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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세이 뷰-파인더] 노루 · 사슴의 조상 고라니

겨울나기 걱정에 잠 못드는 낮잠꾸러기

  • 백한기 기자 baekhk@kookje.co.kr
  •  |   입력 : 2011-11-24 18:47:04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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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낙동강 삼락둔치 농로에 멈춰 서서 주위를 살피고 있는 고라니.
근사하게 생긴 몸매와 늘씬한 다리, 쫑긋 세운 두 귀와 온순한 성격. 우리나라 고유종인 고라니의 특징이다.

   
고라니가 인기척을 느끼자 황급히 달아나고 있다.
요즘 아이들은 고라니가 어떻게 생겼는지, 이름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노루와 고라니는 비슷하게 생겨서 지역에 따라 서로 뒤섞어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고라니는 뿔이 없어서 노루와 쉽게 구별되고, 사는 지역도 조금 다르다. 노루는 제주도에 비교적 많으며 약 1000~1200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그러나 고라니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흩어져 산다.

몸길이 90㎝, 몸무게 9~11㎏인 고라니는 겁이 많고 온순한 동물이다. 여름에는 털이 노란색 또는 붉은빛을 띤 갈색이며 겨울에는 올리브색이나 점토색을 띤다. 고라니는 보통 단독 생활을 하지만 드물게 무리를 이루기도 한다. 물을 좋아하는 고라니에게 습지 갈대밭은 좋은 은신처이다.

■ 야산 근처 억새밭·습지 갈대밭 좋아해

   
경남 주남저수지 부근 논에 날아 앉은 재두루미 옆으로 고라니 한 마리가 먹이를 찾고 있다.
겨울철은 먹을 것이 시원찮고, 몸 숨길 곳도 별로 없어 고라니에겐 아주 고통스러운 계절이다. 게다가 눈이라도 한번 크게 내리면 활동하기가 어려워 굶어죽거나 산 아래 사람 사는 마을로 내려와 먹이를 찾다가 사람들에게 잡히기도 한다. 고라니는 육식 동물에게 잡혀 먹히지 않을 만큼 빠른 발을 가졌지만, 적이 안 보이면 멈춰 서서 주위를 살피는 습성이 있다. 이 때문에 육식 동물에게 쉽게 습격당한다. 수컷은 2~3㎝ 되는 송곳니가 밖으로 삐져나와 있다. 암컷은 한 배에 3~7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고라니 새끼는 태어난 지 1시간이 지나면 걸어다닐 수 있다. 그리고 2~3일 후에는 사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뛰어다닌다.

북한에서는 '복작노루'라고도 부르는 고라니는 사슴 무리들 중 가장 몸집이 작고 깊은 숲속보다는 야산 근처 억새나 버들밭, 물가의 풀숲을 더 좋아한다. 초식성인 고라니는 보통 아침, 저녁 무렵에 활동하고 낮에는 휴식을 취하며 낮잠을 자거나 되새김질을 한다. 주로 나뭇가지나 뿌리, 연한 싹, 보리를 비롯한 풀의 여린 순을 먹고 살며 물을 좋아해 헤엄을 즐기기도 한다.

■ 야간 불빛에 꼼짝 못해…밀렵꾼 표적

   
고라니가 논바닥에서 먹이를 찾다가 사람을 보자 두 귀를 쫑긋 세운채 경계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들어 고라니의 수가 크게 줄자 멸종위기 종으로 지정해서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노루와 더불어 고라니는 전국에 고루 분포해 있고 그 수 또한 비교적 안정되어 있는 편이다. 하지만 절대 안심해서는 안되는 것이 주로 겨울철 사냥꾼들의 표적이 되는 것이 바로 고라니이기 때문이다. 전문 밀렵꾼들이 지프에 서치라이트를 달고 강 주변의 들녘을 샅샅이 뒤지고 다니면서 불빛에 반사되는 고라니의 눈을 보고 엽총으로 난사한다. 고라니는 야행성이라서 서치라이트의 환한 불빛에 꼼짝 못하고 가만히 서 있어 희생당하기 십상이다.

고라니들이 비교적 흔하다고 해서 그 가치를 모르고 지나쳐 버리면 그것이 사라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노루나 사슴의 먼 조상이라는 고라니. 우리나라 고유 동물인 고라니를 혹시 발견하게 되면 먹이를 주고 되돌려 보내거나, 큰 동물원에서 키울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취재 협조=조류사진가 박용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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