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길따라 맛따라] 서구 충무동 `청궁식당`

"먹고 싶은 메뉴 하루 전날 주문만 하면 되는 `투명한` 함바집 스타일이죠"

  • 글·사진=이흥곤 기자
  •  |   입력 : 2011-01-13 18:58:00
  •  |   본지 3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생태탕 아구탕 아구찜 등이 주메뉴지만 대구 물메기 등 미리 주문하면 탕과 회로 준비

2만 원짜리 생태탕이 부럽지 않은 생태탕.
싸고 맛있는 수산물을 맛보려면 공동어시장 주변을 찾으라고 한다. 국내 수산업이 위축됐다 하더라도 공동어시장은 여전히 국내 최대 연근해 수산물 위판장이 아닌가. 자갈치시장이나 광안리 회타운이 있지 않은가 하고 반문할지 모르겠으나,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이야기다.

자갈치나 광안리는 주로 가족이나 관광객들이 애용하지만, 공동어시장 주변의 식당은 수산 관련 종사자나 어선원 등이 주로 찾는다. 이 때문에 전자는 가게가 제법 번듯하고 깔끔하나, 후자는 허름하면서 테이블이 많아 봐야 3~4개뿐인 이른바 '함바집'을 떠오르게 한다.

공동어시장 주변의 가게는 단골 위주로 영업해 정이 듬뿍 묻어난다. 손이 커서 양도 푸짐하다. 서구 충무동 골목시장 내에 위치한 청궁식당(051-248-7333)은 정이 넘치는 공동어시장 주변을 대표하는 식당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입구가 곧 주방이다. 갖은 양념과 손질이 된 장어와 생태가 보인다. 테이블은 홀에 두 개, 방에 두 개. 이 층 다락방에 세 개.

이날 서비스로 나온 문어숙회.
주 메뉴는 생태탕 아구탕 아구찜. 한쪽 벽엔 '오늘의 메인 해물탕 장어탕, 아침 특선 된장찌개 꽃게탕'이라고 적혀 있다. 안주인 박소영(56) 씨는 "조업을 나갔다가 아침에 들어오는 단골 선원들이 된장찌개나 꽃게탕을 먹고 싶다고 연락이 오면 준비하면서 적어 놓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씨는 "우리 집은 하루 전 먹고 싶은 메뉴를 미리 전화로 주문만 하면 대부분 준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회도 되나요." 돌아온 대답이 구미를 당긴다. "활어는 아니지만, 주문만 하면 돔이나 한치 병어 호르레기 아카모스 등을 장만할 수 있지요." 일종의 선어회가 준비된다는 뜻이었다.

더 물어봤다. "대구도 먹을 수 있나요." "그럼요, 주문만 하면 5만 원 정도로 대구회와 대구탕을 저렴하지만 아주 맛있게 드실 수 있지요. 물메기회와 탕도 마찬가지예요."

안주인 박소영 씨.
옆 테이블에 앉아 식사하던 수산 종사자 이인규 씨가 귀띔했다. "주인 아저씨가 통발배를 탑니다. 아저씨가 집에 오시는 날에는 항상 문어 몇 마리씩을 들고오지요. 운이 좋으면 그 싱싱한 문어를 데쳐 먹기도 하고, 두루치기도 해먹지요. 문어 두루치기 들어보셨나요. 가격요? 일반 가게의 50~60% 선에 불과하지요. 회무침을 먹을 땐 아주머니가 알아서 국수까지 삶아 서비스로 갖다 줍니다. 어딜 가서 이런 대접받으며 먹어보겠어요."

생태탕(7000원)을 주문했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울 땐 생태탕만큼 얼큰한 국물이 없기 때문이다.

띠뽀리와 무 파 다시마, 여기까지는 일반 식당과 다를 바 없지만 이곳은 새우 가루와 멸치 간 것을 더 넣는다. 테이블에서 고개만 쑥 내밀면 요리 장면이 보여 주의 깊게 살펴봤다. 손질한 생태를 넣고 다진 마늘과 파 등으로 양념하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맞추며 거품은 수시로 걷어냈다. 박 씨는 "우리 집은 맑은국이나 매운탕의 선택이 가능하며 땡초면 땡초, 콩나물이면 콩나물 등 손님의 취향대로 탕을 끓여준다"고 말했다.

코고동으로 불리는 자숙골뱅이, 미역, 간장게장, 겉절이, 가자미, 해초의 한 종류인 몰 등이 반찬으로 나온다. 시내의 내로라하는 2만 원짜리에 견줘도 손색이 없다. 문어숙회와 피데기도 약간 있다고 갖다준다. 서비스라고. 이런 게 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자갈치역 1번 출구로 나와 서구청 후문 쪽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Qook Show' 건물 옆 골목으로 400m쯤 걸으면 찾을 수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3. 3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4. 4“끝내 알 수 없었던 어머니 마음…그 알 수 없음이 인간이죠”
  5. 5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6. 6“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7. 7부산 매출액 돛 달아준 ‘해운 빅3’…6년 만에 전국 기준 100대 기업도(종합)
  8. 8해군 3600t급 디젤잠수함 ‘서희함’ 진수
  9. 9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10. 10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1. 1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2. 2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3. 3李 “집값 놀라울 정도로 하락…통계 제대로 알려야”
  4. 4정계 “지역언론 독립·공공성 훼손없게 계속 관심을”
  5. 5국힘 신임 부산행복연구원장에 오경은 전 구의원
  6. 6시의회 상임위 제한 폐지 논란일자 결국 심사 보류
  7. 7“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8. 8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9. 9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10. 10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1. 1부산 매출액 돛 달아준 ‘해운 빅3’…6년 만에 전국 기준 100대 기업도(종합)
  2. 2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3. 3“부산 해양수도·북극항로 육성, 선원 역할 중요”
  4. 4[증시와이드] 불확실성 커진 증시…우량주 중심 냉정한 대응을
  5. 5한진칼 주식 더 사는 조원태…호반과 지분경쟁 2R
  6. 62050년 중간저장시설·2060년 영구시설…정부, 방폐물 관리 3차 계획안 여론 수렴
  7. 7‘반도체 소부장’ 원익 공채에 1만2000명 몰려
  8. 8한양증권도 털렸다…고객·임직원 정보 일부 유출
  9. 9석유류·공업제품값 ‘고공 행진’ 지속…부산 10월 물가상승 4개월만에 최고(종합)
  10. 10주가지수- 2026년 11월 3일
  1. 1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2. 2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3. 3“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4. 4해군 3600t급 디젤잠수함 ‘서희함’ 진수
  5. 5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6. 6에코델타에 유치원·초·고교 추가 신설
  7. 7141개 시민단체도 노동계도 ‘국제신문 회생’ 인가 촉구
  8. 8역삼동 연쇄방화 77세 이명수(종합)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4일
  10. 10면세유 23억 원어치 빼돌린 유통업자 집유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3. 3MLB 애틀랜타 김하성, 퀄리파잉 오퍼 못 받아
  4. 4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5. 5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6. 6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7. 7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8. 8[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9. 9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10. 10동의과학대학교,‘제1회 부산지역 전문대학 유학생 축구대회’ 준우승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돔? 재건축? 미래가치 따져야” “전문가 주도적 역할 부여를”
부산 야구장 미래는
선수 공간까지 체험하는 돔투어…야구 테마 복합문화시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