이 출연했다. 대사가 없음에도 존재감을 여실히 나타낸 그는 차세대 여배우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한편 밀본의 우두머리로 세종과 팽팽히 맞서는 정기준 역의 윤제문은 백정과 본원의 역할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신들린 연기를 선보인다. 극 중 모든 문제의 시작과 끝인 정기준은 드라마의 긴장감을 조절하는 역할로 극의 재미를 더했다는 평이다.
한편 이 드라마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이정명의 소설 '뿌리깊은 나무'가 원작이다. 그러나 드라마는 원작에 머무르지 않고 또 한 번 변신을 꾀했다.
먼저 한글이 반포되기 7일 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원작과 달리 드라마는 한글 창제 이전을 시작으로 더 풍성해졌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왕을 돕는 충신이자 오른팔인 내금위장 '무휼'(조진웅 분)이 원작에서는 내시로 그려져 있다. 또 모든 사건을 주도하는 비밀 단체이자 왕과 대치되는 세력인 밀본은 원작에는 아예 없는 설정이고 밀본의 우두머리 정기준 역시 많은 부분 수정을 가했다. 강채윤의 스승인 이방지(우현 분) 역시 극의 재미를 위해 탄생된 인물로 원작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팩션(faction·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새로운 장르)사극 '뿌리깊은 나무'는 한글이라는 범국민적 소재를 다루고 있는 탓에 부모들이 자녀의 시청을 독려하는 재미있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 매주 아이와 함께 이 드라마를 본다는 한 주부는 "세종대왕의 업적과 한글 탄생의 배경을 직접적으로 볼 수 있어 좋다. 역사적 사실이 아닌 부분은 바로바로 일러주면서 시청하니까 초등학교 3학년인 아이도 재미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뿌리깊은 나무'는 오는 21, 22일 마지막 2회를 남겨둔 상태로 화려한 파이널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