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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침몰, 히구치 신지 감독, 2006년 |
일주일 전 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에 따라 동북아시아 3개국에서 만들었던 지진 및 쓰나미 관련 영화가 눈길을 끌고 있다.
2006년 일본에서 개봉된 히구치 신지 감독의 '일본침몰'(Sinking of Japan)은 이번에 일어난 140여년 만의 대지진의 모습을 유사하게 그렸다. 일본 스루가만에서 강도 10이 넘는 대지진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도쿄와 큐슈 등 일본 전역이 지진피해를 입는다는 이야기다. 영화에서 나타난 일본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여진의 여파로 건물들이 붕괴되고 아스팔트가 쩍쩍 갈라져 일본인들은 손 쓸 도리없이 지옥을 겪게 된다. 이어 후지산이 분화를 재개하고 해안 인근 지역에는 대규모 해일이 밀어닥친다.
영화에서는 지진의 원인이 일본 열도의 지각 아래에 있는 태평양 플레이트가 맨틀 사이에 끼어들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풀이됐다. 영화의 제목이 '일본 대지진'이 아니라 '일본 침몰'인 것은 지진은 단지 비극의 시작에 불과하고 지진 이후 일본이 바다 속으로 침몰하게 된다는 설정 때문이다. 지진 원인분석에 나선 지구과학자 타도코로 유스케(토요카와 에츠시 분)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한 다량의 박테리아가 메탄가스를 만들어냈고, 이것이 지진으로 벌어진 멘틀 틈으로 태평양 플레이트가 파고들어가는데 윤활유 작용을 한다고 분석한다. 이 때문에 지진 338일 후 일본이 맨틀 아래로 침몰하게 된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일본 정부 각료들은 앞다퉈 해외로 달아나고, 국민들도 세계 각지로 흩어지는 사이 지반 침하가 이어져 희생은 계속 늘어나게 된다. 타도코로는 일본 열도와 플레이트를 떼어놓기 위해 그 사이에 폭탄을 설치할 계획을 세운다. 영화는 열도 침몰 이야기를 통해 극적 충격을 더욱 키우고 있지만 과학적 개연성을 뚜렷히 그려내지 못했고, 쓰나미의 위력을 상대적으로 적게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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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대, 윤제균 감독, 2009년 |
쓰나미의 위험성을 더욱 자세히 그린 것은 2009년 윤제균 감독이 만든 한국의 '해운대'다. 개봉 당시 1000만 관객 동원으로 한국인 대부분이 본 영화이면서 일본에도 '쓰나미'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개봉된 영화다.
기상청의 지구과학자 김휘(박중훈 분) 박사는 일본 인근에서 일어난 쓰나미 경고를 받고 해일의 진행방향이 해운대로 향한다고 직감한다. 이에 따라 여름철 해운대를 찾은 수십만 시민들의 조속한 대피를 요구하지만, 동백섬에서 국제회의를 진행 중인 관료들은 김 박사의 경고를 무시한다. 결국 10m 높이의 쓰나미가 해운대를 강타, 2층 높이의 물결이 도심을 휩쓸어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다는 이야기다.
영화는 쓰나미가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다. 또 소위 순망치한격인 일본의 쓰나미 상황에 대한 설명도 생략한다. 대신 해운대 주변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시각에서 쓰나미의 위력을 여실히 그려준다. 이번 일본 대지진에서 볼 수 있는 센다이 지방의 쓰나미 피해를 해안지역에서 목격한다면 바로 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공포스러운 재난 영상을 영화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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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지진, 펑샤오강 감독, 2010년 |
중국에서는 지난해 펑샤오강 감독의 '대지진'(Aftershock)이 선보였다. 1976년 7월 28일 중국 당산에서 23초간 일어났던 대지진의 상황을 그린 영화다.
예기치 않은 지진 상황에서 일곱살 쌍둥이가 조난에 빠졌고, 엄마는 둘 중 한 명만 구해낼 수밖에 없었다. 27만 명이 사망한 지옥같은 지진이 끝나고 어머니는 잃어버린 나머지 아이에 대한 슬픔을 안고 살아간다. 그러나 수십년이 지난 뒤 죽은 줄 알았던 그 아이가 성인이 돼 늙어버린 어머니와 다시 만난다는 이야기다. 생사를 모르고 헤어진 가족들의 아픔과 국가를 넘어 세계가 세대를 거쳐 두고두고 되새기게 된다는 점을 영화는 그리고 있다.
재난 영화는 가공할 스펙타클 영상을 제공해 관객을 압도하지만 그 영화 내면은 참을 수 없는 슬픈 인류애로 가득 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