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렁가시붉은새우
예쁘고 유난히 붉다, 독도 심해 서식, 회는 단맛, 꽃새우 홍새우 별칭, ㎏당 7만~8만 원
▶가시배새우
머리가 닭벼슬 같아 닭새우로 불림, 독도 심해 서식, ㎏당 7만~8만 원
▶도화새우
가장 크고 귀하다, 황금새우 애칭, 독도 심해 서식, ㎏당14만 원부터
▶대하
지금이 제철, 대부분 양식하고 가격대비 저렴, ㎏당 3만3000~4만 원
'남자가 혼자 여행할 때 새우를 먹지 말라'.
옛날 중국에서 새우와 관련해 전해져내려오는 말입니다. 새우가 정력과 직결되는 신장에 특히 이로운 식품이기 때문입니다. '허리 굽은 새우가 노인의 굽은 허리를 곧게 펴준다'는 말도 결국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말이 아닐까요.
새우의 계절이 돌아와 미식가들의 입맛을 돋우기 시작했습니다.
땅에서 나는 것이든 물에서 나는 것이든 제철음식은 계절에 필요한 영양분을 듬뿍 담고 있지요.
이 가을 유난히 먹을거리가 많은 것은 다가올 겨울을 대비하라는 자연의 배려가 아닐까요. 하여튼 많이 먹고 저장해 두라는 것이 하늘의 뜻인 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다시 새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새우요리 가게 사장님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사람들이 새우에 대해 너무도 모른답니다. 기자도 취재 전엔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새우의 이름이 왜 이리도 많은지. 취재 중 들은 새우 이름을 한번 적어 보겠습니다.
대하 닭새우 꽃새우 도화새우 장백왕새우 보리새우 단새우 홍새우 황금새우 가시배새우 물렁가시붉은새우 독도새우 그리고 오도리까지.
열거한 13가지의 다양한 이름의 새우는 알고 보면 겨우 5종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 표준명으로 적어보면 도화새우, 가시배새우, 물렁가시붉은새우, 보리새우, 대하가 그것입니다. 나머지는 모두 별명입니다.
국립수산과학원 자원연구과의 '새우박사' 김정년 연구사는 "표준명이건 별명이건 새우 이름은 생긴 모양과 서식지 그리고 맛에 따라 어업민과 식당주인 등이 명명해 널리 퍼졌지만, 이러한 사실이 필부들에게 새우를 더 어렵게 만든 요인이 된 것 같다"고 설명합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지난 2002년 제작한 '한국 새우류 포스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위에 서식하는 주요 새우는 42종에 이릅니다. 이는 그나마 친숙하게 잡히는 새우류가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로 우리나라 연근해에 서식하는 새우류는 100여 종에 달하며, 전 세계적으로는 무려 3500여 종이나 된다고 합니다.
어떻게 먹느냐고요. 주로 프라이팬에 굵은 왕소금을 깔고 구이로 먹기도 하고 미식가들은 머리와 꼬리를 떼고 겨자소스에 찍어 이른바 회로 먹습니다. 그밖에 튀김이나 새우전으로 먹기도 하지요.
맛은요. 일식집에서 밑반찬이나 된장찌개에 몇 점 나오는 냉동새우를 떠올리면 오산입니다. 한결같이 제철에 잡히는 생새우가 이렇게 맛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는 반응입니다. 쫀득쫀득하면서도 단맛이 나 혀가 깨끔을 뜁니다. 한마디로 새우를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될 듯 싶습니다.
지금 새우 전문점들은 1년 중 가장 바쁩니다. 갓 잡아온 새우가 물차에서 내려지자마자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귀한 새우는 예약을 해놓고 기다릴 정도입니다.
집 나간 며느리가 전어 굽는 냄새에 집에 들어왔다지만, 여러분들은 생새우 소금구이 맛보러 서둘러 집을 나서야 될 것 같습니다. 늦으면 국물도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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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우칼국수와 새우파전 |
새우공부부터 해보자.
우리나라에는 해역에 따라 새우의 종류가 각양각색이다. 먼저 동해. 정확히 독도 인근 수심이 200~300m 깊은 바닷속에 사는 아주 귀한 새우가 있다. 표준명으로 도화새우 가시배새우 물렁가시붉은새우로, 크기가 여느 새우보다 월등하다. 독도 인근에서 서식해 모두 독도새우로 불린다. 오래 전에는 어획 즉시 선상에서 급냉, 돈 되는 일본으로 수출했지만 4~ 5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제값을 받게 되면서 일본으로 보내지 않고 내수용으로 소비된다. 황금새우는 결국 참치 횟감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는 셈.
복숭아꽃처럼 화려해 명명된 도화새우. 시판 중인 새우 중 가장 크고 귀해 황금새우로 불린다. 나라님도 맛보지 못할만큼 귀하다고 한다. 가시배새우는 머리 부분이 닭벼슬을 닮아 닭새우로 불리며, 별명이 가장 많은 물렁가시붉은새우는 생긴 모습이 예쁘고 붉어 꽃새우 홍새우 그리고 단맛이 많아 단새우로 불린다. 뱃사람들은 '시마'라고 부른다.
서해에는 왕새우라 불리는 대하가 있다. 봄이면 서해안으로 이동, 여름과 가을을 난 후 찬바람이 불면 따뜻한 동중국해로 회유하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영양분을 비축한 지금이 가장 맛있다. 그물로 잡으면 죽기 때문에 수족관에 있으면 양식으로 봐야 한다. 양식 대하 또한 5월부터 치어를 방류, 12~15㎝ 정도 되는 이달부터 10월 말까지 출하된다.
남해안에는 보리새우가 있다. 이달 말부터 잡히기 시작하지만 맛은 보리가 익을 때인 5월 말이 가장 맛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새우박사' 김정년 연구사는 "보리새우의 정확한 회유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남해안에서 가장 많이 잡힌다"고 말했다.
보리새우라고 하면 오도리를 떠올리는데, 오도리는 일본어로 춤춘다는 뜻으로, 회로 먹을 수 있는 살아있는 새우를 의미한다. 물차로 멀리 이동할 경우 대하보다 상대적으로 명이 긴 보리새우가 횟감으로 많이 이용되다 보니 시중에선 보리새우가 자연스럽게 오도리로 각인됐다.
■ 독도새우 맛볼 수 있는 기장군 '황금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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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을 품은 독도새우 구이, 독도새우의 머리 부분을 벗기는 모습(위에서부터) |
독도새우는 아주 귀해 운이 따라야 맛볼 수 있다. 부산에서 독도새우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은 기장군 일광면 이동마을의 '황금새우'(051-724-4747). 일광 방파제 끝자락에 위치한 '황금새우' 수족관에는 황금새우, 꽃새우, 닭새우, 대하 등 지금 맛볼 수 있는 싱싱한 새우가 가득 차 있다.
일식집 주방장 출신으로 10년째 새우만 취급하고 있는 정구진(34) 사장은 "꽃새우 닭새우도 귀하지만 황금새우의 경우 가게로 들어오면 즉시 연락해 달라는 미식가들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독도새우와 관련, 정 사장이 전하는 에피소드 . "4년 전 일반인을 상대로 처음 판매할 때 갑자기 해경에서 단속을 나왔어요. 수입산을 왜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느냐는 것이 출동 이유였어요. 그 정도로 황금새우는 당시로선 아주 새로운 것이었지요."
수족관에서 꺼내 접시에 올려놓은 황금새우, 꽃새우, 닭새우는 의외로 얌전하다. 수심이 깊은 3~5도의 냉수대에서 서식하다 보니 갑작스러운 온도 차 때문이라고 한다.
색이 유난히 붉고 회로 먹을 경우 단맛이 나 일명 홍새우 또는 단새우로도 불리는 꽃새우는 특히 여성들이 좋아한다. "여성 4명이 꽃새우 구이를 주문하기에 꽃새우는 회가 특히 맛있다며 반반씩 권해봤어요. 처음엔 꺼리더니 한 번 맛을 보고는 구이용까지 모두 회로 먹더군요."
유난히 큰 머리부분이 닭벼슬을 닮은 닭새우는 머리 구이가 별미이다. "단골 중에는 닭새우를 시켜 몸통은 저더러 먹으라 하고는 머리만 구이로 먹고 가는 분도 있어요."
가장 귀한 황금새우는 몸집이 가장 큰 데다 꽃새우와 닭새우의 장점을 모두 갖춰 새우 중의 새우로 대접받는다. 머리부분에선 대게에서 맛볼 수 있는 된장맛도 갖고 있다. 아주 큰 놈은 소주병보다 크다. "황금새우는 있을 때보다 없을 때가 많아 아직 맛을 못 본 단골이 많아요."
비싼 게 단지 흠이다. 황금새우는 ㎏당 14만 원 안팎이며 큰 놈일 경우 20만 원(4~6마리)까지 호가한다. 꽃새우와 닭새우는 ㎏당 7만 원부터(시가).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대하를 먹어도 된다. ㎏당 4만 원. 이 또한 별미다. 4인 가족이 찾을 경우 보통 대하 1㎏에 이 집만의 별미인 새우전(8000원)과 새우칼국수(4000원) 그리고 아이가 있을 경우 새우튀김(2만 원)을 시키면 안성맞춤이다.
■ 대하의 자존심 고성군 '장백왕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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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차가 돌고 있는 고성 장백왕새우 양식장에서 김형국 사장이 뗏목을 타고 대하를 건지고 있다. |
이달 초부터 10월 말까지 경남 고성군 삼산면 장백마을에는 주말이면 새우 마니아들로 북적인다. 남해안에서 가장 큰 대하 양식장인 '장백왕새우'(055-672-7722) 가두리 양식장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옆 간이식당에는 대하(왕새우)를 소금구이로 먹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이곳에는 주말이면 700~800명, 주중에는 100~150명이 몰린다. 최대 수용 인원이 100명이어서 한창 붐빌 땐 손님이 직접 작은 통을 들고 수조 앞에서 줄을 서 받아와야 한다.
주로 프라이팬에 굵은 왕소금을 깔고 구이로 먹는다. 펄쩍펄쩍 뛰는 대하가 요동을 치며 뚜껑을 때릴 땐 마치 콩 볶듯 요란하다. 미식가들은 머리와 꼬리를 떼고 겨자소스에 찍어 회로도 먹는다. 반찬이라곤 막장 단무지 양파뿐. 이마저도 다 비우면 직접 받아와야 하는 이른바 '셀프'다. 그래도 제철 대하를 가장 싱싱하게 먹는다는 사실 때문인지 표정은 다들 밝다. 일손이 모자라 밥 대신 컵라면(1000원)을 판다. 가족 단위 손님들은 간단한 식사를 준비해온다. ㎏당 3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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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동래구 '장백왕새우'의 새우라면. |
식당 옆 양식장은 위 아래 두 개다. 모두 82만5000㎡(2만5000평) 규모. 청정 자란만과는 불과 20m 거리여서 수문으로 유량을 조절한다. 산소 공급을 위해 설치한 여러 개의 수차가 자칫 밋밋해 보이는 양식장의 볼거리 역할을 한다. 삼각망에 들어온 대하를 뗏목을 타고 건져올리는 김형국(52) 사장의 능숙한 손놀림도 신기하다. 이곳은 알고 보니 공룡발자국 화석으로 유명한 상족암 군립공원으로 가는 도중에 위치해 있다. 차로 15분 거리여서 잠시 드라이브를 겸해서 둘러봐도 좋다.
대하는 먹고 싶고 고성까지 갈 여력이 없다면 동래구 온천3동 광혜병원 뒤에 위치한 '장백왕새우'(051-503-1050)를 찾으시라. 고성 양식장에서 유일하게 대하를 공급하는 새우 전문점이다. 최영민(52) 사장도 한때 고성 양식장에서 함께 새우를 키웠다. 소금구이와 회로 맛볼 수 있는 이곳은 안주인 김현정 씨가 친절하게 직접 새우껍질을 까줘 여유있게 먹을 수 있어 대접받는 느낌이다. 묵은지와 동치미 전 등 밑반찬도 푸짐하게 나온다. 식사로는 별미인 새우라면 된장찌개(각 2000원)가 있다. 새우튀김 2만 원. 대하 ㎏당 4만 원. 독도 인근에서 잡히는 꽃새우와 닭새우도 판매한다. ㎏당 8만 원.